춤계소식
창단 40주년을 맞은 인천시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이 11월 26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만찬 – 진, 오귀〉를 무대에 올린다. 〈만찬 – 진, 오귀〉는 한국 전통의 저승신화를 바탕으로 이승과 저승의 이원적 세계를 무대에 배치하고 두 세계가 만나는 어딘가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신의 이야기를 무용극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신과의 만남을 위한 제의가 춤의 가장 오랜 기원 중 하나라면 〈만찬 – 진, 오귀〉는 그 기원을 현대로 치환하여 고대인이 그렸던 우리만의 신을 무대에 현현시켰다. 우리나라에 전해오는 다양한 굿 중 전통의 생사관이 가장 잘 드러난 진오귀굿을 모티브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이 작품은 진오귀굿이 가지는 형식과 의미를 담아낸다.
죽은 사람이 내세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이집트의 ‘사자의 서’처럼, 작품 〈만찬 – 진, 오귀〉는 사후 49일 동안 생전의 업을 심판 받고 지옥과 천당의 문 앞에 서게 된다는 저승의 길을 진오귀굿의 ‘사재거리’, ‘넋대내림거리’, ‘베가르기’ 등을 모티브로 한 춤 장면으로 작품 속에 담아냈다.
안무가 윤성주의 작품세계를 관통해온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 제의식에 대한 연구 등 그간 천착해온 주제를 집대성한 〈만찬 – 진, 오귀〉는 춤을 매개로 신을 향해 올리는 큰 굿이자 제사로 인간의 생사 역시 순환의 큰 고리 속 일부일 뿐이니 두려움을 떨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는 의도를 표현한다.
〈만찬 – 진 오귀〉는 죽음을 맞이한 ‘망자’를 중심으로 이승과 저승, 사자들이 걷는 중간 세계가 함께 열리는 다층적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슬픔에 잠긴 아들을 중심으로 어머니의 뒤에는 죽은 자의 삶을 심판하는 저승의 신들이, 아들에게는 천도굿을 주관하는 무당이 있어 이승과 저승의 세계가 동시에 무대 위에 펼쳐진다. 신들이 거하는 저승의 세계가 무대 위쪽에 자리할 때 아래쪽에 인간사가 흐르고 그 세계의 사이를 무당과 사자가 가로지르며 이야기의 씨줄과 날줄을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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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무용단 〈만찬 – 진, 오귀〉
2021년 11월 26일(금) 8:00 / 27일 (토) 3:00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관람료: 전석 20,000원 (사회적 거리두기 준용)
예매: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 http://art.incheon.go.kr
문의: 인천시립무용단 032-420-2788 www.imdt.or.kr
엔티켓 1544-2341 www.entick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