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연구

최승희 탄생 100주년 기념 ①〈그들은 태양을 찾는다〉
김영희_본회 회원 / 우리춤연구가

올해로 최승희 탄생 100주년을 맞아 최승희가 남긴 자료들을 통해 최승희를 재발견하고, 최승희가 한국 춤계에 남긴 흔적들을 정리하는 뜻에서 최승희 자료 연재를 기획한다. 여기에 게재될 자료는 사진, 신문 기사, 혹은 문헌에서 찾은 것으로서, 대체로 발굴의 의의를 띨 것이다.
 내 무용학계에서 최승희에 관한 연구는 일제강점기 신무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승희의 춤 활동은 격동의 한국근대사를 관통한 인생사와 더불어 시기별로 매우 다른 양상을 갖고 있다. 그동안 조명되지 않은 자료들을 통해 최승희의 새 면모가 발견되기를 기대한다. - 편집자



 최승희 재발견

 ① 그들은 태양을 찾는다




 

 이 사진은 최승희가 안무한 <그들은 태양을 찾는다>의 한 장면이다.( 《조선일보》1930. 10. 22.) 1930년 10월 21, 22일에 단성사에서 개최한 ‘최승희무용연구소 2회 신작무용발표회’의 한 작품으로, 최승희와 연구생 일동이 춘 1부 첫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이어서 11월 14일 장곡천정 공회당에서 있었던 ‘경성여자 고학생 여자상조회를 위한 동정무용공연회’에서 추었고, 1931년 1월 10~12에 있었던 ‘신춘무용공연회’와 2월 21일 춘천공회당의 공연 프로그램에도 있었다.
 <그들은 태양을 찾는다>는 사진으로 보아 무언가를 갈망하고 어딘가를 향하는 듯한 집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춤 에너지는 보이지만 긍정적 정서를 표현하고 있지는 않다. 이는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수인(囚人)>과 유사한 표현주의 모던 댄스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인>은 ‘갇힌 사람’이라는 뜻이고, ‘그는 잡힌 몸이다. 잃어버린 자유와 인생 … ’이라는 짧은 작품 설명이 있다.(『매일신보』 1927. 10. 25.) <수인>은 이시이 바쿠의 1926년 경성공연에서 당시 지식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다.
 이시이 바쿠는 유럽에 체재하면서(1923~1925) 베를린에서 마리 뷔그만의 춤에 큰 충격을 받고, 일본 귀국 후 표현주의 모던댄스 계열의 작품에 집중했었다. 최승희는 이 시기에 이시이 바쿠 문하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태양을 찾는다>와 같은 표현주의 모던 댄스 계열의 작품을 창작했을 것이다.

 

2011. 04.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