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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2019. 03.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상덕)과 프랑스 현대무용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안무가 조세 몽탈보가 함께 만들어낸 춤의 파노라마 〈시간의 나이(Shiganè Naï)〉가 3월 15-17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시간의 나이〉는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우리 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온 국립무용단과 프랑스 샤요국립극장이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플라멩코·힙합·발레 등 다양한 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독창적 영상을 활용한 환상적 무용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조세 몽탈보가 안무를 맡았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2016년 3월 국내 초연 이후 ‘시간의 나이’는 세계 무용극장의 성지라 불리는 프랑스 파리 샤요국립극장(2016), 크레테유 예술의 집(2017)에 연이어 공식 초청되며 국립무용단의 대표적 컨템퍼러리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6년 6월에는 1천 2백 석 규모의 샤요국립극장 대극장 7회 공연이 연일 매진되는 등 냉철한 파리 관객의 환호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혼합의 미를 노래한다”(프랑스 공연예술지 「라 테라스」),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암시적, 강렬한 리듬 속으로 우아하게 스며든다”(경제전문지 「레 제코」), “온전한 경탄의 순간”(일간지 「르 피가로스코프」) 등 현지 언론의 호평도 잇따랐다.






 

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국립극장




조세 몽탈보에게 ‘전통’과 ‘현대’는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섞이고 공존하는 것이다. 공연 제목은 멕시코 소설가 카를로스 푸엔테스(Carlos Fuentes)가 자신의 1987년 이후 작품을 ‘시간의 나이’라고 분류한 데서 영감을 받았다. 조세 몽탈보는 “이제 고인이 된 작가는 창작자들에게 과거를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내다보라고 권했다”며, 이 작품은 과거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것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시간의 나이〉는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기억’은 새로운 기억을 장착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해체하는 과정으로,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성을 보여준다. 무용수들의 기억에서 온 춤들, 즉 ‘한량무’ ‘부채춤’ ‘살풀이’ 등을 전통복식을 입고 추는 영상이 보이는 동안 무대 위 무용수들은 현대 일상복을 입고 영상 속의 춤을 재해석한 동작을 선보인다. 전통과 창작이 하나의 놀이처럼 서로 차용되고 인용되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창작으로 이어지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무대화한다.

 

2장 ‘세계여행에서의 추억’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서로를 보호해준다는 주제의식이 전 인류에 대한 메시지로 이어진다. 조세 몽탈보의 오랜 친구이자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로 유명한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장편 다큐멘터리 ‘휴먼’의 미공개 영상을 사용한다. 다양한 인종·언어·문화·연령대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하늘에서 바라본 여러 나라의 모습을 담은 ‘휴먼’ 영상을 통해 인류와 지구,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 3장 ‘포옹’은 원시적인 제의(祭儀)에 담긴 욕망을 표현한다. 서양무용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한국 무용수들의 타악 연주와 어우러지게 재해석함으로써 태고의 역동성과 기쁨을 표현한다. 샤요국립극장 공연 직후 “스페인 태생의 몽탈보가 라벨의 음악으로 한국무용수와 함께 해냈다”는 무용계의 평을 받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은 장이기도 하다.

 

한국 전통춤의 깊은 뿌리 위에 조세 몽탈보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이 발현된 영상과 무용이 결합되며 한국 춤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는 작품.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와 굿의 대담한 조화, 화려한 색감과 환상성의 완벽한 만남, 영상과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통과 현대의 유쾌한 충돌이 빚어내는 찰나의 시간 등 기존 국립무용단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감과 경쾌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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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시간의 나이〉

2019.3.15(금)~17일(일) /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3시 

LG아트센터

 

예술감독: 김상덕

안무·무대·영상: 조세 몽탈보

조안무: 윤성철, 조엘 이프리그

안무지도: 장현수, 김미애

음악: 마이클 니먼, 아르망 아마르, 모리스 라벨

영상: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공동제작: 샤요국립극장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관람연령: 8세 이상

소요시간: 70분

예매: 국립극장 02-2280-4114 www.ntok.go.kr *예매 수수료 없음 

2019.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