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Dance Webzine's Eye
전미숙무용단 〈BOW〉
장광열_춤비평가
일관됨.
작품의 톤도 작품을 풀어내는 방식도 한 결로 통했다.

인사. BOW
동서양의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행동과 관습.
보편적인 소재는 춤 상품으로도 제격이다.

2014년 초연(20분), 2016년 재연(40분)에 이어 60분 길이로 늘린
이번 작업(9월 9-10일,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 평자 10일 관람)은
미니멀한 공간 구성
차분하고 관조적인 분위기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 구현이 엿보인다.
소재의 보편성은 최대 무용마켓 탄츠 메세의 2016년 쇼케이스 작품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오브제로 사용한 멍석을 연상시키는 작은 깔개와 부채는,
댄서들의 몸의 태, 움직임의 유형을 구획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2인무, 4인무, 8인무에서 댄서들의 춤 태는
소품 없이 출 때 만들어지는 조형미와는 그 차별성이 확연하다.

고개를 숙이며 건네는 인사 동작
무속의 이미지와 연결되는 부채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90도 제 껴 상체를 수평으로 하는 일련의 동작들은,
제의적 분위기로 무대를 감싼다.

현대적인 감각 뒤에 숨겨진 동양적 정서
김재덕의 음악은
지나치게 절제된 움직임의 진폭을 청각의 자극으로 고양시킨다.
남성 보컬과 미니멀 타악,
부채를 든 여성 4인무 조합은 압권이다.
양성(兩性)의 배합, 부채를 활용한 춤의 확장이 음악과 움직임의 시너지로
한껏 날아오른다. 

 


관습적 제스츄어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의 양면성,
안무가의 의도는
전작의 그 흐름을 일관되게 견지하다 보니
늘어난 길이를 다 잡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였다.
같은 톤의
반복되는 정제된 움직임, 미니멀한 시각적 이미지도
시간이 흐르면서 군더더기로 비쳐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17. 10.
사진제공_전미숙무용단/BAKI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