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_ 세종국제무용제 운영위원장 정은혜
글로벌한 춤을 통해 충청 지역 문화발전 선도
김인아_<춤웹진> 기자

 

김인아 충청남도 세종시에서 새로운 국제 무용축제가 태동되었다. 세종시는 도시 자체가 형성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무용과 관련해 그 기반도 취약한 곳인데 국제 무용제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모두들 궁금해 하고 있다. 세종국제무용제를 개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정은혜 도시형성 과정 중인 세종시는 문화적 기반은 미약한 반면 문화예술 향유 욕구는 높다. 무용 예술가로서 수준 높은 무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의무감과 필요성을 느껴 국제문화교류 차원의 무용제를 구상하게 되었다.

자료에 보니 축제를 주최하는 곳이 세종국제무용제 운영위원회로 표기되어 있었다. 운영위원장으로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편성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올해 첫 출발인 관계로 소박하지만 알차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장르별로 다양한 감상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관객들의 춤에 관해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총 3일간 진행된 공연은 개막공연과 본 공연으로 나눠 국내 8개 무용단과 해외 3개국의 무용팀이 출연하였다. 시민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문화예술 특강을 시작으로 아름동, 도담동의 복합문화센터와 세 개의 중고등학교에서 유아, 청소년, 실버 등 연령대별 무용 체험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부대행사가 행해졌다.

 



첫번째 축제에는 어떤 아티스트들이 초청되었나?

개막공연에는 국내 6개 무용단(정은혜무용단, 최선무용단, 조윤라발레단, 김수경무용단, 프르미에르발레단, 충남대무용단)이 참여해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등 장르별로 다양한 춤의 환타지를 보여주었다. 본 공연에는 개인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정은혜(한국무용), 최소빈(발레), 장혜주(현대무용)의 작품이 선보였고. 스페인의 베고나 키노네스와 마르 로드리게스는 신체의 놀림을 통해 인간의 자아 발견 과정을 담은 듀엣을, 콩고의 플로랑 마우꾸는 즉흥적 실험퍼포먼스로 인간의 탄생의 신비를 보여주었다. 일본의 미야 오쿠노는 영상과 몸짓이 어우러진 솔로 춤으로 인간의 몸에 대한 심오한 탐구작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외국의 무용단은 어떤 경로를 통해 초청하였나?
준비기간이 짧고 열악한 조건에서 외국 무용단을 초청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CID-UNESCO)의 협력으로 3개국의 무용수들을 초청하였다.

 



새로운 국제 축제를 개최한 만큼 적지 않은 돈이 필요했을텐데 재원 조성과 관련, 공공기관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았는지, 소요예산은 어떻게 확보했는지 궁금하다.

세종시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 예술축제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고,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국제무용제임에도 공공기관에서는 한 푼의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금융기관에서 지원해 준 소액의 후원금이 외에 모든 예산은 자부담으로 진행했다.

처음 시작한 무용축제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한다면?
지금 돌이켜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을 벌였는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격려 속에 축제를 마치고 나니 기적에 가까운 일들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큰 행사를 치룬 후에는 아쉬웠던 부분들이 자꾸 떠올라 괴롭기도 한데 이번 세종국제무용제는 그럴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 스스로 놀랐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한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가?

국제적인 공연예술 축제인 만큼 당연히 담겨질 내용과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정작 더 힘들었던 것은 문화적 안목과 자질이 부족한 공공기관 담당자들의 떠넘기기와 편향적인 시각으로 정당한 이유없이 발목을 잡는 행태는 일의 진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공무원의 업무수행 능력에 관해 전반적인 의구심이 들만큼 회의적이었던 상황이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욕구를 채워줄 생각만으로, 턱없이 부족한 준비기간과 모든 예산을 자부담으로 하는 열악한 조건을 감수하며, 그동안 열정을 다 바쳐 함께해준 관계자 여러분들께 운영위원장으로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우리가 흘린 땀이 10년, 20년을 넘어 세종국제무용제가 세계적인 무용제로 자리잡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축제는 매년 개최할 예정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건가?
물론이다. 세계적 무용의 조류를 소개하고 우리 춤의 탁월함을 알릴 수 있는 이 축제를 매년 가을에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래서 수 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아비뇽이나 에딘버러 그리고 몽펠리에 축제처럼 무용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차별화된 격조 있는 세종시만의 국제문화예술 페스티벌을 향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수준 높은 무용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의 이 무용제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세종국제무용제가 이 지역이나 한국 무용계에 어떤 점에서 기여할 것이라 생각하나?

우선 모든 문화의 활동이 서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에서 수준높은 국제무용제가 충청지역에서 개최되는 데에는 큰 의미가 있다. 시민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의 문화적 안목을 키우는데 기여하고, 전공자뿐 아니라 또한 청소년들의 교과과정에 조차 들어있지 않은 무용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어릴 때부터 예술적 감성이 길러진 인재들이 양성되면 한국 무용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2015. 11.
사진제공_세종국제무용제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