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시애틀 현지취재_ 앨빈에일리아메리칸댄스시어터 공연
미국 현대무용의 역사를 기억하며
장수혜_<춤웹진> 미국 통신원

 머스 커닝햄, 마사 그레이엄무용단과 함께 미국의 3대 현대무용단으로 꼽히는 뉴욕의 앨빈에일리아메리칸댄스시어터(AAADT)는 4월 내내 예술감독 로버트 배틀(Robert Battle)과 함께 미국 서부 투어를 가졌다. 로버트 배틀은 1958년 무용단의 창단 이후, 앨빈 에일리(Alvin Ailey), 주디스 제이미슨(Judith Jamison)을 이어 2011년부터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로버트 배틀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저는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걷는 동작, 전화를 받는 동작, 심지어 가만히 앉아있는 동작조차도 저는 다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무용은 우리의 고뇌에 기억으로부터 옵니다”라며 무용은 국적도 인종차별도 없는 평등한 예술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앨빈 에일리가 1958년 무용단을 창설했을 때, 미국의 무용은 르네상스 시대였다. 하지만 현대무용이 아프리카 문화에서 파생되었다는 역사가 기억되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미국 현대무용의 참된 역사와 아프리칸 아메리칸 예술을 기억하고자 앨빈 에일리는 역사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무용단을 시작했다.
 1983년 ‘뉴욕타임즈’지에서 앨빈 에일리는, “무용의 시작은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무용은 결국 다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라며 경험과 역사를 중시한 움직임을 강조해왔다.

 

 



 4월 15일부터 16일까지 시애틀 파라마운트 시어터에서 공연된 앨빈에일리무용단의 공연에서는 로버트 배틀이 예술감독으로 처음 안무한 〈Awakening〉, 레니 해리스(Rennie Harris)의 새 작품 〈Exodus〉와 매튜 러싱(Matthew Rushing)의 〈Odetta〉, 그리고 앨빈 에일리의 역사적인 안무작인 〈Revelation〉, 그리고 〈Love Songs〉 등을 선보였다. 이 중, 앨빈 에일리의 〈Revelation〉은 로버트 배틀이 줄리아드대학 학생시절, 처음 관람한 공연으로 바로 로버트 배틀을 앨빈 에일리로 이끈 작품이다. 배틀은 “제가 학생 때 본 이 작품은 즐거움과 슬픔의 완벽한 조화였고, 사랑과 실연이 모두 표현된 작품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은 작품이었죠. 처음으로 저와 피부색이 같은 무용수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는 걸 봤고, 이 공연에서 저는 저의 역사와 미래를 느꼈습니다”라며 앨빈 에일리의 작품에 대한 그의 존경심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특히 블루스와 가스펠 음악에 흑인노예제도와 자유에 대해 표현하며 큰 집중을 받은 역사적인 작품이다. 무용단이 처음 선보인 레니 해리스의 〈Exodus〉는 현대무용에 힙합을 접목한 작품으로 최근 흑인에 대한 미국경찰의 부당한 폭행사건 이슈 등을 다루었다.
 공연을 보고 난, 관객들의 반응은 “역시 앨빈 에일리다” “고전은 바뀌지 않는다”라며 소셜 미디어에 글을 남겼지만 일부는 “너무 오래된 작품이라 조금 지루했다”며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배틀은 ‘역사를 기억하고자하는 앨빈에일리무용단의 목표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선택한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답했다.
 
 

 



 앨빈에일리무용단은 1969년 무용학교를 만들어 청소년부터 전문가까지 무용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번 투어 중 배틀은 지난 몇 년간 시애틀시어터그룹(Seattle Theater Group:STG)과의 파트너십으로 11세부터 14세까지 아이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에일리캠프 여름학교 프로그램을 특별 방문했다.
 STG가 앨빈에일리무용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 여름학교프로그램은 앨빈에일리무용단이 각 도시의 예술단과 파트너를 맺어 제공하고 있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전년도 겨울부터 입학접수를 받는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인터뷰에서 에일리캠프 디렉터 나샤 토마스(Nasha Thomas)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무용만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무용을 통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주는 성장프로그램입니다”라고 말했다.
 에일리캠프에서 학생들은 무용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 속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법, 상대방을 존중하는 법,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는 등, 학생의 개인적인 성장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에일리캠프는 후원자들이 후원하는 무료참여 프로그램이며 특별한 가정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우선으로 받는다. 나샤 토마스는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고, 다양성에 대해 배우고, 우리 주변에 대해 이해한 뒤에야 아이들은 진심으로 춤을 출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동작들은 그냥 신나서 추는 춤과는 다릅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 로버트 배틀은 “현대무용은 사회정의의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표현을 하고자,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자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표현되는 무용은 재미있는 이야기일 수도,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2016. 05.
사진제공_앨빈에일리아메리칸댄스시어터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