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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2018.11.1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는 올해로 11년을 맞이하는 공연예술 지원 사업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을 12월 21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선보인다.

올해는 장르별로 연극 7편, 무용 9편, 창작뮤지컬 3편, 전통예술 3편, 창작오페라 2편, 총 24편이 선정되었다. ‘올해의 신작’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예술위의 대표적인 지원 사업이다. 2017년부터 전문가심의와 함께 관객평가단 제도를 도입하여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맞췄다. 최근에는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 신작’ 선정작인 무용단체 고블린파티의 〈옛날 옛적에〉가 대만 가오슝 웨이우잉국가예술문화센터에서 공연을 이루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선정작인 창작뮤지컬 〈레드북〉도 2017년 초연, 2018년 재연까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창작뮤지컬 〈레드북〉이 ‘미투’라는 동시대의 화두를 정면으로 다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처럼, 올해의 신작들도 현대상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분노 오디션’ 프로그램을 소재로 거대한 권력 앞에서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묘사한 연극▲분노하세요! (연출:이은준, 극단 파수꾼), 전통 관례를 통해 현재 ‘결혼’의 의미, 나아가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무용▲댕기풀이(안무:이경옥, 이경옥무용단), 모두가 평등하게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지만, 결국 게임의 법칙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는 무용▲Hidden Dimension(안무:이나현, UBIN Dance),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의 현실을 담은 창작오페라▲검은 리코더(작곡·지휘:나실인, (사)라벨라 오페라단)가 눈길을 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품도 대기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가미카제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가미카제 아리랑(연출:정범철, 극발전소 301), 흙으로 만든 유일한 우리의 전통관악기인 ‘훈’에 대해 고찰하는 전통예술 공연▲도공지몽-잊혀진 우리의 악기 ‘훈’(총감독:서형원, 음악감독:송경근)을 준비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극작하여 몰입도를 높인 작품들도 있다. 연극▲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연출:박선희, 프로덕션IDA)은 한국 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의 배소고지에서 벌어진 양민학살 생존자의 구술기록을 토대로 창작되었다. 여성 최초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받은 마리 퀴리를 화자로 라듐 발견이라는 빛나는 업적 뒤에 가려진 위험한 진실을 목도한 마리 퀴리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창작뮤지컬▲마리 퀴리(연출:김현우, 라이브(주))와 현대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싼 70대 노파의 30년간의 재판 이야기를 다룬 창작뮤지컬▲HOPE-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연출:오루피나, ㈜알앤디웍스)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특히 여성을 화자로 내세운 창작뮤지컬 마리퀴리와 HOPE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줄 예정이어서 창작뮤지컬의 주 관객층인 여성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독특한 시점으로 공연을 바라보는 작품도 있다. 연극▲세기의 사나이(극작:차근호, 극단 명작옥수수밭)는 무대에서 보는 한권의 만화책이다. 기네스북 공인 최장수 기록을 경신한 125세의 박덕배의 삶 속에서 우리의 비극적 근현대사를 재미있는 만화적 스펙터클로 표현한다. 무용▲소극적 적극(방향제안:임진호, 고블린파티)은 무용 마니아, 나아가 오타쿠적 성향을 품은 관객에게 억누름을 분출시킬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무용▲Nutcrusher(안무: 허성임)는 여성의 신체화, 상품화, 몸이 조작되는 여러 가지 각도를 제안하고 탐구하는 과정이다.

특별한 배경 설정에 주목한 작품도 있다. 연극▲하거도(연출:최용훈, 극단 작은신화)는 ‘섬’이라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모습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려낸다. 1964년 섬에 세워진 발전소 덕분에 발전을 거듭하지만, 그곳은 실제 강제 노역을 위한 거대수용소로 변모해간다. 연극▲비명자들1(작·연출:이해성, 고래)은 총 3편 중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껍질만 있는 좀비를 뜻하는 ‘비명자들’의 고통을 그려낸다. 그들은 가해자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로서, 그들의 비명을 통해 사회적 외면과 위로, 공감, 치유를 형상화한다.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작품들도 많다. 연극▲빌미(작·연출:최원석, 극단 인어)는 오랜 시간 이웃으로 살아온 두 가족 간에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거짓과 폭력이 어떻게 괴물 포식자로 변해가는지를 이야기한다. 무용▲변신(연출:류장현, 류장현과 친구들)은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문제적 인물 ‘그레고르 잠자’를 소재로, 자본주의와 물신성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변신할 준비를 한다. 무용▲Down the rabbit hole(안무:최진한, 댄스프로젝트 Tan Tanta Dan)은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혼란과 혼돈의 시기가 왔다는 의미이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욕망에 둘러싸인 진짜 얼굴이 그 민낯을 드러낸다. 관능적이고 무례하고, 폭력적인 환각을 본 작품에서는 몸짓으로 표현된다. 무용▲매스?게임!(안무:장은정, 장은정무용단)은 우리 몸이 집단이 만든 표준관념에 의해 관습적으로 학습되어 온 것을 고찰하고, ‘자유의지를 지닌 고유한 개인성’을 회복하는 여정을 그린다. 전통예술▲생사의_죽음에 관한 삶의 음악(예술감독:강지은,왓와이아트)은 죽음을 생각할수록 일상과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음에 집중하여 슬픔, 죽음에 대한 위로에 관한 삶의 음악을 통해 현 시대에 필요한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창작오페라▲인형의 신전(예술감독·지휘:양진모, 영산오페라단)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상실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사라지는지, 또 그 너머에 만나게 되는 초월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현실비판, 자아비판 등은 창작공연의 주된 주제가 되어왔다. 여기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도 있어서 눈길을 끈다. 무용▲개미(안무:김성민,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는 늘 정해진 패턴과 주어진 일을 당연히 여기는 개미가 모티브가 된다.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개미에 빗대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 창작뮤지컬▲재생불량소년(연출:허연정, 아웃스포큰)은 ‘재생불량이 재생 불가능은 아니야’라는 화두를 던지며 자신의 삶을 이기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사투를 벌이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밖에, 전통예술▲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연출:주호종, 제이유창극발전소)는 판소리계 어벤져스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사내인 동시에 계집이었던 사방지의 비극적 인생을 소리로 이야기 하는데, 박애리, 전영랑, 김준수, 유태평양이라는 걸출한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무용▲평행교차(안무:안애순, 애니메이션: 우메하라 다카히로)는 무용과 영화적 편집기법을 통해 편집·재구성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안애순 프로젝트는 이번 작품을 위하여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으로서 무용을 중심으로 음악, 영상, 애니메이션이 협업하는 실험적 무대를 구성한다.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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