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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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픽업스테이지 ‘스텝업(STEP UP)’
2018.8.1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은 픽업스테이지 ‘스텝업’을 오는 9월 6~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018 안무 공모 프로젝트 ‘스텝업’은 안무 공모에서 선정된 기존 창작물에 국립현대무용단의 안정된 제작 시스템을 지원, 보완 작업을 거쳐 완성도 높은 레퍼토리로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스텝업’을 통해 국내 안무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창작 활동을 유도함으로써 현대무용의 새로운 방향성과 다양성을 탐색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2017년 12월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총 68개 작품이 응시, 1차 서류전형과 2차 인터뷰 심사 그리고 3차 쇼케이스 심사까지 거쳐 최종 세 안무가 배효섭, 이은경, 정철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미 완성도를 갖추었다 판단되는 작품은 배제하고 ‘제작 과정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 국립현대무용단의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이 함께할 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 우선으로 선정됐다. 최종 선발된 작품은 향후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레퍼토리로 발전하여 국내외로 유통될 예정이다.

2018 ‘스텝업’ 안무 공모를 통해 최종 선발된 배효섭, 이은경, 정철인 세 안무가는 각양각색의 주제와 고유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인다. 배효섭은 〈백지에 가닿기까지〉에서 자기 자신과 무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이은경의 〈무용학시리즈 vol.2: 말, 같지 않은 말〉에서는 2006년 벨기에 파츠 P.A.R.T.S. 유학 시절 안무가가 받은 서술형 평가서(Teacher's Report)의 텍스트를 중심으로 안무가 및 무용수들이 들었던 과거의 사실적 언어와 현재의 몸의 언어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알아본다. 정철인의 〈0g〉은 ‘낙하운동’의 물리적, 본질적 특성에 보다 집중하여 힘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운동성을 실험한다.



배효섭은 〈백지에 가닿기까지〉에서 자기 자신과 무대를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마주한다. ‘나에게 익숙한 이 움직임은 왜,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러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극장 무대의 보편적인 구조나 성질이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두 가지 질문에서 출발하여, ‘나’와 ‘나의 극장’을 탐색해본다.

작품의 시작은 사슴으로 추정되는 동물의 사체가 박테리아나 구더기, 개미 따위에 의해 부패하고 분해되는 과정과 흔적도 없이 소멸되어 없어진 결과를 타임랩스로 편집한 영상을 본 이후이다. 그 동물의 사체는 어느 늑대의 뱃속에 소화되어 에너지가 되고 개미와 같은 작은 생명의 일부분이 되었으며 구더기와 미생물들의 양분으로 환원되었을 것이다. 이 동물의 죽음이 보다 넓은 동물계로 환원, 확장시켜 준 것처럼 안무가는 본인의 작업도 분해되고 해체되어 보다 넓은 세계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작품의 콘셉트는 ‘비어있음 Blank’ 이다. 안무가 본인이 무용수로서 가닿은 허무와 무대의 전형성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공허와 허무가 아닌 잘 해체되어진 상태에 가닿고자 하는 것이다.



안무가 이은경의 이번 작품 〈무용학시리즈 vol.2 : 말, 같지 않은 말〉은 2016년 국립현대무용단 ‘안무랩-여전히 안무다’ 초연작 〈무용학시리즈 vol.1 : 분리와 분류〉와 맥을 잇는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벨기에 파츠 P.A.R.T.S. 유학 시절 안무가가 받은 서술형 평가서(Teacher's Report)의 텍스트를 중심 소재로 한다. 안무가 및 무용수들이 들었던 과거의 사실적 언어와 현재 몸의 언어는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알아본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춤을 불특정 다수가 보게 된다. 이때 내가 본 것과 네가 본 것이 다르기도 하다. 이것의 다름이 드러나는 시점은 눈으로 본 것을 입으로 이야기하는 순간, 즉 본 것의 차이가 말하는 것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러한 본 것의 차이 그리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까? 결국 앎의 차이인가? ‘추다, 보다, 말하다’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개인에게 각인된 강렬한 경험에 의해 결과물이 다르게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작업을 진행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추다, 보다, 말하다’가 어떠한 관계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고 ‘춤을 보고 우리는 무엇이라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더 넓게 탐구하고자 무용수들의 생생한 경험을 수집했다. 이로 인해 자신이 무용을 바라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쳤을 사실적 언어의 기억을 더듬어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에 대한 체화적 접근과 반응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한다.



안무가 정철인은 2014년 〈자유낙하〉 초연 당시 안무의 토대로 사용한 ‘낙하운동’의 물리적, 본질적 특성에 보다 집중하여 힘의 원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운동성을 실험하는 〈0g〉을 선보인다. 속도, 리듬, 무게감의 다이내믹한 균형-불균형의 반복은 신체 부위부터 오브제, 움직임 전반에 밀도 있게 녹아져 누구나 체감할 수 있지만 예측 불가한 감각적 무대를 선사한다.

작품의 전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중력의 힘을 이겨내고자 한다. 직진 운동의 달리기가 원심력 또는 구심력을 만나 끌어당기게 되면 중심축을 중심으로 원운동을 하게 된다. 이는 지구의 중력이 있는 물체를 직진으로 던졌을 때 끌어당기는 중력의 힘을 이겨낸다면 땅에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원운동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유 낙하와 원운동과의 관계성을 원심력을 이용한 놀이의 형식으로 낙하운동을 나타낸다.

두 번째, 중력을 거부하지 않고 순응한다. 본격적인 떨어짐의 실험이다. 사과의 떨어짐을 시작으로 팔, 다리 등 모든 신체를 이용해 중력을 거부하지 않고 떨어지는 움직임의 반복적 행위와 조금씩 변화되는 속도 및 리듬을 나타낸다.

세 번째, 무중력에 다가간다. 앞서 중력을 이겨내거나 또는 순응하는 지속적인 운동성의 실험을 토대로 서로간의 신체균형을 통해 무중력 속 인간의 모습을 현실화 해본다. 자유낙하의 떨어지고 있는 상태 즉 공기저항을 받지 않고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형상화하며 제목처럼 0g, 무중력의 무게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연작 〈자유낙하〉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시시포스의 모습을 모티브로 한다. 시시포스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떨어짐의 반복에서 우리 삶과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신화 속 시시포스의 행동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시포스의 행위 자체에서 영감을 받아 ‘낙하운동’의 원리를 움직임에 활용했다. 이번 〈0g〉에서는 듀엣에서 네 명의 무용수로 확대 구성하여 극대화된 움직임을 실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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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픽업스테이지 ‘스텝업(STEP UP)’
http://www.sacticket.co.kr/SacHome/perform/detail?searchSeq=36121
2018.9.6(목)~9(일) 평일20시/주말15시(총4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 프로그램
─〈백지에 가닿기까지〉
 안무 배효섭
 출연 배효섭 임종경 정한나
─〈무용학시리즈vol.2:말,같지않은말〉
 안무 이은경
 출연 이은경 최경훈 신재희 이재윤 김경민
─〈0g〉
 안무 정철인
 출연 정철인 류지수 정중근 문경재

소요시간: 110분(인터미션 포함)
관람연령: 초등학생 이상
관 람 료: R석 3만원 / S석 2만원
제작/주최: 국립현대무용단 02-3472-1420 www.kncdc.kr
예 매 처: 예술의전당SAC티켓 02-580-1300, 인터파크 1544-1555

20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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