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미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
가슴을 울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

 

 

인터뷰│장광열_춤비평가





장광열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컨택즉흥 공연에서 아주 인상적인 연주와 공연으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어떻게 이번에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이도희 2000년 아나 할프린 선생님과 타말파 Institute에서 작업할 때 부산대 박은화 교수님을 미국에서 처음 뵙게 되었고, 함께 공연을 했었다. 이번 축제의 조인은 박은화교수님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보컬과 타악기, 몸짓 등 다채로운 연주와 공연으로 퍼포머로서의 존재감도 보여주었다. 본인의 작업 영역은 어떤 예술장르를 포함하는가?
나의 작업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제례성, 즉흥성이 가미된 실험적인 퍼포먼스 극장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소리와 음악, 극적인 부분 그리고 몸짓 등이 도구로서 쓰여지게 되며 구조적 형식 안의 다양한 각도로 호흡되어질 수 있는 실험적 공간을 이용하는 퍼포먼스, 제례 극장예술이다.

고국에서 공연한 소감이 어떠했는가?
아주 오랜만에 한국에서 공연을 했다.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에 보급되고 이해되어진 컨택즉흥 무용을 접하게 되었다. 컨택즉흥 공연 마지막을 장식한 대동의 컨택즉흥 마당이 의미가 있었다. 스스로 많은 것을 묻고 답하고 무엇이 바람직한 난장이 되어질 수 있는지도 고민하고 있다.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나오는데로 풀리는데로 끌고 가는 관객들의 몸짓과 호흡 그리고 그들의 소리를 들으며 참으로 아름다운 대동의 움직임을 느꼈던 것 같다. 본질성의 예술, 왜 우리가 예술을 하는지에 대한 답이라고 할까?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2002년에 미국으로 도미하여 아시안 즉흥예술단체에서 공연활동과 한인청년문화원과 아시안문화센터에서 우리문화 보급차원의 교육을 했다. 현재는 우리의 문화를 뿌리로 하여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창작하며 그 예술을 통하여 치유할 수 있는 공연과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본부인 타말파 Institute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푸리프로젝트를 창립했는데,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그 삶이 사회와 집단 그리고 국가와 세계와 연결지으며 풀어나가야 할 화두를 찾기 위해서였다. 해마다 다양한 미디어- 춤, 음악, 소리, 시, 영상, 에니메이션, 전자음악,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을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다.

타말파(Tamalpa) 센터는 어떤 곳인가?
아나 할프린과 다리아 할프린에 의해 설립된 타말파 연구소는 동작중심 표현예술을 연구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춤이나 동작중심 표현예술 교육 및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교육기관이다. 타말파 연구소에서 시작되었던 작업은 세계 각지에 전수되었으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의 혁신적인 공연 작업에 적용되었다. 타말파 연구소는 1978년에 동작중심 표현예술치료와 예술중심 소매틱(somatic) 동작치료 분야에 있어서는 최초로 지도자 양성과정을 개설하였다. 연구소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연구와 협업(collaboration), 워크샵과 지도자 양성과정과 공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타말파 연구소 웹사이트에 들어가시면 더 자세한 내용이 있다.
(www.tamalpa.org, www.tamalpakorea.com)

한국에도 이 센터의 분점 같은 것이 있는가?
한국에도 타말파 브랜치가 있으며 이를 설립하신 이정명 선생님과 임용자 선생님은 미국의 본부인 타말파에서 교육을 받고 그후 한국에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한국에 센터를 설립하셨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가?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나는 미국과 한국에서 가르치기에 어떠한 사람들이 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지 많이 궁금했었다. 치유에 관한 작업이다 보니, 심리상담가, 치료사, 또한 예술인, 선생님, 스님 (종교인) 등등 그리고 일반인들의 연령층 또한 다양하다. 2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아티스트들은 누구인가?
나는 현재 오클랜드에 거주하고 있고, 예술활동은 샌프란시스코 등 베이 지역을 중심으로 미주와 남미, 유럽 등에서 개인작업과 공동작업, 공연 등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무용가 Anna Halprin, 현악사중주 Kronos Quartet, ETHLE, Meet the composer, 아시안 즉흥음예술이란 단체의 Francis Wong, Tatsu Aoki, inkBoat의 디렉터 Shinichi Iova Koga, Dana Iova Koga, 멀티예술단체 Degenerate art ensemble의 디렉터인 Crow Nishimura와 Joshua Kohl, 실험즉흥연주가 Larry Ochs, Scott Amendola, 음악가 Pauchi Sasaki, 무용가 Sherwood Chen, Amara Tabor Smith 등 다양한 예술가들과 활동 중이다.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졸업 후 미국으로 가게 된 이유와 이 분야의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
내가 미국으로 가게 된 이유는 실험적 예술에 대한 열정과 동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3-2000 그때 당시 한국에서의 실험적 예술은 특히 춤과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전통적인 춤과 음악을 공부하면서도 언제나 자유로운 동작과 소리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내 생각엔 나 혼자서 만드는 소리를 들으며 음악을 생각했던 것 같고 그 음악에 내가 춤을 추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 무용음악도 내가 직접 만들어 편집하거나 녹음하여 이용했던 때가 종종 있었다.
섹스폰 연주가인 강태환님의 공연을 보고 유학을 결심했었던 것 같다. 그 누가 흉내 낼 수 없었던 그 분만의 소리였고, 그 소리에 청해 춤을 추겠노라고 하며 처음으로 나의 춤을 추었던 것이 나를 떠나게 했던 것 같다.
일단 샌프란시스코로 행선지를 택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많은 실험예술가들을 통하여 또한 내가 갖고 있는 우리 문화의 뿌리를 깊이있게 이해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난 후 나름대로의 새로운 색깔도 찾는 그런 예술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나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것이 무엇 이었는가 였다. 왜 내가 예술을 춤을 음악을 해야 하는가 였다. 예술이 어떻게 어떠한 모습으로 어떠한 의도를 갖고 표현되어지며 그것으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유될 수 있고, 그들의 감성과 감정의 경험들도 궁금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가슴을 울리는 작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나는 그것을 시도하고 있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물어야 할 질문인 것 같다. 왜 내가 이러한 작업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음반도 발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안 즉흥예술 단체의 음반 “SORI” 라는 앨범으로 일본 타악주자이자 베이시스트인 타수 아오키와 함께 작업을 하였다. 이 작품은 한국의 타악기와 일본의 타악기 그리고 콘트라베이스와 목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을 전통적이면서도 창작적이고 실험적이게 시도한 음반이다.

 



올해는 어떤 공연과 교육 일정들이 잡혀있는가?

5월부터 7월까지 아나 할프린의 95 제례를 준비 중이다. 아나 할프린 선생님의 95번째의 생일을 맞이하여 미국과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모인다. 함께 그녀의 삶을 축복하고 작품을 재조명하는 것이다. 9-12월까지는 미국본부 타말파에서 교육이 있다. 현재 나의 작업 〈ARA〉를 준비 중이다.

〈ARA〉는 어떤 내용의 공연인가?
“ARA: Waterways, Time weaves” 는 공동체 신화 작업으로 앞으로 3년간 준비하여 내년 9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초연을 올리고 한국에서는 2018년에 공연하고 싶은 것이 나의 바람이다. 이 작품은 ‘우리는 물길을 통해 흘러왔고 그 흐르는 시간들로 모두 엮어 졌다’라는 주제로 우리가 만난 물과 삶과 역사 그리고 이야기 등을 재조명해보고, 이 안에서의 우리의 신화는 어떻게 창조해 나가며 그 신화의 모습을 현대의 제례형식으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이 공연 준비를 위해 많은 아티스트와 공동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테크놀러지 (센서)와 컴퓨터 음악, 춤, 시, 노래, 영상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하며, 일반인들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공동체 공연의 장을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2015. 05.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