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광주시립발레단 로맨틱발레 〈라 실피드〉 공연성료
2019. 05.

광주시립발레단(예술감독 최태지)은 제124회 정기공연으로 로맨틱 발레 〈라 실피드〉를 지난 4월 4월 5-7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4회에 걸쳐 선보였다.

〈라 실피드〉는 마리 탈리오니를 통해 발끝으로 서는 예술을 창조시키고, 로맨틱 튜튜를 만들어낸 역사를 가졌기에 발레계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며 〈백조의 호수〉, 〈지젤〉과 함께 발레블랑(ballet blanc, 백색발레)이라 불리어졌다. 광주시립발레단은 22년동안 국내에 공연되지 않던 작품 〈라 실피드〉를 다시 무대에 올려 수준 높은 레퍼토리를 확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3대 발레블랑 전막 공연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예술단체로 자리매김했다.




광주시립발레단 〈라 실피드〉




〈라 실피드〉는 스코틀랜드 농촌에 결혼을 앞둔 제임스 앞에 실피드(공기의 요정)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약혼녀 에피와 눈에 아른거리는 실피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제임스는 결국 실피드를 쫒아 숲으로 들어간다. 둘의 사랑이 무르익어가던 중 제임스는 마녀의 꾐에 빠져 실피드를 날지 못하게 하려다가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 비극적인 장면 뒤로 에피가 제임스의 친구와 결혼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실피드와 에피라는 두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가 전면에 부각되어 있는 듯하지만, 사실상 제임스의 시각으로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가 전개된다고 할 수 있다.

광주시립발레단 〈라 실피드〉는 오귀스트 부르농빌의 안무를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겸 안무가인 안드레이 볼로틴과 한국인 최초 솔리스트 배주윤이 전통에 현대적 재안무와 연출로 선보였다. 안드레이 볼로틴과 배주윤은 볼쇼이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부부 무용가인 만큼 면밀한 협업이 돋보였다. 특히 안드레이 볼로틴과 배주윤은 〈라 실피드〉의 재안무에 있어 부르농빌 버전에서 다소 아쉬웠던 춤을 전체적으로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제임스의 약혼녀 에피의 춤과 역할을 주역 못지않은 수준으로 부각시는 등 드라마성을 강화하였다. 이를 위해 지휘를 맡은 로만 데니소브는 뢰벤스크욜드의 〈라 실피드〉 원래 악보 가운데 여태껏 사용되지 않았던 부분을 추가하거나 순서를 바꿔 선보였다. 이와 함께 러시아 유수 제작진들의 연출과 효과, 화려한 의상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러시아에서 초청한 지휘자 로만 데니소브, 무대디자이너 다리야 바실리에바, 의상디자이너 야코브례바 예카쩨리나까지 합세하여 작품성을 올리는데 주력했다.

〈라 실피드〉의 주역 캐스팅으로는 실피드 역에 강은혜·구윤지·김민영, 제임스 역에 우건희·이기행, 에피 역에 공유민·김진경·전진미·조희원이 열연했다. 2/3이상 신진으로 구성된 다소 파격적인 캐스팅을 통해 광주시립발레단의 신선한 파워와 비전을 관객에게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안드레이 볼로틴과 배주윤 안무가의 다양한 발레 테크닉을 활용한 최고의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국내 발레 최초로 공연 동영상을 유튜브로 생중계하여 화제를 모았다. 실황 중계된 4월 5일 1회차 공연의 실황 중계에서는 조성미(광주시립발레단 게스트 발레미스트리스) 발레 해설위원의 작품해설과 실시간 채팅 및 공연관련 이벤트 등이 더해졌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누적 스트리밍은 4,300회를 훌쩍 넘어서 관객을 계속 만나고 있다. (공연 영상 풀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RvqZ1W2lOco)

한편, 광주시립발레단의 〈라 실피드〉는 6월 23-24일 양일간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2019. 05.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