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인100인전〉 전시회 가진 사진작가 박상윤
25년간 현장에서 만난 100명의 예술인
장광열_<춤웹진> 편집위원

 

장광열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 한국춤의 명인 문장원, 최현·김수악·정재만·임이조, 그리고 최근 돌아가신 김덕명 선생님까지 작고하신 무용가들의 모습을 보니 사진을 통한 기록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사진작가 박상윤이 만난 위대한 예술인 100명 <예인100인전>’이 타이틀이네요. 처음 갖는 개인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어떻게 기획이 되었는지요?
박상윤 처음 예술인들을 촬영하게 되었던 때는 사진학과에 다니던 1988년이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부터의 작업을 기준으로 25년간의 사진촬영을 정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업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정리해야만 더 심도 있는 다음 전시회를 기획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래를 위해 돌아본 25년간의 순간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용가들 외에도 피아니스트 백건우 김대진 막심 므라비차,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정경화, 첼리스트 이상화, 연극인 윤석화 손숙, 국악인 성창순, 음악평론가 이강숙, 무용평론가 김영태 등 무용·음악·연극 등 전 공연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는 전시회였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서 현장에 대한 애정과 감각 없이는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 모두 왕성한 활동을 펼쳤거나 아직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는 박작가님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나라 공연예술사에도 기록적인 면에서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전시회를 마친 후 나름데로 감회가 있었을텐데요.
25년간 거의 매일 예술가들을 만나 그들을 위해, 또 관객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그들 중 이미 고인이 된 분도 있고, 당시 무명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예술인으로 성장한 분들도 있습니다. 앞만 보며 달려온 저의 사진인생을 일차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무거운 짐을 하나 덜어낸 듯합니다. 내년부터는 이들 중 가장 중요한 예술인, 예술팀, 축제를 선별하여 그들의 사진만으로 꾸미는 집중탐구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사진을 촬영했을텐데 전시 작품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요?

지난 25년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을 만났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뭉클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무용 음악 연극을 비롯해 다른 장르까지 예술가들과의 작업을 한 전시장에 걸기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때의 사진을 위주로 하였는데 아무래도 무용가들과의 작업이 많았고 요사이 돌아가신 명인들이 많아서 전통춤을 많이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외국 무용가는 통영 남해안별신굿 판에서 만난 피나 바우쉬 사진 외에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전시된 작품 중에서 사장 애착이 가는 사진은 어떤 것인가요?
모두가 너무나 위대한 예술가들이고 내가 촬영한 사진들이기 때문에 애착이가는 사진 한 장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굳이 언급하자면 최현, 배정혜 선생님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현 선생님이 생전에 제가 찍은 사진 중에 꼭 액자에 걸렸으면 하시던 사진을 20년 동안 액자를 만들어 보관해 걸 때는 생전의 선생님이 생각나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배정혜 선생님의 사진은 제가 월간 <객석>을 나와서 우연히 따라간 리을무용단의 지방공연에서 선생님의 대표작중 하나인 <떠도는 혼>에 직접 출연하시는 공연을 찍게 되었던 행운을 갖게 되었지요. 그래서 동서양의 무용가로 배정혜 선생과 피나 바우쉬를 이번 전시회의 메인으로 모셨습니다.

 



처음으로 마련한 전시회인데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요?

좀 더 큰 전시장에서 많은 사진을 전시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고, 작업적으로는 과거 필름으로 찍은 원고들이 이제는 그만큼의 화질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 이었습니다.

박 작가님은 말씀하신대로 공연예술 전문지인 월간<객석>의 사진기자로 10여 년 동안 일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유명 무용수, 음악인들, 연기자, 연출가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프로필사진, 공연사진을 찍으며 공연사진 전문작가로 크게 활약해 오셨지요. 그동안 만난 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예술가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 한 명을 말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최현 선생님과의 생전의 만남과 현대무용가 박호빈, 이광석과의 작업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공연예술 사진을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공연은 사진촬영을 위해서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표현이 관객에게 전달되어지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좀 더 좋은 사진을 찍기는 항상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대 위의 예술가와 무대조명, 미술 등 무대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갖기 위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어디에 적을 두고 작업하고 있는지요?

현재 저는 크림아트의 대표로 문화예술계의 사진, 영상 일을 하고 있으며 더문커뮤니케이션의 이사로 광고, 홍보영상 등의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타임즈’의 문화부 객원 기자로 제가 작업하는 공연을 기사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어떤 작업을 하고 싶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내년이면 20년 째 작업하고 있는 고성오광대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 전시의 세분화된 작업으로, 전통춤 현대무용 발레 음악 연극 등을 90년대부터의 작업을 장르별로 준비할까 합니다. 아울러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진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예인 100인전>을 보강하여 전국을 순회하며 사진을 통해 공연과 예술가를 접할 수 있도록, 대중에게 다가가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춤웹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공연예술전문지인 월간 <객석>에서 근무한 것과 뛰어난 기획자들을 많이 만난 것은 나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그 시절과 그 만남이 없었다면 나는 이런 위대한 예술가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에게 이런 작업에 동참하게 해준 분들께 항상 감사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용 음악 연극 등 국내는 물론 외국의 유명 예술가들의 공연 촬영도 많이 하였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신인부터 명인에 이르기까지 나에게는 모두 소중한 예술가들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이런 작업은 계속 될 것이며 그 작업들이 공연예술계에 또 다른 자산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5. 12.
사진제공_박상윤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