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2012 신춘포럼
한국의 무용교육 비전을 위한 제안
오레지나_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Ⅰ. 제안의 필요성 및 목적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에 사망하는 사람 671명 가운데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은 33명, 즉 사망자 100명 중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가 나온다. 또한, 낙태율은 신생아 1000명당 31명으로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가? 자살 원인을 살펴보면 생계 비관, 외모 콤플렉스, 성적 비관, 가족 및 친구(동료)와의 갈등 등이 주요요인으로 이러한 상대적인 상실감이 생명의 존엄과 가치보다는 삶의 패배자로서의 우울감을 만들고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현대 사회는 무한경쟁 속에서 발전을 위한 개발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돈, 명예, 권력, 외모 등의 비교 기준만이 난무하며 이에 초점을 맞추고 위험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삶의 주체로서 자아는 상실되고 없다. 행복을 위한 수단이 목표가 되어 있으며, 진정한 행복을 누릴 주체인 자아는 그 자리를 잃어버렸다. 행복한 삶의 기준은 ‘나’가 되어야 하고 그 나가 바로 참 행복이며, 자연이며, 생명인 것이다(오레지나, 2009).
 예술이란 인간이 당면한 실존적 과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과제 앞에서 인간은 매순간 질문과 결단을 요구받게 된다. 그러한 실존적 물음과 결단의 요구는 문제의 본질에서 시작되며, 근원적인 의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예술교육은 이러한 근원적 의미의 결단과 앞선 이해에 대한 성찰로써 올바른 위기 해소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적 체험은 객관적인 또는 보편적인 아름다움의 경험이 아니라 내 안의 성스러움의 체험, 나만의 아름다움의 체험이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간은 존재를 경험한다. 예술은 현실적 삶을 넘어 자신을 성취하는 과정으로서 인간의 자기구현과 자기성화와 연결된다. 인간의 이러한 자기구현의 과정은 예술이 교육과 만나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신승환, 2008).
 따라서 본 논의에서는 사회 현상 및 교육현장의 문제를 아우르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현 고등무용교육의 위기를 점검하고 양적 가치체계에 근거한 패러다임으로부터 질적 가치체계에 근거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근원적 전환을 위한 무용교육의 비전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Ⅱ. 고등무용교육의 위기

 한국의 고등교육기관은 1980년 교육정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단행된 고등교육 문호개방과 1995년 5월 31일 개혁에 따른 대학 설립준칙주의 도입 및 대학 자율화 정책 확대 추진 등으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이수율(37%)은 OECD 평균(28%)을 상회하고 있으며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79.0%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세계 경제 포럼(WEF)이 2010년 발표한 국가 경쟁력과 고등교육의 시스템의 질 순위 비교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3위인 반면, 대학경쟁력은 46위로 대학경쟁력이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고등교육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촌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쟁력 있는 고등교육을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개혁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부에서는 ‘교육개혁과 지식문화 강국 실현-전 국민의 인적자원 역량 강화’라는 기본 방향을 토대로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인적자원 정책’,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을 수립하여 실시하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을 통해 학생수를 적정수준으로 감축하여 대학의 미충원 현상을 완화하고 교육․연구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 구조개혁(2004년)’을 실시하였으며, ‘대학특성화 추진방안’(2005)을 통해 대학이 자발적으로 특성화 분야를 설정하고 특성화 분야로 지역 및 학내 자원을 집중하도록 대학 재정지원사업(2007)을 실시하고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특성화지표를 반영하고자 하였으며, 대학정보공시제(2008)의 시행을 통해 교육여건 및 학교운영 상태를 공개함으로써 대학의 자발적 구조조정 노력을 유도하였다. 그 결과 국립대학 및 사립대학은 통폐합되었고 많은 학과가 폐과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무용(학)과의 위기도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충청권에서부터 시작된 무용(학)과의 위기(정원 감축과 폐과)는 지방대학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었으며, 수도권 대학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정책의 변화와 교육시장의 개방, 학령인구의 감소, 의식구조의 변화, 정보사회화, 정치․사회적 변화, 대학 간 경쟁의 치열화, 대학 교육의 대중화 등 현대 대학의 위기상황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구조개혁, 발전적 의미의 구조개혁이 과연 국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표에 의존한 일률적인 평가로 진행되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대학구조개혁이 산업의 논리에 의존한 대학경영의 효율과 투자 효율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무용(학)과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하겠다. 단지 이것이 무용(학)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러한 문제는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기초학문과 기초예술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대학 구조개혁은 국가적 차원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비전을 설정하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고등교육 기관별 유형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 대학 스스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기능을 정립하며 특성화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구조개혁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숫자를 맞추기에 급급한 수동적 개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개혁이 대학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바른 길일까? 구조개혁은 대학평가지표에 의한 숫자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시적인 교육적 비전속에서 숫자 이면의 의미를 읽어 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차원의 비전속에서 각 대학들과 학과들은 특성화와 전문화를 위한 자기노력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한 교육적 비전속에서 기초학문들은 지원을 받고 육성되어야 한다. 순수예술로서의 무용도 이에 해당된다 하겠다. 기초예술의 토대 속에서 공연산업은 성장할 수 있다.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가치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기초예술로서의 순수예술은 창의산업의 핵심 텍스트이며 기본적인 원료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감축과 통합만이 아닌 지원과 육성이 문제해결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사회적인 변화에 따른 현상적인 수요를 기준으로 하는 평가지표와 구조개혁이 아닌 거시적인 안목에서의 정책 수립과 집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Ⅲ. 무용교육 비전을 위한 제안

  1. 경제와 경쟁의 논리가 아닌 예술교욱의 원리와 논리가 절실

 현대 사회는 근대의 양적 페러다임에 기초하여 무한경쟁 속에서 발전을 위한 개발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돈, 명예, 권력, 외모 등에 초점을 맞추고 위험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으며, 규범과 사유의 틀이 사라진 사회의 삶과 문화 그리고 학문과 예술적 풍토의 척박함은 우리들을 인문학의 위기, 예술교육의 위기, 생태위기의 시대를 살게 하고 있다.
 이러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설 길을 찾는 것이 현대문화에 자리한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풀기위해서는 경제와 경쟁의 논리가 아닌 예술교육의 원리와 논리로의 접근이 시급하며, 학문과 예술적 풍토의 척박함을 딛고 일어설 구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예술교육은 구체적으로 지금, 이곳 즉 현재 시점에 이루어진다. ‘현재’는 교육의 터전이다. 교육이란 객체화된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그 존재로 있게 하는, 존재 드러남, 자기창조성이라는 원리에서 이해된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와 예술, 교육은 동일한 존재론적 원리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신승환, 2008).


  2. 무용교육의 발전을 위한 한국적 사유의 틀 확립

 모든 문화에는 그 문화를 만드는 문화적 규칙, 원리, 문법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문화의 규칙, 원리,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보편성과 함께 특정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그들만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진정으로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인식틀로써 동도동기론(東道東器論) 즉, 동양의 문화적 산물을 동양의 사유체제와 사상적 맥락에서 해독하는 것(우실하, 1987)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무용교육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시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무용교육도 우리의 문화적 전통에 기초한 한국적 사유의 틀이 확립되어야 하며 이에 근거한 보편성과 특수성을 확보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사회 민중의 공동체문화는 대개 ‘노래와 춤으로서 하늘과 땅, 신령과 인간이 하나로 융합되어 새로운 생명과 문화를 창조하는 행위’였다(모심과 살림 연구소, 2006). 김지하(1997)는 생명운동을 통해 살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생명을 그 ‘숨겨진 질서’대로 고이 ‘모심’, 그리고 개성적 ‘결’대로 ‘기름’, 나아가 그 생명을 활짝 꽃피워 실현함, 이것을 우리말로 ‘살림’이라고 부르며, ‘살림’에서 비로소 생명의 참모습을 보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우리는 예로부터 흥겨운 신명과 멋을 지닌 민족으로 알려져 왔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지닌 선천적 감각과 다양한 일상생활과 밀착시켜 생각하는 원시적 사고 기반에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어쩌면 이러한 신명의 문화는 우리 민족만이 가진 전통일는지 모른다.
 신명은 민중적인 생활 표현의 양식을 생성시키는 예술적 원천임과 동시에 그 생활 표현의 양식을 생활이나 사회에 다시 되돌려 놓아 공동체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지시키면서 보다 나은 삶으로 발전시키는 기능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 그 자체가 무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민중의 일상생활에 있어 정신적 기조가 되어 왔기 때문에 마음에 안정과 활력을 얻고, 마을 사람들이 공동체가 되는 등 마을 전체에 행복의 신바람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신명과 신바람의 문화는 실로 춤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오레지나, 2009).
 바로 이 살림의 정신을 몸으로 실천하고 신명을 체험하는 것이 무용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과 생각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신명을 통해 몸과 마음과 생각을 살려내는 것, 그 본연의 질서를 되찾도록 하는 것이 살림이며, 자신의 성찰이며, 자기다움, 자기성취와 의미구현, 존재론적 의미인 것이며 그것이 우리문화에 특수성에 기초한 무용교육으로서의 신명체험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 신명체험교육

 1) 신명의 이해
 신명은 생명의 일깨움이다. 따라서 신이 나면 즉, 신이 깨어나면 신바람이 불고 자신만의 빛을 발하게 된다. 진정한 신명은 자유와 존중이 인정될 때 느낄 수 있으며, 그러한 상태가 바로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태극의 상태이며, 나로 온전한 상태인 것이다. 신명은 우리 내면에서 샘솟는 생명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에너지는 이념과 사고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에, 원리에 기초한 사고는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고와 이념에 따라 하나의 동일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다른 판단과 다른 행동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능이 아니라 정신을 가르치고, 방법이 아니라 원리를 가르치고, 자연을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연다워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무용에서의 신명교육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신명은 현실을 반영하는 유용한 문화적 개념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개념화, 구조화되어야 한다(오레지나, 2009).

 2) 신명체험교육
 ① 생명성과 존재성에 기초한 교육
 신명은 자연과의 합일, 내안의 ‘신성(神性)’의 일깨움을 통해 ‘나’를 초월하는 경험이며, 이러한 강렬한 정서적 체험을 통해 잠재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마치 씨앗의 배아가 싹을 틔우는 빅뱅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질적인 변화를 통해 잠자고 있던 내면의 가능성이 거대한 흔들림으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내 안의 신명이 깨어날 때 주관의 시간성을 갖게 되는데, 그러한 주관의 시간성이 나를 머물게 하고 관조하게 하고 누리게 하는 것이다. 느림은 빠름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심장박동에 의한 서양의 박에 비해 폐부의 호흡을 기준으로 하는 우리의 박이 상대적으로 좀 느리다. 느리다는 것은 천천히 가는 것이다. 천천히 음미하며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맛을 통해 삶을 관조하고 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적인 주관의 시간성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느림은 깊이를 맛보게 한다. 빠르게 획 지나가버릴 것도 모두 바라보고 응시하고 반응하고 맛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비로소 ‘나’를 존재 자체로 받아들이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되는 것이며, 바로 이 때 완전한 몰입을 통한 순수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오레지나, 2009).

 ② 손상된 것들을 회복시키는 회복교육
 춤은 표현의 수단이며, 소통의 수단이고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아름’은 ‘나’라는 개체를 기준으로 어떤 것을 헤아림을 뜻하며, ‘나의 것’이라는 지님의 뜻과 ‘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개별 영역을 뜻한다. ‘답다’는 갖고 있는 본디의 성질이 완전하게 밖으로 드러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아름답다’는 것은 ‘아름’이 ‘다움’의 상태에 있는 것이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이것과 저것의 어울림에서 비롯한다. 이것과 저것이 잘 어울려서 맛 또는 멋있는 상태에 이르면 아름답다고 여기고, 그렇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다고 여긴다. 이쪽과 저쪽의 어울림을 놓고서 짜임새와 쓰임새와 생김새 등을 따져서 아름다움을 가름하는 것은 아름이 갖고 있는 본디의 성질에 바탕에 두고 있다. 춤을 통한 아름다움은 ‘나’를 그렇게 ‘나답게, 우리답게’한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삶의 문제인 살(煞)과 그로인한 한(恨)을 풀어내는 태도에 의해 그 모습을 달리하게 되는데, 이러한 적극적인 의미의 태도가 바로 살풀이라고 할 수 있다. 살풀이는 종교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살(煞)은 우리 일상의 문제이다. 삶의 문제이며, 액이고 고민이고 스트레스 등등이다. 살풀이 과정은 현실인식-현실쟁투-현실해소의 과정이며, 이러한 살풀이 과정에서의 예술체험이 신명인 것이다(채희완, 1983). 따라서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 분석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으로써의 신명은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고 한국무용교육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恨)이란 자아의 손상을 의미하며, 따라서 한이 풀려서 발생하게 되는 신명이란 손상된 자아의 회복을 뜻하는 것이다. 내가 나로 설 수 있는 것, 진정한 나의 회복, 그 자유로운 나다움을 통해 나를 드러내는 것, 이것이 바고 신명이며, 남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이며 이것이 곧, 창의성인 것이다(오레지나 2009). 이러한 신명체험교육이야말로 손상된 자아, 관계 등 손상되고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시키는 회복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창조적인 생성의지로서의 신바람교육
 진정한 신명은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생명을 소중히 하고 살려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자연을 훼손한다든가 자연성을 잃어가는 모든 인간행위를 싫어하는 미적 정서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이 나무를 인공적으로 조형화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키우며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면 거기에 정자를 지어서 사는 이른바 정자문화가 발달시킨(정병호, 1999) 것처럼, 자연에 대한 이해를 결과 겹, 곡선 등의 자연스러움으로 양식화 하여 곡선의 미를 살린 것처럼 자연을 이해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생명을 소중히 하는 살림의 마음은 삶의 에너지로서 신바람을 일으킨다. 이러한 신바람은 삶의 동기가 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분출하게 되며,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④ 공동체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교육
 신명은 공동체를 통해 증폭된다. 개개인의 신명이 공명을 통해 공동체로 확산되는 것이며 이 때문에 우리민족들은 공동체적 신명을 중시해 왔다.
 공동체란 나를 포함한 전체를 의미한다. 그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는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듯 부족한 부분들을 서로 채우며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며 그 어울림을 통해 공적인 존재인 ‘우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오레지나, 2009).




Ⅳ. 마무리

 한국의 무용교육 비전을 위한 제안은 필자의 18년 교육현장 경험에 기반한 자성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나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고민이었고 그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자각에서 지금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교육현장에 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생태위기, 생명경시 현상과 경쟁논리, 인문학의 위기, 예술교육의 위기, 고등무용교육의 위기 등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위기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삶에 대한, 예술에 대한, 교육에 대한 가치의 변화 없이, 그리고 그러한 가치가 수용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 또한 실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든 문제들이 양적 페러다임에 근거하여 발생되었으며 이 때문에 질적 페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글귀가 그래서 더 진하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그 때문에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의견일지 모르나 함께 나누고자 세가지를 제안하였다.
 첫째는 경제의 논리, 경쟁의 논리를 탈피하여 진정한 의미의 예술교육의 원리와 논리를 찾자는 것이고, 둘째는 한국적인 사유의 틀을 확립하고 셋째는 이 틀에 기초한 무용교육 즉, 신명체험교육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의 핵심은 자기 존재를 그 존재로 있게 하는, 존재 드러남, 자기창조성이라는 원리, 바로 존재론적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용교육은 몸을 매개로 한다. 몸은 마음과 생각과 연결되어 있다. ‘생각이 바뀌면 몸이 바뀐다.’ ‘마음이 바뀌면 몸이 바뀐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몸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는 것이다. 그 몸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신명난 움직임이며 무용교육인 것이다.
 이제 문화와 예술이라는 보편성 위에 우리의 몸에 맞는 특수성을 입고 각각의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무용교육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경쟁의 논리로 상실한 존재론적 지평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각각의 신명 찾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 신명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 있음을 확인해야 하며 그 신명으로 삶의 당면한 과제를 적극적으로 풀고 삶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무용교육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지하(1997). 생명과 자치. 솔
모심과 살림 연구소(2006), 스무살 한살림 세상을 껴안다. 그물코
신승환(2008), 문화예술교육의 철학적 지평, 한길아트
오레지나(2009), 한국무용교육에서 신명의 의미, 한국무용교육학회, 한국무용교육학회지 제20집 3호
우실하(1987), 전통문화의 구성원리, 조합공동체 소나무
정병호(1999), 한국의 전통춤, 집문당
채희완(1983), 집단연희에 있어서 예술체험으로서의 신명, 청주사범대학교 호서문화연구소, 호서문화논총 제2집

2012. 06.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