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제4회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심포지엄
2019. 12.

사단법인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제4회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의 연계행사로 “세계 춤 페스티벌을 찾아간다!”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었다. 12월 7일(토)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동 캠퍼스 무용원 2층 CAP 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현대무용진흥회 관계자, 무용수, 안무가, 기획행정가, 연구자, 비평가, 무용전공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심포지엄은 하정애(SCF 예술위원, 국립현대무용단 이사장)가 사회를 맡았다. 김채현 춤비평가, 최병주 SAI 댄스페스티벌 예술감독, Vadim Kasparov OPEN LOOK 페스티벌 감독은 각각 대한민국·일본·러시아의 춤 흐름과 페스티벌에 대해 발제했고, 토론이 이어졌다.




제4회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심포지엄 현장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첫 발제를 맡은 김채현 춤비평가는 “춤 공간의 확장 그리고 관객의 재창조”라는 주제 아래 국내 춤 공간의 확장 현상을 살피고 이에 따라 새롭게 설정되는 관객의 지위에 주목했다. 국내 춤 공간의 확장은 1980년대 뿌리 내린 춤 르네상스, 90년대 레저 사회로의 진입과 축제의 증가, 2000년대 다원예술의 출현과 성장, 공공 재개발 사업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및 포스트드라마의 영향 등과 같은 요인과 연계되었다고 진단하면서 기존 예술무대를 벗어난 춤 공간을 ‘옥내/외 공공 공간, 새 유형의 블랙박스/다원공간, 갤러리, 상업레저공간, 민간소유주택’ 등 7가지 유형으로 분류, 제시했다. 새로운 공간에서 이뤄지는 춤 이벤트는 ‘퍼포먼스’ 양식의 구성이 두드러지고 관객이 이벤트의 ‘참여자’가 될 것을 유도하고 있으므로, 관객과 연관된 개념들을 쇄신하고 새로운 춤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주 SAI 댄스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일본 컨템퍼러리댄스 무용가들의 국제무대 진출”을 주제로 일본에서 이뤄지는 공모에 의한 댄스 컴페티션 및 페스티벌에 대해 발제했다. 1996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요코하마 댄스컬렉션 및 2008년부터 매년 열리는 후쿠오카 프린지 페스티벌, 2014년부터 부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솔로단자(Solo Danza)를 소개했다. 특히 큐슈 국제댄스페스티벌, SAI 댄스페스티벌, 오도루 아키타, HOTPOT 동아시아댄스플랫폼 등 2017년에 시작된 4개의 축제를 설명하면서 최근 늘어난 국제무대 진출 행사가 일본 컨템퍼러리댄스와 젊은 무용가들에게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을 기대했다.
 러시아의 OPEN LOOK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는 Vadim Kasparov 감독은 “러시아 모던댄스 100년”을 발제했다. 1920년대 소련이 고전예술, 발레를 집중 지원한 이래 철의 장막에 가로막혀 모던댄스가 생겨나고 발전할 기회를 상실했다면서 85년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급격한 사회변화가 이뤄졌고 러시아에서도 모던댄스가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30여년 동안 정부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발전의 기회를 찾아 방법을 모색해왔으며 러시아 예술에서 모던댄스는 의미 있는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1990년 시작된 ‘OPEN LOOK'은 러시아 컨템포러리댄스 페스티벌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의 축제로,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의 협력에서 발견되는 상호발전의 가능성을과 국제교류에서 요구되는 파트너십에 대해 피력했다.




제4회 S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심포지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발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 이우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는 지인의 작품이 끝나면 공연종료 전에도 중도 퇴장하는 관객들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고민하였다.
 김성용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일본의 춤 흐름에서 컨템퍼러리댄스와 결이 다른 부토가 한 무대의 경연에 오르는 경우 합리적인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를 질의했다. 일본 댄스컴페티션에서 심의위원 구성에 따라 불공정한 심의결과가 있었던 사례가 제시되는 한편 부토와 컨템퍼러리댄스 경계의 희석, 부토의 국제적 영향력 등이 언급되면서 부토 중심의 논의로 확장되기도 하였다. 이밖에도 한국 컨템퍼러리댄스가 일본 춤계에 끼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의견, 창작자로서 자기 정체성을 갖고 한국적 혹은 현대적인 것이 예술가 자신과 결합되어야만 해외 춤 흐름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현재 러시아 컨템퍼러리댄스의 난관을 뚫기 위해 재능있는 무용인의 해외진출, 해외 유명 안무가 초청 및 레퍼토리 수입 등 전략적인 국제교류가 요청된다면서 러시아 정부지원과 국제교류 현황을 질의했다. 이에 보리스 에이프만의 아카데미에서 일어나는 국제교류의 현재진행 사례가 제시되었다. 컨템퍼러리댄스가 사회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러시아 젊은 무용가와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점차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마무리되었다.
 “세계 춤 페스티벌”이라는 포괄적 주제에서 출발한 심포지엄은 각국의 춤 축제에 집중하여 심도 있는 관련논의로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각국의 축제 현황과 컨템퍼러리댄스 경향을 이해하고 국제교류와 창작에서의 주안점을 공유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2019. 12.
사진제공_한국현대무용진흥회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