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발레단 제180회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2019. 08.

국립발레단은 발레 안무의 거장이라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의 〈백조의 호수〉를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5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백조의 호수〉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아름다운 공주 오데트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린 동화 같은 이야기로 국립발레단은 지난 2015년에 이어 4년만에 〈백조의 호수〉 전막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 세커플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대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제는 어엿한 국립발레단 간판스타로 자리잡은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솔리스트 허서명, 지난 1월 출산 후 7개월만에 복귀 무대를 가지는 수석무용수 김리회와 솔리스트 박종석, 이번 공연에서 오데트/오딜의 데뷔 무대를 선보이는 솔리스트 정은영과 수석무용수 이재우 커플이 그 주인공이다. 또한 악마 로트바르트 역에는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김기완, 드미 솔리스트 변성완, 그리고 코르드 발레 구현모가 로트바르트 역으로 새롭게 데뷔한다.

〈백조의 호수〉는 널리 알려진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 답게 눈여겨봐야 할 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1막 2장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트 왕자가 호숫가에서 처음만나 추는 ‘백조 아다지오 파드되’는 여러 갈라 공연에서도 주로 공연되는 장면으로, 두 남녀의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몸짓이 차이콥스키의 선율과 어우러져 가슴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이 장면은 〈백조의 호수〉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관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명장면이다.

또한, 청초한 백조 오데트를 연기한 여자 주역 무용수가 요염하면서도 섹시한 흑조 오딜로 변신해(1인 2역) 선보이는 표정 연기와 32회전 푸에떼 등 고난도 테크닉이 즐비한 2막 1장 역시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백조의 호수〉는 〈라 바야데르〉, 〈라 실피드〉등과 함께 백색 발레의 대표작으로 불리는데, 이를 증명하듯 한치의 오차없이 정확하면서도 우아함을 선보이는 24마리 백조의 군무와 실제 백조들의 움직임을 모티브로 만들어낸 네 마리 백조의 춤, 세마리 백조의 춤 역시 작품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무엇이 다를까? 크게는 2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악마 로트바르트가 타버전에 비해 비중 있게 다뤄진다는 것과 흔히 알려진 결말과 다르게 해피엔딩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인간에게 내재된 선과 악의 본성을 표현하고자 악마 로트바르트의 역할을 더욱 부각시켜 재탄생 시켰다. 1막 후반에 등장하여 왕자와 악마가 함께 동행하며 추는 ‘그림자 춤(The Shadow Dance)’은 다른 버전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으로 로트바르트가 단순한 악마가 아닌 왕자의 또 다른 내면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두 역할이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극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 〈백조의 호수〉는 크게 두가지의 엔딩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잘 알려진 비극버전은 왕자의 배신에 절망한 오데트 공주가 호수에 빠져 죽고 왕자 역시 뒤따라 죽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진정한 사랑이 운명을 이긴다.’라는 해피 엔딩을 선택하여 관객들에게 행복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백조의 호수〉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인만큼 주역 발레리나라면 꼭 한번은 욕심을 내고 싶은 역할이 바로 이 오데트/오딜이다. 가냘픈 백조 오데트와 요염한 매력을 지닌 흑조 오딜의 상반된 연기를 표현해야 하는 동시에 발레리나 최고의 테크닉인 32회전 푸에테 등 고난도 동작이 넘쳐나는 이 역할은 섬세한 연기와 안정적이며 뛰어난 테크닉 모두를 겸비한 무용수만이 거머쥘 수 있는 역할이다. 이번 공연의 첫 시작은 국립발레단의 간판스타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수석무용수 박슬기가 나선다. 섬세한 감정표현과 화려한 테크닉을 모두 갖춘 박슬기가 4년만에 다시 올리는 〈백조의 호수〉에서 얼만큼 더 성숙하고 깊어진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박슬기는 지그프리트 역을 맡은 허서명과 호흡을 맞춘다.

두 번째로 나설 백조는 2019년 1월 출산 후, 7개월 만에 복귀무대를 가지는 수석무용수 김리회다. 김리회는 왕성하게 활동하던 2018년,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마지막으로 전막 무대를 떠났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닌 임신. 2013년 배우 출신 사업가 강도한과 결혼한 김리회는 결혼 6년만에 어여쁜 딸을 얻었다. 출산 후 정확히 100일만에 연습실로 돌아온 그녀는 여러 언론매체의 인터뷰에서 “다시 발레를 하게 됐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출산 전 몸의 느낌을 되찾기 위해 연습뿐 아니라 근력운동 등도 2배 이상 하고 있다”며 복귀무대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는 예쁜 딸의 엄마가 된 김리회가 ‘발레리나는 출산 후 무대에 복귀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완벽한 무대를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리회는 솔리스트 박종석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백조는 새로운 얼굴, 솔리스트정은영이다. 〈지젤〉의 미르타, 〈봄의 제전〉 의 마더, 〈마타 하리〉의 콜레트 등의 역할을 맡으며 존재감을 나타냈던 정은영은 탄탄한 테크닉과 더불어 17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시원하고 세련된 춤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국립발레단의 차세대 스타이다. 2018년 〈호두까기인형〉에서 마리 역을 맡으며 전막 주역 데뷔무대를 치룬 그녀가 발레리나들의 워너비 오데트역을 맡아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함께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이미 관객들의 눈은 그녀를 향하고 있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벡조의 호수〉의 또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트바르트 역에는 4명의 남자 무용수가 캐스팅되었다. 수석무용수 이재우, 이번 2019년 입단 8년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김기완, 코르드 발레의 구현모가 이번 공연에서 로트바르트 역을 맡는다.

오데트&오딜과 지그프리트 역은 세 커플이 2회씩 공연하고, 로트바르트 역에 캐스팅된 4명의 무용수 중 김기완과 변성완은 각 2회씩, 이재우와 구현모는 각 1회씩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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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제180회 정기공연 〈백조의 호수〉
2019.8.28(수) ~ 9.01(일)│평일 19:30, 토 14:00&19:00, 일 14:00 / 5일 6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가격: R석 8만원 / S석 6만원 / A석 3만원 / B석 2만원 / C석 5천원 (8.28.(수) 문화가 있는 날 1층석 5만원 / 1층BOX석 & 2층석 3만원 / 3층석 5천원)
예매처: 예술의전당 02-580-1300 sac.or.kr,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ticket.interpark.com
런타임: 145분 (1막 65분 / 인터미션 20분 / 2막 60분)
입장연령: 8세 이상(2013년 1월 이전 출생자)
문의: 국립발레단 02-587-6181

음악: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원작: 블라디미르 베기체프 Vladimir Begichev, 바실리 겔체르 Vasily Geltser
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 Yuri Grigorovich
미술: 시몬 비르살라제 Simon Virsaladze
조명: 미하일 소콜로프 Mikhail Sokolov
지휘: 주디스 얀 Judith Yan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Korean Symphony Orchestra
예술감독: 강수진 Kang Suejin
출연: 국립발레단 Korean National Ballet


2019.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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