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발레협회 신임 이사장 도정님
관람에서 체험으로, 발레 대중화에 힘 쓰겠다
김인아_<춤웹진> 기자

 

김인아 취임을 축하합니다. 우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도정님 한국발레협회는 존경하는 고 임성남초대 회장님과 김정욱 고문님, 김학자고문님, 김민희고문님, 최성이고문님 박인자 명예회장님. 김인숙 전회장님의 35년의 시간동안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국 발레의 대중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감당하여야 했던 많은 어려움의 순간들을 잘 알고 있기에 한국발레협회의 회장이라는 직책이 더욱 더 영광스러우며 책임감과 사명감의 무게가 크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수장으로서 임기 3년간 어떤 사업들을 추진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발레협회의 기존의 사업에는 콩쿠르, 유아발레와 필라레(필라테스와 발레를 결합한 운동) 지도자 자격증 연수, 청소년 발레 페스티벌, 그리고 K-Ballet World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실행한 사업에 대해 자체점검을 통하여 보완과 수정을 거쳐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지금 발레는 관람 문화로서 대중화의 실현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관람 문화가 아닌 체험의 문화로서 발레가 우리 삶속에 스며들어 생활 속의 발레로 대중화를 이루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은 아직 구상 중에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사업시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세미나 등을 통해 발레인구 감소의 원인 규명과 위기극복 방안을 모색하여 발레 인구 증가에 힘쓸 것입니다.

예전에 추진하던 Ballet EXPO 서울이 K-Ballet World란 이름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매년 8월에 열리던 것이 올해는 9월에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들이 구상되고 있는지요?
K-Ballet World는 2008년부터 시작된 Ballet EXPO 서울,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을 계승하여 2013년부터 새롭게 추진된 국제 발레축제입니다. 국내외 클래식 발레 및 컨템포러리 작품을 필두로 갈라공연, Creative Ballet, 창작발레 신인안무가전, 전국 청소년페스티벌, 세미나, 발레강좌 등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크게 변화하는 것은 없지만 올해는 좀 더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문화예술의 흐름과 변화를 적극 반영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어떤 단체들이 초청되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보여드릴지에 대해서 앞으로 협의를 거쳐 진행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면 발 빠르게 소식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9월에 열리는 K-Ballet World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발레협회는 서울 뿐 아니라 지역에도 지부가 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역의 발레 발전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2006년 광주 전남지부를 비롯하여 2014년 대구 경북지부와 부산 경남지부, 제주지부를 설립하였습니다. 기간은 짧지만 지부장을 주축으로 각 지부의 임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발레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계십니다.
저희 중앙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을 공유하며 또한 각 지부에 교육프로그램을 지도할 마스터를 양성하여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 지부를 설립하여 지회 확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신지요?
여건이 된다면 강원도 지역에 설립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회 확장은 제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기보다 지역에서 자발적인 요구, 발레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요.
잘 아시겠지만 지역의 경우 대학 무용과가 존폐위기에 놓여있고 많은 곳이 이미 폐과되었기 때문에 발레 뿐 아니라 무용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모든 지역에 지부를 설립한다 해도 유지·운영되기가 쉽지 않지요. 그나마 부산, 대구, 광주 지역은 무용인구가 적지 않은 편이므로 지회 운영이 가능합니다만, 충청지역을 포함해 다른 곳은 아무래도 지회 확장사업의 대상지역으로 포함시키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발레계 전반의 창업과 취업을 위한 정책사업도 추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체험예술로서 발레를 대중화시키다 보면 발레 전공자들이 설 자리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협회에서 유아발레 쪽으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시니어나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취업과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국에 분포되어있는 발레 학원 관계자 등 발레인구를 파악하고 모으는 것도 취업 및 창업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지금까지 전공자 위주로 발레가 성장하고 발전해왔다면 앞으로는 온 국민이 발레를 접하고 즐기며 폭넓게 확장되었으면 합니다. 발레인구의 창업과 취업 뿐만 아니라 넓은 시각에서 발레 활성화를 위해, 올해 구체적인 방안을 잘 마련해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발레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용인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가장 시급한 문제겠지요. 한국의 발레는 역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발레지도자와 무용수들의 노력으로 기술적인 면이나 예술적인 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위상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인재들을 수용할 국가단체가 국립발레단과 광주시립발레단 단 두 곳으로 한정되어 있지요. 열악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비유는 좀 그렇습니다만 공장에서 제품을 세계적 수준으로 생산했어도 제품을 팔 판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그저 사장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우리 발레 인재들이 국내에서 활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은 매우 큰 국가적 손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도립·시립발레단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발레는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관람예술로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체험예술로서 삶속의 발레, 생활 속의 발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발레예술의 전환점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춤웹진> 독자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덧붙여주세요.
국립발레단원과 청주시립예술단 자문위원, 한국무용과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한국발레협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는 청주대 예술대학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 청주대 무용학과가 폐지되어 더 이상 후학을 길러내진 못하고 있습니다만, 오랜 시간 발레에 매진해왔던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이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점점 자리가 좁아지는 현실에 비추어 지금 후배들은 매우 안타까운 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관람예술의 발레에서 더 나아가 체험예술로서 확장된 개념의 발레 대중화를 도모하려는 한국발레협회의 새로운 움직임에 기대가 큽니다. 앞으로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며 한국 발레 발전을 위해 매진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2016.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