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7 NDA International Festival
‘교류’ 실천, 아시아 젊은 컨템포러리 댄스의 장
장광열_<춤웹진> 편집위원
“대한민국은 무용 천국이나 다름없다. 다른 아시아 여러 나라에 비해 무용이 융성할 수 있는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일본 오도루 아키타 국제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Yamakawa Santa는 최근 3년 동안 한국의 무용가들을 일본으로 초청하고 축제 준비를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 공연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지원제도를 연구하고 느낀 점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전국에 걸쳐 1천 2백여 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축제도 천국이나 다름없다. 무용예술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3-4년 사이에 ‘국제 댄스 페스티벌’이란 타이틀을 단 축제나 마켓 등 무용관련 국제 행사만도 10여개나 새롭게 탄생했다. 어느새 대한민국에는 ‘국제 댄스페스티벌’이란 타이틀이 붙은 행사가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민망하기가 그지없다. 하루나 이틀을 하면서 공연 프로그램만으로 짜여 진 것도 버젓이 국제 무용축제란 명칭을 사용하거나 국제 교류를 표방하면서 적지 않은 공공 지원금을 받은 행사들이, 정작 개인 무용가나 주최단체의 해외진출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데도 있다. 단체의 축제가 지향하는 미션이 분명하지 않고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허점을 가진 행사도 있다. 어느새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무용축제는 7억 원이 넘는 국고를 지원받는 것에서부터 단 한 푼도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열리는 축제까지 그 숫자는 많아졌으나 그 내용이 허수인 것도 적지 않게 되었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한 New Dance for Asia – NDA International Festival은 젊은 현대무용 축제를 지향한다. 한국 민간 독립 무용단체인 데시그나레 무브먼트(Designare Movement)가 주최하고 있다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이 축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열리는 꽤 오래된 축제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아시아 안무가들과 무용수들의 교류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광진여름무용축제’란 이름으로 개최되던 것을 2015년부터 새롭게 그 명칭을 바꾸고 어느 정도 축제의 골격을 갖추더니, 올해 축제의 프로그래밍과 행사의 면면을 지켜본 결과 조금씩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Focus of Asia”로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소극장에서 열렸다. 대만, 미국, 일본, 태국,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한국 등 11개국 56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으며 부대행사로 해외 무용가 초청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일본 오도루 아키타 국제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Yamakawa Santa는 최근 3년 동안 한국의 무용가들을 일본으로 초청하고 축제 준비를 위해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 공연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지원제도를 연구하고 느낀 점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했다.
전국에 걸쳐 1천 2백여 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축제도 천국이나 다름없다. 무용예술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3-4년 사이에 ‘국제 댄스 페스티벌’이란 타이틀을 단 축제나 마켓 등 무용관련 국제 행사만도 10여개나 새롭게 탄생했다. 어느새 대한민국에는 ‘국제 댄스페스티벌’이란 타이틀이 붙은 행사가 20여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민망하기가 그지없다. 하루나 이틀을 하면서 공연 프로그램만으로 짜여 진 것도 버젓이 국제 무용축제란 명칭을 사용하거나 국제 교류를 표방하면서 적지 않은 공공 지원금을 받은 행사들이, 정작 개인 무용가나 주최단체의 해외진출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데도 있다. 단체의 축제가 지향하는 미션이 분명하지 않고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허점을 가진 행사도 있다. 어느새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무용축제는 7억 원이 넘는 국고를 지원받는 것에서부터 단 한 푼도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열리는 축제까지 그 숫자는 많아졌으나 그 내용이 허수인 것도 적지 않게 되었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한 New Dance for Asia – NDA International Festival은 젊은 현대무용 축제를 지향한다. 한국 민간 독립 무용단체인 데시그나레 무브먼트(Designare Movement)가 주최하고 있다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이 축제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열리는 꽤 오래된 축제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아시아 안무가들과 무용수들의 교류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광진여름무용축제’란 이름으로 개최되던 것을 2015년부터 새롭게 그 명칭을 바꾸고 어느 정도 축제의 골격을 갖추더니, 올해 축제의 프로그래밍과 행사의 면면을 지켜본 결과 조금씩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Focus of Asia”로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소극장에서 열렸다. 대만, 미국, 일본, 태국,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한국 등 11개국 56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으며 부대행사로 해외 무용가 초청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8월 24일 서강대메리홀 대극장에서 있었던 개막공연에서는 온앤오프무용단 한창호‧도유의 공동 안무작 〈Runway〉, 타이완의 젊은 그룹 B.Dance의 〈Floating Flowers〉, 지난해 아시안 안무 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 상을 받은 일본의 독립 무용가 레나 하시모토의 솔로 작품 〈Aricitpa〉, 안무가 이인수가 이끄는 무용단 EDx2 의 〈A first meet〉가 차례로 선보였다. 기대를 모았던 이인수의 솔로 작품인 신작 〈A first meet〉는 즉흥을 통한 움직임 조합을 시도했으나 그 반향은 밋밋했다.
둘째날 ‘Korea Choreographers Night’에서는 홍경화, 전보람, 노진환, 양호식 4명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양호식 안무 〈Connecting Link〉에서 2인무의 파트너십, 홍경화의 〈복잡한 감정〉에서 긴 다리와 두 팔을 활용한 움직임의 상큼한 변주가 눈에 띄긴했으나 전체적으로 작품의 소재나 그것을 풀어내는 아이디어에서의 신선함은 부족했다.
8월 27일에는 ‘Dance Camp Platform in Korea & Stage of Rookies’와 ‘Festival Exchange Program’이 각각 낮 공연과 밤 공연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Dance Camp Platform’은 NDA International Festival과 일본 Devaite.co가 협력하여 공동 주최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이 서로 함께 워크샵, 협업 작품, 토론 등을 통하여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문화를 교류하고 춤을 통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초청 안무가는 한국의 한창호와 도유, 홍콩의 옹용록으로 이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작품을 진행했고 이날 그 결과물인 〈파란 운동화〉와 〈Bolero〉를 각각 공연했다. Unlock Dancing Plaza의 예술감독인 Ong Yong Lock이 주도한 〈Bolero〉는 그동안 서울‧제주‧부산국제즉흥춤축제와 노원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에서 공연되었던 〈Bolero〉와는 다소 다른 버전의 작품을 선보였다.
‘스테이지 오브 루키즈’는 신인 안무가를 위한 기회의 무대이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경희대 출신의 이다겸과 한체대 출신의 유성희의 작품이 각각 공연되었다. 이중 이다겸의 〈세상의 모든 것들은 의심받아야 한다〉는 두 명 여성 무용수의 움직임과 연기적인 요소들이 짧고 간결하게 변화하면서 코믹한 터치로 풀어내 주목받았다.
‘Festival Exchange Program’에서는 NDA의 협력축제에서 선정된 5개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올 2월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Meet Me Halfway〉(안무 Edouard Hue)는 두 명 무용수의 세밀하고 질 높은 움직임의 조합이 압권이었다. 이밖에 디트로이트 댄스시티 페스티벌 참가작인 Alexander Dones의 솔로 작품인 〈예언자〉, 올해 1월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New Challenge에서 NDA 상을 수상한 야마구치 마미의 솔로 작품 〈I am MAMI〉, 인천 연수국제무용제 참가작인 조동일의 〈A train of thought〉, 정진우의 〈Flowing Water〉가 공연되었다.
8월 28일에는 ‘Asia Contemporary Dance Series’로 아시아의 안무가 및 무용단의 작품이 무대를 장식했다. 태국의 파카몬 무치 헤마챤드라의 솔로 작품인 〈Love Thyself〉, 홍콩 Unlock Dancing Plaza의 신작인 〈Danceless 01〉(안무 옹용록), 한국의 신인 안무가인 유가원의 〈우리 별로 돌아가자〉, 도쿄에서 활동하는 그룹 Tan Tan의 〈Safety first〉(안무 Kanae Kamegashire), 한국 Ghost Dance Group의 〈Two-gather〉(안무 류진욱, 김혜윤)이 공연되었다.
한편, 8월 30일 서강대 메리홀소극장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안 안무 경연대회 (2nd Asian Solo & Duo Challenge for MASDANZA)에서는 정록이의 〈소일거리〉가 1위인 마스단자 상을 차지, 2018년 10월 마스단자 국제 안무대회 세미파이널 진출자격과 상금 100만원을 수여 받았다. 2등상인 심사위원상에는 서윤신의 〈목적〉(상금50만원)이, 3등 NDA 상에는 노부요시 아사이와 루시아 바르케즈 마드리드의 듀엣 작품인 〈Flying birds〉가, 관객상에는 최고투표수를 차지한 김봉수의 〈MOMENT〉가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 심사를 올 6월에 8개국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50개 팀 중에서 10개 팀을 선정하였었다. 본선심사 위원은 나탈리아 메디나(스페인 마스단자 예술감독), 노리코시 타카오(무용평론가), 최병주(재일 무용가)가 맡았다.
한편 8월 21일부터 25일까지 스튜디오 인무브먼트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알렉산더 더즈(미국), 한창호(한국), 옹용록(홍콩), 파크하몬 무치 헤마챤드라(태국), 에두아르 휴(스위스)가 초청강사로 참여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유호식은 축제의 지향점에 대해 “아시아 무용축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컴퍼니, 아티스트들이 각국의 유수한 페스티벌 또는 극장 기획공연 및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하여 해외로 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의 다양한 춤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컨템포러리 춤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NDA International Festival과 연계를 맺고 있는 곳은 일본의 후쿠오카 댄스프린지 페스티벌, 도쿄 세션하우스 극장, 스페인 MASDANZA, 싱가폴 M1CONTACT 컨템포러리 댄스 페스티벌, 삿포로 뉴 챌린지 페스티벌, 홍콩 H.D.X Festival, 미국 디트로이트 댄스 시티페스티벌, 일본 오도루 아키타 국제 페스티벌이다. 국내에서는 인천 연수국제무용제와 대구 국제무용제와 협력을 하고 있다.
1주일 동안 열린 공연을 통해 연계된 외국의 축제에서 공연할 무용가들과 작품도 결정되었다.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태국 안무가 파카몬 무치 헤마 챤드라가, 싱가폴 M1컨텍 컨템포러리 댄스 페스티벌에는 Ghost Dance Group의 류진욱 김혜윤이, 도쿄 세션하우스에는 B.Dance의 포췡 짜이가, 삿포로 뉴 챌린지 페스티벌에는 EDx2의 이인수가, 디트로이트 댄스 시티 페스티벌에는 온앤오프 한창호와 도유가, 오도루 아키타 국제 무용 페스티벌과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코믹댄스페스티벌에는 이다겸이, 홍콩 HDX 페스티벌에는 리브레호벤의 양호식 양성식과 Ghost Dance Group의 류진욱 김혜윤이 각각 선정되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무용축제인 스페인 MASDANZA와 NDA가 협력하여 아시아 컨템포러리댄스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젊은 안무가들에게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아시안 안무 경연대회가 두 번째로 개최된 것과 아시아 무용수들과 안무가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Dance Camp Platform이 주목할 만했다.
전체적으로 올해 NDA International Festival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무용가들과 안무가들의 교류, 아시아의 축제 및 극장 디렉터들이 게스트로 참여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 한국 안무가들의 아시아 춤 시장 진출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이번 축제에 참여한 공연작품의 프로그래밍에 있어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전년과 마찬가지로 예술적인 작품의 완성도에서나 소재의 다양성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가 출범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고, 공공 기관의 지원을 받지 않고 1주일 동안에 걸친 국제 축제를 운영하는 어려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NDA International Festival이 아시아 현대무용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질 높은 작품과 다채로운 작품 선택을 통해 국내외 게스트들과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해 내야 한다.
새로운 공연예술 축제는 출범 후 자리를 잡아가는데 5년 내지 7년 정도가 걸린다. 출범 후 6년, 본격적인 축제를 시행한지 3년이 된 이 축제에도 이제는 공공 지원금이 투여되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에 이 정도로 국제교류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고 있는 축제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유명 국제 무용축제들이 외국의 공연단체를 초청해 공연하는 데만 그치고 있고, 연륜에 비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축제들이 일 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액된 지원금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작고 소박하지만 일방통행이 아닌 실제적인 ‘교류’를 실천하고 있는 축제에 대한 지원은 효율성 면에서도 유용하다.
2017 NDA International Festival의 주요 해외 게스트
장광열
1984년부터 공연예술전문지 〈객석〉 기자, 편집장으로 20여년 활동했다. 춤비평집 『변동과 전환』 ,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춤웹진〉 편집장,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등을 맡아 춤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한예종 숙명여대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1984년부터 공연예술전문지 〈객석〉 기자, 편집장으로 20여년 활동했다. 춤비평집 『변동과 전환』 , 『당신의 발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으며, 〈춤웹진〉 편집장,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등을 맡아 춤 현장과 소통하고 있다. 한예종 숙명여대 겸임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2017. 09.
사진제공_최원규/2017 NDA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