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컨템포러리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 된 국제교류의 장
2012 중국 광동 국제 댄스 페스티벌
장광열_본 협회 공동대표 /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 대표

 이즈음 들어 무용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에서 중국, 타이완 등의 행보가 크게 달라지고 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주목의 대상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무용 마켓이나 댄스 플랫폼, 페스티벌 등에 중국의 참여 폭이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고 있고 중국과의 춤 공동제작이나 공동 프로젝트 등을 시행했거나 하고자하는 외국의 파트너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강대국인 데다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이 강해지는 국력에 의한 영향도 있지만,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의 춤 인프라가 강화되면서 춤 시장으로서의 매력이 높아진데 따른 댄스 컴퍼니들과 기획자들의 발빠른 행보에 의한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춤 국제교류의 대상이 컨템포러리 댄스 쪽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춤 국제교류에서 컨템포러리 댄스의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고 이미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컨템포러리 댄스를 전문으로 하는 단체는 여전히 그 숫자가 많지 않지만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독립 단체나 독립 안무가들도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체적인 작품의 수준이나 세련도 등에서도 확연하게 눈에띌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컨템포러리 댄스를 중심으로 한 중국 춤계의 국제교류는 페스티벌의 감독과 특별한 프로젝트(예를 들면 Center Stage China 혹은 Finaland China Connection, China Moves 등)를 통해 중국의 춤을 해외 시장에 알리고 중국의 컨템포러리 댄스의 내수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2012 광동(Guangdong) 댄스 페스티벌(11월 22-28일, 광저우)은 “An Internationa Exchange Platform"과 ”The Hub of Chinese Contemporary Dance"를 전면에 내세웠다.

 

 

 

 베이징, 상해에 이어 3번째로 큰 도시인 광저우가 매해 개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올해 9회 째를 맞으면서 베이징 댄스 페스티벌과 상해 아츠 페스티벌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새로운 예술감독을 맞으면 개최 시기를 7월에서 11월로 옮기고 더욱 새로워진 프로그램으로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해외 주요 춤 강국들의 흐름을 소개하는 학술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적인 춤 교류와 중국내에 해외의 춤 동향을 소개하고, 중국의 신진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컨템포러리 댄스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수행에 충실하려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중국의 현대 무용 발전의 허브로서 인터내셔널 댄스 발전의 대표체로 발전시키겠다”는 주최측의 의지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2012 광동무용축제의 주역인 예술감독 Willy TSAO와 프로그램 디렉터 Karen CHEUNG은 올해 축제를 5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모두 16개의 공연과 33개의 프로그램으로 조합했다.
 광저우와 난징, 베이징 등 중국의 떠오르는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China New Wave, 미국, 아시아, 유럽 등 9개국의 아티스트들의 혁신적인 작품을 발표하는 World Talents, 베이징, 광저우, 홍콩, 암스테르담, 타이페이를 베이스로 한 유명 컴퍼니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Master Series, 공연을 통한 콜라보레이션, 네트워킹 등의 가능성을 넓히고 정체성을 도모하기 위한 플랫폼인 Dance X, 홍콩, 독일, 네덜란드, 미국의 무용계 활동을 소개하는 Dance Forum 등이 그것이다.
 4일 동안 축제 현장을 지켜본 본 소감은 China New Wave는 중국의 신진 안무가들을 소개하는 장으로, World Talent는 관객들에게 중견 안무가들의 혁신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Master Series는 일반 대중들을 위해 보다 큰 규모의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로 분명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작품의 수준은 유럽의 축제나 플랫폼에서 보여주는 것과 비교해 다소 떨어졌고, 축제의 운영이나 조직 면에서도 미진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컨템포러리 댄스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중극장 이상의 규모에서 벌어지는 공연은 빈자리도 있었으나 매일 4백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마스트 시리즈의 경우는 그 숫자 면에서 보면 결코 한국의 국제 무용 축제에 뒤지지 않았다.
 반면에 중국의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이 소개되는 소극장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열기가 넘쳤다. 중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 안무가들의 네트워크의 장인 Dance X는 마치 일본의 후쿠오카 프린지 댄스 페스티벌과 유사해 젊은 무용인들이 서로의 작품을 보고 자극을 받는 소통의 기회가 되고 있었다.
 무용 축제는 예술감독이나 축제의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프로그램 디렉터의 역량에 그 성패가 크게 좌우된다. 물론 예산 역시 무시할 수는 없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축제의 지향점과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의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2 광동무용축제는 운영 노하우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명 무용축제에 비해 뒤처져 있었지만, 차별화 된 축제를 향한 그 방향성 만큼은 평가받을만 하며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축제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그 만큼 높아 보였다.


 




 인터뷰: 프로그램 디렉터 Karen Cheung

- 잠재적인 중국의 신진 안무가 배려

 

 

 

 

- 당신은 베이징 국제무용제의 프로그램 디렉터도 맡고 있다. 두 축제가 지향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두 가지 페스티벌의 프로그래밍은 mainstage program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베이징댄스페스티벌이 조금 더 전문적인 축제라면, 광동댄스페스티벌은 일반 대중들에게 보다 더 열려있는 축제이다. 비교해보자면, 베이징페스티벌은 중국의 젊은 안무가들에게 가장 큰 플랫폼이고, 광동페스티벌은 국제교류 플랫폼인 것이 다르다. 이는 잠재적인 중국의 신진 안무가들을 선보이고 포로모션 할 수 있다.”

- 축제 기간 내내 중국의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참가 안무가들은 어떻게 선정했는가?
“이 페스티벌은 지난 8년간 중국 신진 안무가들의 쇼케이스 공연을 가져왔고, 또한 젊은 무용수들의 네트워킹을 구축해왔다. 우리는 창작활동을 위해 8명의 잠재적인 안무가들을 선정하였다. 베이징 댄스 페스티벌 역시 매년 7월 젊은 안무가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며 또한 오픈 스테이지로부터 선정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 축제를 위한 재원은 어떻게 조성되었나?
“이번해의 경우, 약 70%의 예산이 정부로부터 지원되었고 30%는 티켓료(box office)와 후원으로 지원되었다.”

- 당신이 중국의 국제무용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여러 곳에서 목격하고 있다. 어떻게 무용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가?
“20대에 나는 홍콩의 아마추어 무용단(The South East Asia Dance Troupe)의 무용수였다. 그리고 몇년간 그 그룹의 위원회를 맡았었는데, 일이 너무 바빴기에 나는 춤추는 것을 그만두어야 했다. 이후에, 문화연구 분야의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논문을 써야했고, 이를 위해 Holland로 갔다. 거기서 파리 베이징 컴퍼니의 Willy Tsao가 투어하고 있는 동안 그를 인터뷰 하게 되었었다.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홍콩으로 돌아왔고 나는 다시 Willy Tsao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 그가 나를 광동 현대무용단에서 일 하기를 권유한 것이다.”

- 앞으로 중국 광동무용제에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는가?
“광동댄스페스티벌은 중국의 컨템포러리 댄스의 발전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해왔고, 앞으로도 제공할 것이다. 2012년을 시작으로 페스티벌은 또한 국제교류 플랫폼도 형성하였다. 나는 이 페스티벌이 중국과 세계의 무용 전문가들 사이에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또한, 광동댄스페스티벌은 아시아의 다른 페스티벌이나 행사 등과 연계하여 점진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세계의 한 부분으로써, 중국 무용계의 전반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2. 1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