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2) 마린스키발레단 초청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김진용 대표
러시아 신동방정책, 블라디보스톡에 마린스키 분관 설치


 


김인아
마린스키 발레단이 오는 11월 내한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마린스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오리지널 버전을 보게 되어 무척 반가운데요. 어떻게 주최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진용 유치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2015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린스키 수석 오케스트라단원들과 함께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직접 연주하는 공연을 초대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발레 공연들과는 다르게 마린스키발레단 공연은 전통을 추구하고 있어 전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동을 받았어요. 그래서 다음날 마린스키 측 담당자를 만나 한국에서 공연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지속해서 설득한 결과 내한공연의 성과를 내게 되었습니다. 

 


이번 내한공연에는 블라디보스톡에 위치한 마린스키 4 극장 소속 마린스키발레단(Primorsky Stage)이 무대에 오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마린스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국내 춤계에 생소할 수 있는 마린스키 4 발레단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마린스키발레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 소속의 고전 발레단으로 우수한 스태프와 전통·전위(前衛)의 양면을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발레단입니다. 푸틴 대통령에 의해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정상 회담(APEC)의 일환으로 블라디보스톡에 분관을 지어 마린스키 4극장 내에도 마린스키발레단(Primorsky Stag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8~20세기는 러시아는 유럽을 중심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했다면, 21세기에는 신동방정책 중심지 블라디보스톡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아세안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 도시인 블라디보스톡에 러시아의 핵심인 문화 예술의 심장 마린스키 4극장을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마린스키 1,2,3,4 극장 예술 총감독 게르기에프는 극장들 간에 아무런 벽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으며, 그에 따라 무용수 교환 등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마린스키(Primorsky Stage)는 러시아 및 국제적인 무용수들로 이루어진 발레단입니다. 단원들은 바가노바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적으로 우수한 발레학교 졸업생들이며, 유리 그리가로비치 콩쿠르 및 국제발레콩쿠르의 수상자들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15명 이상의 발레단원들을 블라디보스톡으로 보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극장 총감독인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마린스키발레단 수석 무용수 울리야나 로파키나, 옥사나 스코릭,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 예프게니 이반체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과 정기적으로 공연을 해 나가며 마린스키 극장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 "마린스키 극동 극장을 통해 신동방정책에 대한 푸틴 대통령님의 깊은 의지를 느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내한공연도 러시아 신동방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한-러 문화교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시는지요?
그렇습니다. 예술은 전 세계인의 공통언어입니다. 문화교류를 통해 양국 간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한국인의 자랑인 김기민과 세계 발레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백조(오데트) 테레시키나를 초대하여 한-러의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조화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무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린스키발레단을 초청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텐데요.
팬들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린스키발레단 공연을 유치하기까지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감명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직접 러시아로 가서 공연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공연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공연장에 오시는 분들은 정말 발레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서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꾸민 화려한 정장을 입고 공연을 보러 오십니다. 그만큼 공연을 보는 동안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느끼시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연금으로 생활하시는 분들은 연금을 몇 개월씩 쪼개 모아서 공연을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분들의 표정은 정말 행복하고 너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마린스키 극장은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인의 삶에 예술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연에 대한 홍보가 없어도 항상 모든 공연이 매진이 되지요. 정말로 홍보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여 홍보 자료가 매우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요청하는 자료를 받기가 상당히 어려웠었습니다.
 
한국의 발레리노 김기민이 주역 지그프리트 왕자로 출연한다는 희소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밖에 국내 발레 애호가들이 눈여겨 봐야할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기민씨는 201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마린스키발레 & 오케스트라 공연 이후 5년 만에 귀국 공연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정확하고 파워풀한 동작과 점프력 회전 속도로 러시아 현지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발레리노인 김기민의 무대를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발레 팬들은 2010년대에 김기민을 만나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 중 가장 사랑 받는 작품으로 발레 교과서와 같은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린스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총 3막 4장 구성으로,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을 한 명의 발레리나가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테크닉과 표현력이 두루 갖추어져 있지 않은 발레리나는 도전하기 어려운 작품이지요. 이번 공연의 최고 관전 포인트는 이 작품의 정통성을 가진 발레단의 최고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라는 점입니다. 러시아 발레리나들에게서 인상 깊게 느낄 수 있는 상체 테크닉인데요.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갯짓하는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을 표현한 움직임들을 유의 깊게 감상한다면 그 재미와 감동이 배가 될 것입니다.
 
출연진들도 화려하던데요. 세계적으로 유수한 발레리나, 빅토리아 테레시키나도 출연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 빅토리아 테레스키나는 물론, 지휘자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Primorsky Stage)의 수석 연주자, 서울콘서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11월 9, 11일은 마린스키 발레단(Primorsky Stage) 수석무용수 이리나 사포즈니코바와 세르게이 우마넥이가 11월 10, 12일은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빅토리아 테레시키나와 김기민이 각각 오데트/오딜과 지그프리트 역을 맡습니다.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한국에서 느껴볼 수 있습니다.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사의 소개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마린스키1 수석무용수 김기민씨와 빅토리아 테레시키나, 마린스키4 발레단을 한국에 알릴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저희 회사는 향후 5년간 마린스키(Primorsky Stage) 내한 공연을 진행 할 것이며,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기획함으로써 양국의 문화예술교류를 활성화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김인아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2017. 11.
사진제공_(주)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