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프리뷰] 2013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10월 2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2013.9.1

순수 공연예술축제인 2013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약칭 SPAF_스파프)가 10월 2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개최된다. 올해 SPAF에서는 해외 유수의 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

격렬한 춤으로 승부하는 거장 빔 반데키부스(Wim Vandekeybus)가 이끄는 벨기에 울티마 베즈(Ultima Vez)의 데뷔작 <왓더바디(What the body does not remember)>(10/25-26,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가 SPAF의 폐막작으로 초청됐다. 이 작품은 빔 반데키부스의 1987년 데뷔작. 작곡가 티어리 드 메이(Thierry De Mey), 피터 베르미어쉬(Peter Vermmersch)와의 공동작업으로 ‘춤과 음악의 잔인한 대결’로도 불린다. 인간의 육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이 공연은 2013년 버전으로 새롭게 재안무되어 한국 관객을 찾는다.

춤, 문학, 여행에서의 영감을 다큐멘터리적 성향으로 접근하여 안무에 적용하고 있는 프랑스의 라시드 우람단(Rachid Ouramdane)이 2012년 <먼...(Loin...)>에 이어 올해에는 <스푸마토(Sfumato)>(10/12-13,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를 갖고 SPAF를 찾는다. 라시드 우람단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제롬 벨(Jérô̂me Bel), 보리스 샤르마츠(Boris Charmatz), 크리스티앙 리조(Christian Rizzo)와 함께 세계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프랑스 현대무용 최고의 안무가 4인방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베트남 기후난민에 대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적인 회화기법 ‘스푸마토’에서 영감을 얻어 ‘라인이나 윤곽 없는 연기처럼’ 몸의 경계를 희석시키는 무대 표현을 만들어냈다. 8분간 무대 위로 쏟아지는 폭우는 수면 무대를 만들어내고,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엄청난 회전력을 뽐내며 춤추는 무용수의 기술이 압권이다. 2012년 리옹 비에날 드 당스(Biennale de danse de Lyon) 초연, 2012년 떼아트르 드 라 빌(Théâtre de la ville Paris)에 초청된 바 있다.

일상적인 재료들을 기술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독특한 퍼포먼스로 발전시켜 온 피아 메나르(Phia Menard)의 <푄의 오후(L’après-midi d’un Foehn)>(10/19-22,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와 <소용돌이(Vortex)>(10/19-22,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 받고 싶은 관객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은 회전하는 바람과 일상적인 오브제를 사용하여 만든 시리즈(series)로, 2011년 초연하여 최근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히트작이다. <푄의 오후>는 비닐봉투, 코트, 우산 같은 일상적인 오브제가 여러 대의 회전 선풍기 바람에 의해 생명력을 부여 받으며 4.5m의 트랙 안에서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춘다. (작품 제목의 푄(Foehn)은 산악지대에 부는 더운 바람을 뜻하는 말로, 목신(Faune)과의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한 언어유희이다.) 바람을 이용한 또 다른 퍼포먼스 <소용돌이>는 존재의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서커스 무대를 연상시키는 원형무대에서 선보이는 신비로운 소용돌이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두 작품 모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 위에 설치되는 100석의 객석으로 둘러싸인 원형무대에서 공연된다.

한중일 3개국 공동 프로젝트 <축언(祝/言)>(10/25-26,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의 공연예술총감독인 하세가와 고지(長谷川孝治)를 중심으로 각 국의 배우, 무용수, 음악가, 사진작가 등이 모여 공동으로 제작한 새로운 작품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과 이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들을 무대 위에 드러냄으로써 한중일의 미래와 예술인으로서의 사명을 이야기한다. 2013년 가을부터 한중일 총 8개 도시(아오모리, 대전, 서울, 전주, 북경, 상해, 센다이, 도쿄)를 순회하면서 공연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앙상블 시나위, 정영두, 극단 골목길이 참여한다.

무용부문 국내초청작품에서는 30대 안무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신창호, 김보람이 각각 신작 과 <인간의 리듬>을 소개하며, 여성 안무가의 대표 주자 윤푸름과 차진엽이 각각 <존재의 전이>와 <Rotten Apple>을 공연한다. 해외파 장수미와 허성임의 우정으로 만들어진 무대와 판소리를 재구성한 이혜경의 <꼭두질>도 무대에 오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2010년부터 한국공연예술센가 주최하게 되면서 국내 공연 자막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국내 공연예술가들이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네트워크 허브로서의 기능을 모색해왔다. 특히 올해는 공연을 위해 방한하는 프랑스 파리 ‘떼아트르 드 라 빌(Théâtre de la ville)’과 파리가을축제의 예술감독 엠마뉴엘 드마르씨-모타(Emmanuel Demarcy-Mota)와 미국 뉴욕 ‘빌더스 어쏘시에이션(The Builders Association)’의 연출가 겸 예술감독 마리안 윔즈(Marianne Weems)를 초빙하여 10월 4일과 5일, 이틀간 대학로에서 공연예술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해외 주요무대 진출, 해외 극장 프로그래밍 전략 등의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댄스컬렉션 & 커넥션은 신진 안무가들의 경연을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더불어 연출가, 안무가와 만나는 예술가와의 대화를 해외 초청 단체 뿐 아니라 국내 초청 공연에 대해서도 확대할 방침이며 비평 활성화를 위한 젊은 비평가상을 운영함으로써 국내 공연예술계가 학술적으로도 탄탄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티켓은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 등의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해외초청작 9편을 모두 예매할 시에 50%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마니아 패키지도 한정 판매한다. (문의 02-3668-0100, http://www.spaf.or.kr)

사진제공_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2013.9.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