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Dance Webzine's Eye_ 〈라 베리타〉
비주얼만 나열된 독창성의 부재
장광열/ 춤비평가

서커스와 극장예술과의 만남은 늘 기대된다.
퍼포머들의 곡예적인 움직임이 무대예술의 메카니즘과
어떤 아이디어로 매칭 되고 그 결과물이 만들어낼
새로운 예술적 감흥 때문이다.

홍보과정에서,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무대장막으로 사용된,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을 내세운
〈La Veritá〉는,
그런 점에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La Veritá〉는 그러나, 기대에 못 미쳤다.
무엇보다 〈La Veritá〉만의 독창적인 그 무엇이 약했다.
원형의 커다란 휠, 나선형의 틀 위에서,
공중의 외줄 위에서 행해진, 곡예적인 움직임은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여타의 아트 서커스를 표방한 공연에서
이미 자주 보여 지는 것들이었다.

코뿔소 가면을 쓴 연주자,
목각인형과 목발의 등장은
볼거리와 선명한 이미지 발현에 기여했으나
작품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퍼포머들의 집중력,
그들의 몸과 연기에서의 내밀성은 미진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 경매를
작품의 브릿지로 활용한 시도는
그것을 풀어내고 작품에 용해시키는 과정이 어딘가 어설펐다.

 

 



〈La Veritá〉에서 구현된 미장센은
아트 서커스를 표방한 여타의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기발한 상상력과 이를 새로운 무대예술로 확장시키는
퍼포머들의 순발력, 예술성과 비교했을 때
평균점을 상회하지 못했다.

독창성과 예술성이 뒷받침 되지 못한 작품은
상업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공허할 뿐이다.
이성과 감성의 융합을 통한 감탄과 감동!
공연예술 작품이 예술성으로 무장될 때 그 가치는 덩달아 높아진다.
(장광열/ 춤비평가) 

2017. 05.
사진제공_LG아트센터/Viviana Cangialosi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