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예술감독 이종호)’가 11월 6~22일까지 공식 홈페이지, 네이버 TV,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6~15일까지 개막작 아트프로젝트보라(안무가 김보라)의 신작과 함께 LDP(안무가 김동규, 윤나라), 멜랑콜리 댄스컴퍼니(안무가 정철인), 댄스씨어터 틱(안무가 김윤규) 등 총 31편의 국내 프로그램이 상영된다. 국내 프로그램은 매일 2-3편씩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저녁 8시까지 24시간 공개된다. 16~22일까지는 다비드 망부슈(David Mambouch), 클럽 가이 & 로니(Club Guy & Roni), 슈테파니 티어쉬(Stephanie Thiersch) 등 5편의 외국 무용필름을 상영한다. 외국 프로그램은 11월 6일부터 시작되는 홈페이지 사전신청을 통해서만 시청이 가능하다.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는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해 당초 초청 예정이었던 외국 라인업을 모두 취소하고 국내 초청작을 공모, 국내 라인업으로 새롭게 꾸렸다. 하지만 지난 9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10월 예정이었던 유관중 공연 대신 무관중 온라인으로 기획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6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및 자유소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과 스튜디오 등지에서 국내 단체들의 공연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코로나19로 공연영상 시장이 빠르게 개발됨에 따라 이번 온라인 축제를 통해 초청받은 안무가들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만한 양질의 공연 영상을 만들고자 힘썼다. 특히 공연을 기록영상으로 찍을 것인가, 영상미학을 적극 가미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고, 결국 무용의 실체는 실체대로 보여주되 영상미를 살리는 차원에서 이 두 가지 이슈의 배합 지점을 찾아 영상작업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시댄스는 촬영된 작품들 외에도 기존 공연 영상이나 댄스 필름도 초청하여 축제의 볼거리를 더했다.
아트프로젝트보라 |
올해 시댄스의 개막작은 아트프로젝트보라(안무가 김보라)의 신작 〈The Body, Reset to Zero〉이다. 시댄스와 공동제작한 이번 작품은 비접촉 시대에 신체와 극장은 우리에게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를 탐구한다. 8명의 안무가가 극장의 여러 공간에서 펼치는 옴니버스 장소특정형 공연으로 공연 기록 영상과 전혀 다른 영상미학이 사용되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트프로젝트보라는 프랑스 센-생드니 안무대회(바뇰레축제), 독일 탄츠메세 등에 초청 받으며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안무가 김보라가 이끄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장르와 개념을 허무는 작업과 동시대를 반영하는 시선을 활용한 연출로 주목 받고 있다
윤상은 〈비비아리스 신체〉 ⓒ금시원 |
서울세계무용축제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11명의 예술가와 함께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주제로 한 창작 실험의 장 ‘시댄스 투모로우’를 마련했다. 현대무용, 한국무용, 전통춤, 음악, 미술 등에서 활동 중인 강안나, 김연화, 노화연, 박인선, 유지영, 윤상은, 이선시, 이슬기, 최다빈, 한수민, 홍경우가 참여했다. 7월 첫 만남을 통해 마스크, 비접촉, 비대면, 온라인 공연 네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들은 3개월 간 상호 교류하며 리서치를 진행해 각자 5분 분량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들의 작품은 하나의 영상으로 엮어져 11월 7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단절된 관계가 회복되길 바라는 염원, 온라인 공연과 현존에 대한 의문과 제언 등 코로나19로 인한 일상과 공연의 변화에 대한 시선과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송송희 〈자연스럽게〉는 나무의 삶과 시간성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의 관찰자가 아닌 자연에 속한 존재로서 다른 존재들과 상호작용하는 변화를 포착해낸 밀도 있는 듀엣이다. 영감의 존재들이 갖는 지속성과 관계성에 주력하여 집요하게 움직임을 만들어나가는 송송희 안무가의 개성을 잘 담아낸 작품으로 조용하고 포근한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멜랑콜리 댄스 컴퍼니(안무가 정철인)는 〈위버멘쉬〉로 이번 시댄스 무대에 오른다. 철학자 니체의 ‘초인(Übermensch)’ 개념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급격한 사회변화로 고통받고 소외되지만 끝까지 자기극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특유의 위트 있는 안무로 표현한 작품이다.
최원선본(本)댄스컴퍼니(안무가 최원선) 〈기억의 파편〉은 상처와 고통,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자신을 대면하는 순간을 그려낸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국 창작무용을 넘어 융복합공연예술을 추구하고 있는 최원선만의 연출력으로 진정한 치유의 메시지를 건네는 작품이다.
댄스씨어터틱(안무가 김윤규) 〈非劇 비극 – 내일을 위한 우화〉은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슬픔과 고통에 대한 성찰이 담긴 작품으로 보고 비극(悲劇)을 삶의 드라마인 비극(非劇)으로 확장시킨다.
He Jin Jang Dance 〈미소서식지 1+유언 〉 |
한국과 북중미를 오가며 생로병사에 대한 동시대적 접근을 연구하는 He Jin Jang Dance(안무가 장혜진)의 〈미소서식지: 1+유언〉은 안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유언’으로 상정하고 공연의 사건을 펼쳐낸다. MP3를 통해 관객들은 서로 다른 애도의 동사들을 듣게 되고, 그 유언으로 만들어지는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관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과 함께 작동하는 작품을 만들어 지난 2월 문화비축기지에서 발표했다. 이를 온라인 상영에 맞게 재가공, 또다른 차원의 관객참여형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다슬 〈공공하는 몸 1.〉은 여성의 신체가 오독(誤讀)되는 순간을 복기해 나가며 여성과 포르노그라피가 어긋나는 지점을 통해 신체와 시선, 언어에 관한 성찰적 사유를 제안한다. 피나 바우쉬 무용단 무용수, 독일 K3 안무센터 및 엑스페리먼트 유럽의 레지던시 안무가로 활동한 정다슬은 개인의 역사를 해체 및 재조합하는 방식과 사회문화적 장치로서의 안무를 추구한다.
댑댄스 프로젝트(안무가 김호연, 임정하)의 〈밝히는 놈들〉은 ‘실험’과 ‘폭발’이라는 소재로 지구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미디어 아트를 활용하여 코로나19로 인해 보다 중요해진 환경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로 사유를 유도하며, 자연을 끊임없이 ‘밝히는’ 탐욕스러운 인간의 실험실 내면을 ‘밝혀내는’ 작품이다.
LDP 김동규 〈라벤더, 벤더〉 ⓒ금시원 |
올해로 창단 20년째를 맞은 LDP(대표 김동규)가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새로운 작품을 발표한다. 윤나라의 신작 〈0층〉은 현실과 이상, 안정과 불안정의 경계를 드러낸다. 그의 작품에서 0이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도달하고자 하는 지금의 순간이다. 기교적 숙련과 자연스러운 패턴으로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다가가는 안무가 김동규도 〈라벤더, 더〉를 재구성하여 선보인다. 작품 제목은 ‘침묵’이라는 꽃말을 가진 라벤더와 ‘팔다’라는 의미의 스페인어 vender를 사용하여 ‘침묵을 팔자’라는 의미로 말과 감정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침묵으로 비껴가지 말자는 주제를 담았다.
움직임팩토리 〈물속:속물〉은 판소리 수궁가를 각색하여 계급사회의 이면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권력 아래 고통받는 소시민의 모습을 토끼와 용왕의 이야기로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무용과 판소리, 라이브 음악이 함께하는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모던하고 한국적인 무용극’을 추구하는 움직임팩토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우리 무용가들의 해외진출 도모를 위해 서울세계무용축제가 2013년 시작한 ‘후즈 넥스트’는 그간 66건의 국제무대 진출 성과를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지원을 받았으며 9:1의 경쟁률을 뚫고 총 8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올해 ‘후즈 넥스트’에는 중견과 신인들이 두루 선발되었으며 특히 한국적 소재와 감성이 작품에 잘 녹아 있거나, 공감을 자아내는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후즈 넥스트는 11월 12일과 13일 ‘후즈 넥스트 I, II’로 구분되어 상영될 예정이다.
최종인 〈漁(어) – 고기잡을 어〉 ⓒ금시원 |
‘후즈 넥스트 I’의 첫번째 순서는 플레이풀(안무가 최종인)의 〈漁(어) – 고기잡을 어〉이다. ‘노인과 바다’와 ‘어부사시사’의 주제의식을 가져와 비생산적일지도 모를 행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행하며 살아가는 뱃놀이의 삶과 애환, 처절한 사투, 그리고 풍류를 담았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무브먼트 오브 무브먼츠(안무가 이범건) 〈한국화〉 는 그림의 소재로 삼는 자연물에 주목해 무용수의 몸이 붓끝이 되어 바람과 돌, 물, 나무가 되고 일체 만물이 모두 관계를 갖고 있음을 일깨운다.
마묵무용단(안무가 윤민석) 〈하얀 코끼리〉는 비계 구조물을 활용한 안무로 오브제의 물성과 그것을 타고 흐르는 몸의 재해석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강렬한 독경에 맞춰 힘겹게 비계를 끌어가는 움직임을 보며 ‘인간은 본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안무가 윤민석은 파리에서 수학한 이후 조제포 루시리오 무용단 등에서 활동했으며 귀국 후 동양적 심성으로 관객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작품에 주력하고 있다.
조성민무용단(안무가 조성민) 〈너를 위한 D단조〉는 가족의 죽음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사자(死者)를 위한 진혼무, 몸으로 부르는 레퀴엠이다. 라이브 전통음악이 함께해 무용수의 감정을 더욱 집중시킨다. 조성민식(式) 천도의식이 주제와 움직임,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내 관객들의 깊이있는 공감을 끌어낸다는 평을 받았다.
몽키패밀리 〈괜찮냐?〉 ⓒ금시원 |
11월 13일 상영 예정인 ‘후즈 넥스트 II’는 몽키패밀리(안무가 김경민) 〈괜찮냐?〉로 시작된다. 20대가 사회에서 겪는 공허함과 상처, 그럼에도 함께 살아간다는 위로의 말을 담백한듯 다양한 시도가 엿보이는 역동적인 안무에 담았다. 김경민은 청년들의 고민을 형상화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아트 프로젝트 그림(정필균) 〈M.E (혼잣말)〉은 히키코모리(사회생활을 극도로 멀리하여 집이나 특정 공간을 나가지 못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현상)를 소재로 가져와 관계로 인해 상처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 속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았다. 독일 카셀 시립무용단, 브레멘 시립극장, 뉴욕 Puchdrunk’s Company에서 활동했던 정필균이 2018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이번 시댄스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된다.
염정연 〈PEEL(=FEEL)〉은 ‘감정표현과 감정통제 사이의 딜레마’를 염정연 안무가만의 톡톡튀는 안무로 표현해냈다. 지나친 감정통제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상실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에서 문제의식을 발견,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면별로 무용수 개인의 개성이 온전히 담긴 것이 특징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며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후즈 넥스트의 마지막 순서는 캐주얼 파인 아트를 비전으로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Salon de Cassé(안무가 양승진)의 신작 〈담〉이다. 오리엔탈리즘과 가부장제로 만들어진 혐오와 편견 그리고 그 속에서 소비되는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해 비꼬는 작품으로 양승진만의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이 돋보인다. 양승진이 이끄는 Salon de Cassé는 네이버 온 스테이지 Lim Kim의 〈민족요〉 안무 및 다양한 패션 브랜드, 매거진과 협업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는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다섯 안무가의 작품으로 솔로 특집 프로그램 ‘5 Solos’를 기획했고, 다섯 안무가의 다섯 작품을 11월 14일 연달아 상영한다.
오재원 〈깊은 어둠〉 ⓒ금시원 |
독일 카셀 국립무용단(Staatstheater Kassel), 폴크방탄츠스튜디오(Folktanzstudio), 브레멘 국립무용단(Bremer Tanztheater)에서 활동해온 오재원의 세계 초연작 〈깊은 어둠〉은 현재 속에 과거의 기억이 공존해 이를 벗어나고자 고뇌하는 모습을 담았다. 시댄스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여지는 이번 작품은 2013년 부다페스트 솔로듀오경연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한 〈The Hole〉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아당스(이선아) 〈언커버〉는 양육강식의 일상 속에서 권력을 좇아 가면 뒤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껍데기를 벗고 있는 그대로 현실에 맞서길 바라는 안무가의 염원을 움직임에 녹여냈다.
박상미 〈인마이룸〉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방’이라는 소재를 통해 공간과 신체의 만남, 몸과 감각탐구를 통한 ‘몸을 넘는 몸’을 이야기한다. 공간이라는 실재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사적 몸의 언어로 표현하여 관객과 무대에 대한 감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
고블린파티(안무가 임진호, 이경구, 지경민, 출연 지경민) 〈낯가림〉은 소심한 남성이 군중 속에서 느끼는 낯가림을 풀어낸 작품이다. 과거 안무가 지경민은 낯가리는 성격이 춤에 묻어나 질타를 받았는데 돌이켜보면 낯가림을 숨길 수 없었던 그 춤이 가장 순수한 움직임이었다는 생각에서 과거의 스스로를 모방하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임현진 〈jaja〉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경계인, 주변인의 삶을 살아온 안무가가 나와 타인, 대상과 나의 위치 및 관계에 대해 반문하는 작품이다. 제목은 독일어로 ‘그래그래, 알았어’라는 의미로 이 작품이 외면도 아니고 주시도 아닌 그저 작은 귀 기울임에 대한 요구로 읽혀지길 원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지난해 서울세계무용축제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이 함께 굿판을 만들어 공동기획을 시작한 후, 올해 8월 두 단체는 정식 양해각서(MOU)를 체결,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공연 및 콘텐츠 공동 개발 협력을 약속했다. 그 결과물로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와 한국문화재재단이 4편의 공동기획 및 협력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우선 11월 8일 한국의 전통미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 〈무연〉이 상영될 예정이다. 우아하고 화려한 조선시대 왕실 복식과 함께 어우러지는 춤을 시작으로, 기품있고 단아한 산조춤, 살풀이춤, 그리고 멋드러진 춤과 가락이 신명을 돋우는 장구춤, 소고춤, 진도북춤, 구고무로 구성되어 있다. 100분 공연 안에 한국의 조화와 질서, 그리고 전통춤이 갖는 철학과 미학을 담아냈다.
11월 10일 상영 예정인 〈단풍맞이굿〉은 청명한 가을에 때를 맞아 신령님께 햇곡식에 감사 드리는 황해도식 굿판으로, 해동굿문화원을 세워 굿을 전승하고 있는 경광만신 민혜경이 주민들의 무사태평, 무병장수,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무대공연으로 선보여지는 굿의 또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다.
11월 11일 상영 예정인 〈소리가 춤을 부른다〉는 전통 음악에 맞춰 현대무용과 창작발레를 선보이는 무대다. 이윤경, 이광석, 김지영, 이현준, 알레싼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Alessandro Navarro Barbeito)가 참여했다. 필동에 위치한 한국의집에서 한옥을 배경으로 촬영되어 색다른 볼거리를 더한다. 시작과 말미는 한국의집 무용단의 북춤과 부채춤이 장식한다.
이광석 〈그날의 기억〉 ⓒ박상윤 |
10월 28일 올해 시댄스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유관중으로 공연된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전야제 ‘춤비나리’도 11월 12일 영상으로 다시 공개된다. 코로나19 속 국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한국의집 예술단의 신작 〈영고무〉와 대체불가능한 신명을 선사하는 연희단 팔산대의 〈판굿〉, 강미선 〈살풀이춤〉과 김운태 〈채상소고춤〉, 그리고 〈소리가 춤을 부른다〉에서 첫 선을 보였던 김지영과 이광석의 작품을 정식무대로 옮긴 모습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인·평론가·미술가 김영태(1936-2007)와 무용가 김기인(1953-2010)을 기리기 위해 이들의 추모 공연 영상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한다. ‘누군가 다녀갔듯이 - 김영태 추모제’의 첫번째 순서 〈멀리 있는 무덤〉은 김영태 선생이 생전 존경했던 선배 시인 김수영의 기일에 쓴 자작시에 국악 작곡가 김영동이 곡을 붙여 부른다. 두번째 무대 〈초혼제〉는 중견무용가 최지연, 장은정, 박소정, 복미경이 공동안무로 참여하여 김영태 선생을 기리는 마음을 라이브 연주와 함께 제의의 춤으로 갈무리한다. ‘고독한 순례자 – 김기인 10주기 초혼제’는 ‘스스로 춤’이라는 영혼의 메소드를 구축한 김기인의 10주기를 맞아 1993년 초연된 김기인의 〈운명〉의 기존 영상과 그를 기리는 두 후배의 작품 장은정 〈정확한 침묵〉, 박성율 〈끊이지 않는〉이 연달아 상영된다.
한편, 서울세계무용축제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무용단의 방한이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영상을 통해 화려한 외국 라인업을 준비했다. 다큐멘터리, 댄스필름, 공연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무용영상 예술을 두루 즐길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월 16일~22일까지 공개되는 〈마기 마랭: 타임 투 액트〉(Maguy Marin: Time to Act)는 누벨 당스(Nouvelle Danse)를 이끌어온 프랑스 현대무용의 역사적 인물 마기 마랭(Maguy Marin)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그녀의 아들이자 영화 감독인 다비드 망부슈(David Mambouch)가 감독한 작품이다. 40년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현대무용계의 클래식 〈May B〉를 중심으로 마기 마랭의 예술세계를 탐구한다. 서울세계무용축제는 본래 마기 마랭 〈May B〉 초연 40주년을 기념하며 초청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무용단의 내한이 어려워져 〈마기 마랭: 타임 투 액트〉를 대신 상영하기로 했다.
같은 기간 독일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Stephanie Thiersch)의 두 영상작품 〈섬의 몸들〉(Insular Bodies)과 〈융합의 광경〉(Spectacles of Blending)이 상영된다. 〈섬의 몸들〉은 슈테파니 티어쉬가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Sou Fujimoto), 작곡가 브리기타 문텐도르프(Brigitta Muntendorf)와 제작할 예정이었던 신작 〈군도〉(Archipel)의 댄스필름 버전이다. 〈섬의 몸들〉은 슈테파니 티어쉬 소속 무용단과 서울세계무용축제의 공동제작 작품으로 SIDance ONLine으로 전세계 초연된다. 〈융합의 과정〉은 〈군도〉의 작업과정과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섬의 몸들〉과 함께 상영되어 한국 관객들에게 감상의 깊이를 더할 예정이다.
11월 17일부터 3일간 상영 예정인 클럽 가이&로니(Club Guy&Roni) 〈비포 / 애프터〉(Before / After)는 무용수, 배우, 가수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이고 시적인 공연으로 일상의 작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팝(Pop)한 미장센으로 환각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만들어내며 유럽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네덜란드 무용단 클럽 가이&로니의 가이 베이즈만(Guy Weizman)이 감독하고 로니 하버(Roni Haver)가 안무했다. 서울세계무용축제는 클럽 가이&로니와 3개년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올해엔 영상작품으로 클럽 가이&로니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고 이후 정식 공연 초청 및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11월 18~20일까지 상영되는 후안호 히메네스(Juanjo Giménez) 〈타임코드〉(Timecode)는 주차장 교대 경비원 두 사람이 춤으로 비밀스런 대화를 나누는 단편 영화로 2016년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단편영화상 후보에도 오른 작품이다. 올해 시댄스 초청 예정이었던 스페인 무용계의 대세 랄리 아이과데(Lali Ayguadé)가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상영되는 첸웨이 리(Chen-Wei Lee) 〈kNOwn FACE〉는 SNS와 셀카문화 속 나르시시즘의 원인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바체바무용단과 피나 바우쉬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제롬 벨, 마르코스 모라우 등과 작업해온 첸웨이 리는 2018년 졸탄 바쿠여(Zoltán Vakulya)와의 합작 〈함께 홀로〉(Together Alone)로 시댄스 무대에 오른 바 있다. 그녀의 신작 〈kNOwn FACE〉는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가상세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며 요즘 세상의 모순과 공허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꿰뚫는다.
서울세계무용축제가 다가오는 17일, 19일, 21일 온라인 가가 워크숍(Gaga Workshop)을 개최한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는 이번 가가 워크숍은 하루 45분 과정으로 아이안 로빈손(Ian Robinson) 등 매일 다른 지도자가 수업을 진행한다.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신청은 서울세계무용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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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ONLine)
2020년 11월 6일(금)~22일(일)
상영매체: 서울세계무용축제 공식 홈페이지 및 네이버TV, 유튜브, 비메오 계정
상영방법: 국내 프로그램 매일 저녁 8시부터 24시간 공개, 외국 프로그램 일주일 또는 72시간 공개
주최: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
주관: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조직위원회
후원: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주한독일문화원, 주한이스라엘대사관
협찬: 페리에, 윤슬의아침, 시공사
문의: 02-3216-1185
홈페이지: http://www.sidance.org/online/ma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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