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최자인 〈Sibyl : 시빌〉
2021. 9.

프로젝트 창을 이끄는 최자인이 9월 26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보고 느꼈던 감정을 춤으로 풀어낸 작품 〈Sibyl : 시빌〉을 공연한다.

영어로 쓰인 최초의 현대 시(時)라고 불리는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1922)』는 '죽고 싶다'라는 인용 제사(題詞)로 시작해서, "평화, 평화, 평화"로 끝난다. 특히 안무가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란 구절을 모티브로 의문을 던진다.

한국사회의 산업화·도시화·현대화로 인하여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 노인 인구의 절대 수가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의 고민은 장수 위험성(longevity risk)으로 연결된다.

장수 위험성은 정글 경제를 살아가는 모두를 짓누르고 있다. 장수를 재앙으로 만드는 이 사회에서 장수는 무겁고도 무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어느덧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노인요양시설은 사실상 수용소 수준이며 환경 때문에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까지 불리운다. 죽음을 맞아야만 비로소 퇴소할 수 있는 요양 시설의 노인들은 ‘죽고 싶다’는 희망 없는 외침은 우리의 또 다른 미래이다.

또한, 요양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하는 노인들은 혼자 쓸쓸이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고, 노인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노인 문제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야 하며, 죽음을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안무가 최자인은 일회성의 공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예술가로서 작품을 통해 이 시대의 노인들을 위한 문제를 제기하여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안무가는 비발디 사계 中 ’겨울’과 ’봄’을 메인 음악으로 활용하여, 타악기와 전자미디어 사운드, 생황과 보컬을 이용한 음악적 이야기를 통해 시빌의 모습을 연출했다. 시간과 흐름의 연속성, 계절이 주는 감정선, 잔인한 4월의 묘사를 위한 음악의 구성, 한국무용 움직임과 비보잉의 조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신체의 다양한 표현 등 작품의 감정 스토리텔링을 위한 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한편, 최자인은 2004년 (사)한국무용연구회 신인안무가전에서 데뷔작 〈나무 비린내〉로 안무가상을 수상하고, 2008년 (사)대한무용학회 춤으로 푸는 고전 〈목어〉를 발표했다. 안무 작업 중 결혼 후, 육아로 인하여 잠시 무대를 떠났다가 2016년, 한양대학교 졸업생들과 ‘댄스컴퍼니 한’를, 2018년에는 예술 융합 단체인 ‘프로젝트 창’을 창단하여 새로운 창작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전통없는 현재는 없다’라는 본인의 신념을 바탕으로 창의적, 창발적, 창조적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와 컨템포러리 창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동시대의 사회문제를 소재로 대중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한 지속적인 개발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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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인 〈Sibyl : 시빌〉
2021. 09. 26. (일) 오후 3시 / 6시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주최: 최자인
주관: 프로젝트 창 공연기획 MCT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댄스컴퍼니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협찬: 해피트리요양원
티켓 전석: 30,000원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ticket.interpark.com
티켓링크 1588-7890 ticketlink.co.kr
문의: 02-2263-4680 www.instagram.com/mct_dance

안무 및 연출: 최자인
음악감독: 서희숙
무대감독: 이도엽
조명감독: 김익현
무대디자인: 조일경
의상, 소품 디자인: 고혜영 도은진
사진기록: 옥상훈
영상감독: 이상진
기획: 김세련 한지원 염태선
홍보: 김아리나 함유진 조효진
공동창작 및 출연: 김신아 김소영 이승아 양지수 손무경 한소희 한상곤 최자인
라이브: 조봉국, 박준형

202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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