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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호디딤무용단 〈무위〉
2019. 11.

무용가 국수호가 2018년 고희를 맞으며 구상한 〈無爲〉(무위)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에 선정되어 2019년 12월 10-11일, 다시 한 번 세종S시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국수호는 35년간 안무가로 활동해 오면서 대형 안무작품 40여 작품, 소품 300여 작품에 이를 만큼 세대를 초월하여 한국창작무용계에서 독보적인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역사와 동양적 세계관을 담아낸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매 작품마다 수년에 걸친 자료 수집과 고증, 연구를 통해 무대작품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창작으로 이어왔다. 이번 작품 〈무위〉 또한 우리 몸과 춤에 깃든 동양적 사고와 정서, 그리고 자연을 담아내는 몸으로서의 춤이라는 화두를 작품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자의 도덕경을 비롯하여 다층의 동양철학과 사상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국수호의 무위(無爲)의 춤은 소중한 전통을 찾고 배우고 그것을 그냥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미새보다 더 높게 더 가볍게 날아오르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끼 새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는 어미새의 자애로움이 묻어있는 춤이다. 전승과 창조의 춤을 동시에 추어 온 한 인간의 신체지도로서, 춤 예술이라는 우주 속에서 한국문화와 역사의 폭을 한층 더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파워로 표현해 낸다. 

 

〈무위〉는 자연과 만나는 인간이란 큰 주제를 자연스럽고, 소박하고, 미니멀한 춤으로 풀어내어, 동양적 사고에 기인한 세계성과 몸의 질서를 이야기한다. 참여하는 무용수들 개개인의 춤 언어를 충분히 살린 안무구성과 자연을 만나는 듯한 음악으로, 공연을 보는 내내 안무가가 이야기하는 無爲自然(무위자연)의 춤 속에 푹 빠질 수 있다.

 

35년이라는 세월을 치열하게 창작자로 살아오면서 무용가 국수호는 어느 한 순간도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정서, 그리고 동양의 사상과 철학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것을 멈추지 않아왔다. 더불어 몸이 우주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자연의 기운과 에너지의 흐름을 춤추는 몸이라는 오브제에 담아내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번 작품을 소극장에서 올리는 이유도 춤추는 몸의 질감과 에너지를 관객과 가장 가까이서 함께하고 싶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70세를 맞으며 창작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많은 욕심과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점점 더 미니멀하고 담백한 미학으로 빠져 들어가는 본인의 현재의 예술세계를 화려한 세트와 장치 없이 진솔하게 관객과 이야기하고자 35년 만에 소극장이라는 무대공간을 선택하였다. 또한 35년 전 안무자로 세상과 처음 만난 데뷔 무대로서의 소극장이라는 무대를 다시 만남으로써, 춤창작자로서 또 다른 실험의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

 

국악계에서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강상구(작곡), 유경화(타악), 김준수(소리), 이소연(소리) 그리고 무용계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젊은 예술인 조재혁, 장혜림 등 세대와 장르의 간극을 넘어 다양한 색깔의 예술세계와 협업한다. 

 

한편, 무용가 국수호는 1983년 7월 13일 판소극장에서 양성옥, 이홍이, 이지영, 손병우 출연으로 구성된 4개의 작품 〈허상의 춤〉, 〈열〉, 〈상〉, 〈무학동〉 으로 안무자로서 첫 데뷔무대를 가졌다. 당시 평로가 구희서는 “땀이 흘러 구두에 물이 찼다.”라는 작품 리뷰로 130석 소극장에 들어찬 280여명의 관객과 함께한 공연의 뜨거운 열기를 표현하였다. 1983년 창작안무가로 데뷔한 후 1987년 국수호디딤무용단을 창단하고 지난 35여 년 동안 2000여회의 국내외 공연으로 춤꾼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춤을 한국식 극장춤으로 양식화하는데 업적을 남겼다. 더불어 춤극, 춤음악극 이라는 새로운 양식의 극장화로 한국 창작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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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호디딤무용단 〈무위〉

2019. 12. 10(화) ~ 11(수) 화 4시・8시, 수8시 
세종S씨어터 

주최: 국수호디딤무용단
주관: 공연기획MCT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티켓: R석 70,000원 S석50,000원
예매: 세종문화티켓 02-399-1000 인터파크 1544-1555
문의: 02-2263-4680

대본/안무/연출: 국수호
작곡: 강상구
협력안무: 한효림
의상: Mr. LEE
조명: 이상봉
무대: 이도엽
음향: 오진수
사진: 한용운, 박귀섭
영상: 이강일, 김건백
출연: 조재혁, 장혜림, 이민선, 황근영, 김유섭, 백아람, 이민주, 송영림
라이브연주: 이소연(땅의 소리), 김준수(하늘의 소리), 유경화(타악), 유하나루(철로), 신재현(아쟁/철현금), 이승민(생황), 강상구(피아노)
2019. 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