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로나 길찾기: 모므로움직임연구소
재밌는 공간에서 함께 희망을 찾죠
  • 일    시
    2020년 8월 14일(금) 오후12시
  • 장    소
    모므로살롱(서울 성수동)
김인아_〈춤웹진〉 기자



(왼쪽부터) 안겸, 이가영, 이보라미 ⓒ춤웹진




김인아: 〈춤웹진〉은 ‘코로나 길찾기’라는 기획 인터뷰를 지난 8월부터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모므로움직임연구소(이하 모므로)의 안겸, 이가영님과 이보라미 프로듀서를 모므로살롱에서 만나 뵙게 되었어요. 모므로살롱은 안겸, 이가영님이 지난 5월 서울 성수동에 마련한 카페 겸 문화공간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모므로의 활동과 새로운 공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해요.
 최근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어 여건이 갖추어지자 공연계는 거리두기 객석제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관객을 맞이하게 됐지만 상반기까지는 취소와 연기가 상당히 잦았어요. 모므로는 투어와 공연이 많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공연을 보지 못한 것 같고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안겸: 말씀대로 모므로는 투어도 많았고 공연도 꾸준했던 단체였어요. 제이제이브로와 협업으로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추구했고요. 그런데 올해는 공연 계획을 일부러 잡지 않았고 각자 생활에 전념해보자고 했어요. 지금 이 공간, 모므로살롱을 기획하고 준비했기에 애당초 큰 계획을 잡지 않았던 거죠. 다른 아티스트들이 공연이 취소되어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때, 모므로살롱을 만들고 있던 터라 또 다른 힘듦이 있었어요. 하나 계획했던 것은 ‘춘천아트페스티벌’ 공연이에요. 코로나로 인해 현장공연 대신 영상 송출로 진행하기로 해서 최근 가서 촬영했어요.

이가영: 지난해까지만 해도 투어도 많이 다니고 공연도 많았어요. 작품이 소비되고 레퍼토리를 많이 하다 보니 하나의 작품을 긴 호흡으로 갖고 갈 수 있는 작업을 해보자는 얘기를 했었어요. 작년 하반기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를 제 이름으로 지원했고, 선정돼서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하나의 작품을 준비할 수 있게 됐어요. 동시에 살롱을 준비했죠.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와 살롱에 집중하려다 보니 ‘춘천아트페스티벌’을 제외하고 모든 페스티벌에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았어요. 코로나가 터지기 전부터 올해 예술지원사업 공모도 지원하지 않았고요.

이보라미: 모므로움직임연구소에 5명의 멤버가 있어요. 그동안 단체로 공동 작업을 했지만, 올해는 각자가 하고 싶은 거에 관한 생각을 가지려 했어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죠. 그런 시기여서 모므로살롱에 대해서 더 생각할 수 있었고요.

각자의 자율성이 지켜지고 존중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믿기에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단체가 건강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가영: 네. 서로 달라요. 성격도 다르고, 할 수 있는 것도 달라요. 움직임을 빼놓고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다른 경험이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가 있는 거고, 말씀하셨듯이 서로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같이 공연하고 긴 호흡을 함께할 수 있어요.

이보라미: 올해 공모를 지원한 건 없었지만 코로나로 해외 페스티벌이 온라인 송출하는 게 많았잖아요. 작년에 ‘디트로이트 댄스 시티 페스티벌’(Detroit Dance City Festival), 2018년에 이탈리아 Motus company가 주최하는 ‘무브 오프 페스티벌’(Move Off Festival)에 참여했었거든요. 거기서 온라인 송출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이가영: 네. 그때 인상 깊었던 단체들만 추려서 온라인 송출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기존에 준비했거나 준비돼 있는 단체는 공연 대신 영상으로 활동을 이어가게 됐죠. 영상을 통해 국내외에 더 노출되고 알려지게 되는 기회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모므로는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진 않으셨나요?

안겸: 멤버들이 마치 안식년처럼 올해는 각자의 삶과 예술 활동에 집중하자고 한 찰나에 팬데믹을 맞게 됐어요. 최원석과 주하영 단원 같은 경우에는 작업해보고 싶었던 안무가와 같이 작업하고 있어요. 저희는 코로나에 맞춰서 살롱을 좀 더 준비하게 됐고요. 공연과 작품활동에 대해 취소되어 큰일 났다거나 어떻게 대처해야겠다는 고민은 없었어요.

이가영: 그건 아쉬운 거 같아요. 거리두기 객석제를 시행하고 있잖아요. 그나마 대극장은 객석이 많은데 소극장 같은 경우엔 띄어 앉기를 하다 보니 안타까운 거예요. 올해 12월에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를 소극장에서 하는데, 앞서 모다페 경우도 그랬고요. 하는 입장과 보는 입장에서 안타깝더라고요.

이보라미: 공연하는 입장에서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죠. 반으로 줄었으면 회차가 늘어나든지 해서 관객수가 어느 정도 유지됐으면 좋겠는데 안타까워요. 똑같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쨌든 볼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있고 그렇다고 공연하는 날짜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준비하는 입장에선 매우 아쉬운 상황이에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서의 작품은 영상으로 송출될 예정인가요?

안겸: 스트리밍을 한다고 안내는 받았어요.

이가영: 공연예술은 직접 봐야 하는데, 현장감이 확실히 다르니 아쉬워요.

안겸: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미디어와 영상,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게 피부에 와닿아요. 무용이란 장르는 현장감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 생각해요. 순간 드러나고 사라지는 예술이 미디어를 거쳐 보았을 때엔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온도와 다르더라고요. 상반기에 국내 아티스트들의 페스티벌 영상을 봤는데 와닿는 것도 아쉽고 집중도 잘 안 됐어요. 분명히 하나의 장르가 나오는 거 같긴 한데 과연 올바른 방법인가 아니면 어떤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하는 고민이 들어요.

이가영: 신기한 거 같아요. 영화를 보면서 감동하고 공감하잖아요. 무용 영상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지만, 영화처럼 눈물을 흘리거나 감동적이라는 느낌은 아직 없어요. 선입견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이보라미: 옛날부터 오페라나 연극은 실황중계가 많이 있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면 실황을 중계하는 거고 공연예술의 대체재가 될 수 없어요. 무용 영상을 댄스 필름으로 만들어서 다른 장르로서 다른 형식으로 보일 순 있지만, 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 많이 고민해봐야 할 거 같아요. 무대에 있는 걸 찍는다고 해서 그대로 느낄 수 없어요. 영상은 무용 장르의 다변화가 될 순 있지만, 대체재가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해요. 무대예술은 현장감을 떼어놓기 어려워요.

과연 영상이 춤 현장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영상 기법은 무엇인가, 어떻게 촬영감독이랑 안무가가 친해질 수 있을까 등 영상 관련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요. 지금은 여러 가지를 실험하는 단계인 거 같고요.

안겸: 이번 춘천아트페스티벌의 영상은 단순히 퍼포먼스를 촬영하고 스트리밍하는 것을 뛰어넘고자 했어요. 감독님께 기획의도서부터 작품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니 ‘팔로잉으로 들어가서 이렇게 구현하면 어떻겠냐’ ‘이때는 색감을 흑백으로 처리하면 어떻겠냐’는 등 여러 피드백을 주고받게 되더라고요. 퍼포먼스를 3~4번 촬영했는데 같이 모니터링하면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고 현장에서 변경한 것도 있어요.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어요. 플랫한 공연 영상이 아니라 하나의 드라마처럼 우리 작품의 본질적인 내용에 접근하는 영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죠.

이가영: 결국엔 소통의 문제인 거 같아요. 촬영감독의 일방적인 판단하에 또는 저희가 써낸 작품의도만 확인한 채 즉각적으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 있어야 해요. 이번 촬영은 소통도 원활했고 즐겁게 작업했어요.

언제 어떤 작품이 스트리밍되나요?

안겸: 듀엣 작품 〈사이(Between)〉이고, 8월 21일 금요일 8시 네이버TV 춘천아트페스티벌 채널을 통해 송출됩니다. 춘천아트페스티벌 유튜브 채널의 영상은 8월 30일까지, 이후 비공개 예정으로 알고 있어요.






모므로움직임연구소 〈사이(Between)〉 ⓒ춘천아트페스티벌/이도희




공연 영상을 한차례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고 더는 볼 수 없는 건 아쉽더라고요.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시간을 벌게 됐군요. 다행이에요. 영상 작업에서 소통이 잘 되었다니 더욱 결과물이 기대됩니다. ‘춘천아트페스티벌’은 아티스트 간의 상호 네트워킹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곳으로 알고 있어요.

안겸: 예전부터 모므로움직임연구소는 춘천과 인연이 깊어요. 좋은 기억이 있고 에너지가 좋아서 기회가 되면 매번 참여하려고 해요. 축제 측에서 신경도 많이 써주세요. 크루 팀이 각자 컨택한 작품들이 왔을 때 작품 배경을 궁금해 하셨고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동이었어요. 단순히 일회성으로 공연하는 게 아니라 짧은 순간이지만 소통하는 것들이 생겼을 때 시너지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무대에서도 드러나고요.

이보라미: 기술 스태프 분들과 하는 게 단지 온·오프가 아니라 그 작품을 같이 만드는 거예요. 그게 다르죠.

이가영: 스태프 분들도 항상 같으시니깐 좋더라고요. 얘기할 수 있고요. 극장도 좋아요.

코로나를 겪으며 춤계뿐만 아니라 많은 예술인이 힘들어했어요. 벼랑 끝에 내몰린 생계 이야기도 들려왔고요. 모므로는 특히 살롱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경제생활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안겸: 살롱을 만들면서 사실 금전적인 부분이 힘들었죠. 그 전에 저와 이가영 씨는 의류회사에 다녔어요. 살롱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는 예전에 모므로움직임연구소에서부터 나왔어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시어터를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어요. 그런 상상만으로 원동력을 갖고 작업을 해왔지만 더는 상상만 할 수 없었죠. 의류회사를 퇴사하면서 시어터는 아니지만, 카페이자 공간을 만들자고 했어요. 아무래도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 못 하죠.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목수 선생님과 저희가 반셀프로 인테리어를 했어요. 그럼에도 지출이 컸고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마음도 상처받고… 모든 게 복합적으로 힘들었죠. 그러다 보니 인테리어 작업하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이보라미: 오픈 시기가 5월 초였어요. 이태원 사태가 터져 고비였을 때였죠.

이가영: 코로나를 개의치 않고 이 공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열 사람 중 아홉 사람은 안 될 거라고 만류했어요. 이런 콘셉트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더러 코로나로 사람들이 다니지도 않고, 극장도 폐쇄했는데 이런 공간에 오겠냐는 거죠.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저는 ‘왜 안 되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실 카페에서 열리는 예술활동을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요즘 카페에서 열리는 연주나 전시가 많아요. 무용과 퍼포먼스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이 시대에 전혀 없는 콘셉트는 아니잖아요. 단지 무용이 비주류일 뿐이죠.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볼 수 있겠냐는 뉘앙스로 물어보시면 특출난 것도 아닌데 안 되겠느냐는 답을 드리곤 했어요.

준비 기간 동안 부정적이었던 분들은 모므로살롱이 완성된 후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안겸: 여전히 염려하는 분들도 있긴 한데 공간이 완성되고 보러왔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던 거 같아요. 이쁘다, 특이하다, 콘셉트도 콘텐츠도 재밌다 하세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이가영: 모므로살롱은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실질적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 같아요. 결과물이 어떻든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모므로살롱




모므로살롱의 공간 콘셉트가 독특해요. 원목의 따스함도 느껴지고 고풍스럽고 이국적이네요. 공간을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다면요?

안겸: 가장 중요했던 건 평수였어요. 인테리어보다 평수가 제일 중요했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니까요. 인테리어는 저희가 〈사이〉라는 작품으로 슬로바키아를 갔을 때 극장과 펍 공간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그곳을 모티브로 했어요. 일층이 펍이었고 지하가 오래된 극장이었어요. 아티스트와 손님들이 맥주와 와인을 마시면서 함께 즐기다가 ‘공연하러 가자’ 하더니 내려가서 공연하는 거예요. 저희도 그렇게 공연했고요.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원래 무대 공연이란 게 딱딱하기도 하고 일상과 다른 공기에서 행해지잖아요. 관객과 퍼포머가 같은 공간에 있지만 분리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요.

이보라미: 물론 무대와 객석의 분리, 그게 공연에 대한 환상을 심어줄 때가 있긴 하죠.

안겸: 네. 저는 평소 그 틈을 좁히고 싶었는데 그날의 기운이 저희를 그렇게 만들더라고요. 퍼포머로서 즐거웠고, 관람자로선 아티스트랑 가까워진 것 같았어요. 공연이 끝나고 맥주를 마시며 이런 극장, 펍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살롱을 준비하면서 그날의 느낌 그대로 인테리어하고 싶었어요. 원목의 따스하고 오래된 분위기, 30평 정도의 공간으로 퍼포먼스가 이뤄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찾았어요. 을지로, 이태원같이 핫한 공간도 있었지만 저희 정서와 안 맞더라고요. 운 좋게 서울숲이 있는 성수동에 왔고 1층에 30평 정도의 공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3층에 공간을 마련하게 됐어요. 슬로바키아의 펍과 같은 느낌의 인테리어를 했구요.
 저희는 처음부터 콘셉트에 대한 방향이 명확했기 때문에 여기서 이뤄질 공연에 대해 많은 상상을 했어요. 처음 살롱을 기획하면서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건 공연이었어요. 푸념 아닌 푸념이지만 공사기간 동안 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어요. 최근 이 공간에서 정철인님이 2회 공연을 했는데 마지막 공연할 때는 그래서인지 뭉클하더라고요. 저마다 와인이나 음료를 한잔 하면서 평안하게 공연을 보는 분위기를 항상 상상해왔는데, 눈앞에 현실이 돼서 너무 뭉클했어요.

손수 모두 준비하셨다니 더욱 애정 어린 공간이겠어요. 이곳에서 앞서 언급된 정철인님의 공연을 비롯해 장르를 불문한 여러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있다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안겸: 아티스트 주간을 통해 예술가 혹은 단체를 집중 조명하고자 했어요. 정철인 주간이 이번 주에 마무리되고요. 다음 주부터는 국악 베이스에 컨템퍼러리 음악을 하는 ‘상자루’라는 퓨전국악팀이 8월 넷째주부터 시작해 8월 22일에 공연할 계획이에요(인터뷰 이후 코로나19 2단계 격상으로 10월 잠정 연기됨). 그 이후에도 무용 공연이 순차적으로 있는데 퍼포먼스도 있고, 무용하는 친구가 사진전을 열기도 해요. 무용인이 퍼포먼스가 아니라 사진전시를 갖기 때문에 흥미로울 거라고 장담해요. 그 친구 주간이 이루어질 때 퍼포먼스도 진행할 거예요. 고블린파티 지경민님이 “극장에서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주변에서 그걸 어떻게 극장에서 하냐는데? 괜찮다면 모므로살롱에서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말들이 크게 와닿았어요. 정철인 주간을 기획할 때 안무자께 이렇게 제안했었죠. 작품의 완성도, 기승전결, 정확한 폼이 있어야 하는 극장 공연으로서의 무게감 때문에 차마 시도하지 못했던 것, 마음 한 켠에 숨겨둔 것을 표출․해소하고 싶다면 이곳이 적합하지 않겠냐고…. 완벽하게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말 표현하고 싶고 무대에서 하지 못했던 걸 모므로살롱에서 하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이보라미: 아티스트가 모므로살롱에서 일회, 단발로 공연하고 끝나는 건 원치 않아요. 원래 있는 작품을 갖고 와서 마치 행사를 뛰듯이 한 번하고 가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고 싶은 게 있지만 극장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것, 너무 날 것이라 내놓기에 창피하거나 꺼려졌던 작업이 있을 테잖아요. 이 공간은 극장이 아니기 때문에 날것이어도 괜찮고 정제돼 있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중에 발전돼서 공연화될 수도, 모티브가 될 수도 있고요. 움직임을 베이스로 하는 안무가, 무용수라 했을 때 반드시 무용 공연으로 결과를 공유하지 않아도 되요. 글, 세미나, 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도 좋아요.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서 계속 사유해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모므로살롱이 아티스트한테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동시에 이곳은 카페 공간이잖아요.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아티스트를 소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요즘 같은 코로나 상황에는 극장가는 게 더 힘들어졌잖아요. 여기서 공연을 한 번 한다고 해서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이 그 공연을 보러 간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에 이곳을 극장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할 거란 말이죠. 아티스트와 이곳에 온 사람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해주고 싶어요. 그 중 하나가 아티스트 취향을 공간에 오롯이 담아보자는 거였어요.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인이 아니라도 내가 좋아하는 관심사에 대한 내용이 올라오면 팔로잉하고 지켜보게 되잖아요. 아티스트의 취향 리스트를 수집해서 아티스트 주간 동안 취향이 담긴 BGM과 즐겨 찾는 영상을 틀어요. 또 아티스트에 대한 키트를 만들어 오시는 분들에게 키트를 보여드리면서 아티스트를 소개하기도 해요. 그 가운데 관심이 생긴다면 아티스트의 예술작업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철인 〈원초적 본능〉 ⓒ모므로살롱




이가영: 미술관에 가면 작가의 연대기가 있고,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 더 알게 돼서 재밌어지잖아요. 마찬가지로 친한 친구의 공연을 보면 안무가의 성향을 알고 있어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작품이 좋든 안 좋든, 여기 오는 사람들이 일반인이든 무용하는 사람이든 이곳이 아티스트에 대해 알게 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왜 이 작품을 만들었는지, 어떤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는지, 평소엔 어떤 걸 하고 취미가 무엇인지… 정말 친한 친구처럼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있으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안겸: 예를 들어 드미트리스 파패와누(Dimitris Papaioannou)가 너무 좋아서 그 사람의 인스타에 들어가요. 이 사람의 작품이 좋지만, 일상도 궁금하기 때문이죠. 평소에 무엇을 하는지,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는 무엇일지 궁금하거든요.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런 걸 물어보고 싶고요. 저희끼리 물어봤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색과 음악이 무엇인지 서로 고민하면서요. 그 시간이 좋긴 하더라고요. 선뜻 대답은 안 나왔지만 나에 대해서 생각을 더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아티스트의 취향에 대한 리스트를 수집한 거예요. 정철인 주간에는 식욕과 관련한 아티스트의 레시피를 보고, 음악 리스트와 영상을 보면서 정철인이라는 아티스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관객들이 궁금한 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아티스트와 편안히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이보라미: 맞아요. 여기에서는 단지 공연만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정철인의 심야식당’이라는 이벤트도 했어요. 선착순으로 4명을 모집해서 정철인님이 요리를 하면서 스몰토크를 진행하는, 색다른 형식의 아티스트 토크예요.

‘정철인의 심야식당’에서 주테마는 무엇이었던가요? 아티스트의 요리 솜씨를 엿볼 수 있나요? 춤과 음식을 연관시킨 것일 수도 있겠어요.

이보라미: 정철인님은 평소 친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걸 좋아해요. 살롱에서 공연한 작품이 〈원초적 본능〉인데 식욕에 관한 내용은 〈원초적 본능의 식욕〉이라는 글로 담았어요. 평소 좋아하는 식당과 자취 레시피 등이 쓰여 있어요. 요리하는 정철인은 아티스트 정철인과는 조금 달라요.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아닌 편한 정철인님의 모습으로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얘기를 나누면 재밌겠다 생각했어요. 아티스트와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여보고자 했어요. 실제 진행하면서 음식을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오신 분들과 정철인님과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어요.

이가영: 앞으로도 아티스트 주간을 계속 진행해서 재밌는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려해요. 아티스트가 공연만 하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재밌는 거 같아요. 이게 소통이 아닌가 생각해요. 아티스트도 사람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 그런 게 좋아요.






모므로살롱 기획 ‘정철인주간’ ⓒ춤웹진




그밖에 모므로살롱에서 열렸거나 앞으로 예정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이보라미: 모므로살롱에서는 아티스트와의 협업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거에요. 앞서 첫 번째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무용수를 위한 몸 상담소’였어요. 많은 무용수들이 오랜 트레이닝과 잦은 부상으로 인해 몸이 아파요. 당장 춤을 추기 힘들 정도로 다쳤을 경우에는 병원이나 재활센터를 방문해 치료를 받지만 정기적으로 다니기는 여러 어려움이 있죠. 전문 병원이 아닌 경우에는 무용수들의 부상을 이해하는 곳도 많지 않아요. 운동선수, 무용수들을 운동처방센터에서 오랫동안 관리해온 PARC팀과 함께 ‘무용수를 위한 몸 상담소’ 1기의 시간을 가졌어요. 무용수들의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에 맞는 운동프로그램을 처방 받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이었어요. 병원이나 강의실 같은 딱딱한 장소가 아니어서 그런지 참가자들 모두 평소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한 사소한 것들도 물어볼 수 있었어요.

이런 프로젝트는 모므로살롱의 자체 기획으로만 열리나요? 혹은 누구나 이 공간을 빌려서 이벤트들을 가져도 되나요? 대관료는 얼마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야 대관 가능한지 궁금해요.

이보라미: 당분간은 아티스트주간을 열고 아티스트의 작업을 보여주는 공연이나 전시는 모므로살롱의 기획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모므로살롱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나면 이후에 대관 등 더 다양한 방식을 생각 중이고요. 공연, 전시 이외의 세미나, 워크숍 등을 이 공간에서 하고 싶다면 대관가능 합니다. 대관료는 시간당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로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달라요.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대관료 확인이 가능하며 모므로살롱으로 직접 문의를 주셔도 됩니다.

모므로살롱에는 부담 없이 편하게 보는 퍼포밍아트 프로그램이 있고, 재미난 게릴라 프로젝트가 열리고, 아티스트를 들여다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 공간 구석구석에 배치되어 있네요. 아티스트와 잠재 관객인 손님이 함께 즐기는 공간인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안겸: 아티스트 취향 리스트를 재밌어 하세요. 정말 좋았던 건 철인님도, 저희도 모르는 일반 고객 두 분이 SNS 홍보글을 보고 공연 보러 오셨던 거예요. 신기했어요. 무용계 아닌 사람들이 온 거잖아요. 여기서 일어나는 것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내고 티켓 값을 지불해서 와주신 거죠. 기적 같은 일이죠.

앞으로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의 방문이 꾸준히 늘어날 것 같은데요. 한편으론, 다른 예술장르에 비해 드물기 때문에 무용인이 만든 공간이 더욱 반가워요.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생겨 대안으로 만들어진 공간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앞의 말씀을 되짚어보면 코로나 이전부터 계획한 곳이었네요.

안겸: 네, 모므로살롱은 코로나 상황에서의 대안공간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 그렇진 않거든요. 코로나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새로운 예술 창구로 계획되었어요. 새로운 작업이 이곳을 통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보라미: 공간을 운영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아쉬운 건 있어요. 공연장과 다르게 공연 중에 커피도 마시고 와인도 마시고 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이에요.

이가영: 관람 인원도 더 받고 싶은데 한정해야 하고 공연 중에는 마스크도 착용해야 하고요. 아쉽죠.

모므로살롱의 영업시간과 가장 인기 있는 메뉴, 가격도 알려주세요.

이보라미: 모므로살롱은 카페로 운영됩니다. 운영시간은 화․수․목․일요일 10~19시, 금․토요일 10시~22시, 월요일은 휴무예요. 아메리카노는 4500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비엔나는 5300원입니다.

이런 공간 마련을 희망하는 무용인이 계실 듯해요.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을 어떻게 조성하셨는지 궁금해요.

이보라미: 모므로움직임연구소의 멤버들은 조경 일, 뮤지컬 등 각자 개인 수입이 있어요. 안겸, 이가영님은 의류회사를 다녔고 두 분의 퇴직금과 모아둔 자금으로 이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안겸: 모므로움직임연구소는 2013년에 창단했어요. 단체 첫 공연은 대관료 지원사업만 선정됐어요. 예술작품 지원에 대한 게 아니라 대관료 소극장 지원만 된 거죠.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회의하면서 의견들이 갈렸어요. 결과적으론 지금이 아니면 못할 거 같다는 의견이 많아서 사비를 들였죠. 저희가 페스티벌에 초청돼 공연해서 받은 페이를 하나하나 다 모았어요. 그때 올린 작품이 〈고백(GO, BACK)〉, 삶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였어요. 과정이 꽤 힘들었어요. 이후에도 각자 삶이 있으면서 예술 활동을 지속하고 있고요. 저희도 의류회사를 통해 모은 돈을 예술로 끌어온 셈이죠. 비영리는 아니지만.






모므로움직임연구소 〈고백(GO, BACK)〉 ⓒ류진욱




이보라미: 그때 당시 고민은 ‘예술을 하면서 예술만으로 밥을 벌어 먹고살 수 있는가’였어요. 단지 물질적인 게 아니라 예술을 대하면서 어디까지 가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였죠. 삶 자체가 그랬었고요.

안겸: 어렸을 때는 그런 거에 대해 너무 부푼 꿈을 갖고 있다가 어느 순간 현실이 됐을 때 너무 이상만 꿈꾸나 상처받기도 하고, 또다시 이상을 꿈꾸기도 했어요. 모므로움직임연구소 사람들을 보면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이에요. 왔다 갔다 하죠. 어느 날은 현실적인 사람이었다가 어느 날은 이상적인 몽상가이지요.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치열한 과정을 거치고, 현실과 이상을 응집한 곳이 바로 여기군요.

안겸: 네. 살롱의 큰 슬로건은 ‘일상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이에요.

이가영: 그래서 춤과 관계없는 ‘영화 먹고 갈래?’란 프로그램도 해봤어요. 요즘 영화를 보고 토론을 많이 하잖아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모임도 의미 있지만 모이는 것 자체에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어떻게 우리화시킬까 하다가 영화에 나왔던 인상적인 음식을 가져와서 테마를 잡고 영화를 보면서 그 음식을 먹었어요. 이게 일상과 예술의 만남이 아닐까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나름대로 재밌었죠.

이보라미: 즐길 방법이 여러 가지 있잖아요. 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 나눌 수도 있지만, 저희의 취향은 재밌게 즐기는 거였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까 궁리하다가 선택한 영화가 〈김씨표류기〉였어요. 영화를 보며 버너를 놓고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어요. 그런 경험 자체가 내 삶의 재미를 주는 거죠.

이가영: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해요. 진행자가 있고 레크리에이션처럼 참여해서 게임하는 방식은 원하지 않아요. 무언가를 꾸며 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억지스럽지 않나 생각해요. 영화 보다가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은 귀가할 수 있어요. 자연스럽고 편하게 일상과 예술이 섞였으면 해요.

공간 유지에서 임차료 등 재정이 중요할 텐데, 평소 재원 확보 전략은 무엇인가요?

이보라미: 카페로 운영되면서 수익을 만들어요. 요즘은 상업적 촬영 혹은 유튜브 촬영 등을 위한 대관 문의가 많이 들어와요.

카페 일일 방문자수, 공연 있는 날의 방문자수는 얼마나 되나요?

이보라미: 평일 약 20~30명이 방문하고 공연 시에는 회당 40~50명이 방문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몇몇 아티스트들이 모므로살롱에 오셨네요. 무용인들 아지트 같아요. (웃음) 이곳에서 여러 예술인들을 만나셨을 텐데요, 코로나로 인해 주변에 새롭게 일어나는 활동이나 변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안겸: 이제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활동하고 국공립, 시립에서도 조금씩 문을 여는 거 같아서 다행이지만, 상반기에는 상당히 힘들었잖아요. 주변의 고충을 듣고 있자면 너무 속상했는데 차근차근 공연이 생기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에요. 댄스 필름, 미디어로 대처하는 행보가 가장 많은 거 같아요. 사회 분위기에 마음을 열고 동참하는 걸 느낄 수 있고, 거리예술을 비롯해 코로나 상황에 대응해 조금씩 활동을 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보라미: 현재는 리서치 작업이 많아진 거 같아요. 개인적인 리서치요. 아티스트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리서치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읽고 소모임을 하는…. 다시 공연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아티스트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 폭발적으로 나타날 거에요. 아주 기대돼요.

안겸: 네, 저도요. 코로나를 겪고 응집된 것들이 한 번에 터져 나왔을 때 무엇이 나올까 기대돼요. 코로나가 모든 이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일상을 예민하게 수용하는 아티스트들의 생각과 작업이 더욱 궁금해져요.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시간이 지나 수면 위로 드러나면 그야말로 대단할 것 같아요. 모므로움직임연구소도 현재 각자의 생활과 예술적인 사고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시기가 지나고 다섯 명이 모였을 때 재밌는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코로나 이후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라 생각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기대되기도 해요. 힘든 시기를 모므로살롱 때문에 이겨내신 건 아닌지 예상되는데, 그동안 잘 지낼 수 있었던 나만의 비책이 있었다면요?

안겸: 사람들이었어요. 모므로움직임연구소를 비롯해 가까이 있는 지인들이요. 저희가 반셀프로 마련한 이 공간은 주변의 아티스트들의 도움이 컸어요. 함께 바닥을 깔고 페인트칠하고 원목 칠하고…. 정말 감사해요.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힘든 시기를 이겨낸 건 사람들 때문이에요. 위로와 격려가 많았기에 이 공간이 완성된 거죠.

이가영: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응원해주는 사람, 결국엔 사람인 거 같아요. 나눌 수 있는 가족, 정말 힘들 때 연락할 수 있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고요. 연락해서 요청할 사람이 누구이고 정말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필요한 사람, 일로 만나는 사람 이외엔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면서요.

코로나를 겪으며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재설정되는 거 같아요.

이보라미: 가깝고 친밀하다는 게 단지 만나야지만 형성이 되는 건 아니었어요.

이가영: 네, 맞아요. 정리뿐만 아니라 친밀해지기도 하고요.

새로운 공간에서 희망찬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코로나블루를 털어낼 수 있었어요. 모므로움직임연구소의 활발한 활동, 모므로살롱의 즐거운 행보를 응원하겠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 이슬기 <춤웹진> 인턴기자

 

김인아

한국춤비평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춤웹진〉에서 무용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창작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에 주목하여 무용인 인터뷰를 포함해 춤 현장을 취재한 글을 쓴다. 현재 한예종에서 무용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 ​ ​ ​ 

2020. 9.
사진제공_춤웹진, 춘천아트페스티벌/이도희, 모므로살롱, 류진욱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