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부산 한국춤비평아카데미 & 한국민족미학회 춘계학술대회
춤비평과 예술비평
김혜라_춤비평가

 한국춤비평아카데미는 전문적인 춤비평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국춤비평가협회에서 2011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한국춤비평아카데미는 한국춤비평가협회(회장 이순열)와 한국민족미학회(회장 채희완) 공동 주관으로 5월 2일 부산에 있는 카페 ‘봄’에서 열렸다.
 오전에 열린 강좌는 채희완의 「한국춤의 원류와 한류의 수원지를 찾아서」, 이병옥(용인대 명예교수)의 「영남춤의 멋과 맛」으로 진행되었다. 비평아카데미와 연계하여 오후에 열린 2014 민족미학회 춘계학술대회는 <춤비평과 예술비평> 이란 주제로 김채현(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의 「춤의 확장성과 비평의 역동적 언어를 위한 조망」, 김혜라(춤비평가)의 「춤비평에서 분석(Gestalt) 기술(description)의 필요성」, 강성한(부산대 영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의 「한국흥행영화에 정립된 라캉의 주체론-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을 중심으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한국춤의 원류와 한류의 수원지를 찾아서」강좌에서 채희완은 상고대 춤의 원형을삼국지 위지 동이전 마한에 기록된 구절을 해석하였고, 언어 관행 중에 녹아 있는 한국춤의 원형을 짚어보았다. 특히 역사적 맥락과 한국문화의 특질 속에서 우리춤의 움직임과 장단의 원천을 면밀하게 밝히며 춤이 한류의 수원지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진「영남춤의 멋과 맛」강좌에서 이병옥은 생태환경적 관점에서 영남과 호남의 지역적 특색을 비교하며 영남춤의 미적 특징과 그 근원성을 밝혔다. 기후와 지리환경에 따른 춤문화 특징, 역사와 풍속에 따른 춤 특징, 음악적 배경이 따른 춤 특징 그리고 민속춤 유형에 따른 춤 특징을 구분 및 분석하여 현장에서 체득된 풍성한 영남춤의 멋과 맛을 인류학적으로 접근한 강의였다.

 



 사단법인 한국민족미학회 학술대회는 매 해 봄·가을 두 번 개최 되는데 올 해는 민족미학회에서 주관해 온 ‘신인춤제전 20주년’을 맞이하여 춤비평과 예술비평의 다양한 논점으로 조명하고자 하였다. 채희완 회장의 인사말과 함께 참석자들 소개로 시작되었다.

 첫 발제문「춤의 확장성과 비평의 역동적 언어를 위한 조망」에서 김채현은 다원주의적 예술에서 확장된 예술 개념이 비평가의 언어와 역할에서 가능하였음을 설명하며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춤의 확장성과의 연계성을 제시하였다. 춤의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제반 현상들과 증대되고 있는 비평 언어를 짚어 가며 춤비평 언어의 새로운 양상을 논의 한 것이다.
 발표에 이어 이진오(부산대 예술문화와 영상매체학과 교수)토론자는 확장된 춤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난해한 춤을 이해시킬 수 있는 비평의 역할과 확장된 언어에서 전통춤의 언어가 상실되어 가고 있는 점을 질의하였다.
 두 번째 발제문 「춤비평에서 분석(Gestalt) 기술(description)의 필요성」에서 김혜라는 춤비평문이 대중과 춤계에서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춤현상에 대한 게쉬탈트적(형태심리학적) 기술(記述)을 통해 설득력 있는 작품의 해석과 가치평가의 근거를 비평이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포스트 모던이후 시각적으로 더욱 다원화된 컨템포러리 춤 의미를 포착하여 난해한 의미를 분석하는데 게쉬탈트적 접근이 유용함을 제안하였다. 더불어 민족·역사적 관습 속에 내재된 지각 경험이 풍부한 해석적 지평으로 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발표에 이어 송성아(이화여대 박사후과정 연구원) 토론자는 게쉬탈트 심리학이 시지각(視知覺)의 경험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보편적 원리에 기초함으로써 비평적 논의가 객관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실현 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논평하였다. 그러나 발표 본문에서 언급된 ‘총화(總和)된 Gestalt’ 를 지시하는 ‘주제적인 요소’란 용어의 애매성을 지적하며 실제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설정되는지의 구체적인 예시를 질의 하였다.
 마지막 발제문「한국흥행영화에 정립된 라캉의 주체론」에서 강성한은 영화가 관객에게 미치는 다층적인 관계망을 라캉의 주체론으로 설명하였다.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사례를 중심으로 그 안에 내재된 주체를 분석하며, 투명한 선악을 구별하는 각인된 타자성과 현실 속에 삽입된 정체성인 결핍된 운명, 편견과 오만의 환상과 욕망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공포의 체화물로서의 윤리적 주체로 설명하였다. 세 편의 영화 속 주체 안에 숭고의 감정을 일으키는 현장을 라캉의 주체론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어 김충국(부산대 영화연구소 연구원)토론자는 발제문을 통해서 대중의 심리적 욕망의 근원을 읽어보려는 시도로 ‘나’, ‘주체’에 대한 생각과 학술비평적(정신분석학) 접근이 실제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데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의를 하였다. 관객의 이해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학술적인 비평적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 영화 현실과 영화적 내러티브 그리고 편집의 기술과 미장센 등 확장해서 비평이 그 역할을 해야함을 강조하였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채희완은 춤비평에서 게쉬탈트적으로 포착된 춤의 의미와 단토가 제시하는 예술 개념과 맥락에서 확보되는 춤의 의미는 서로 절충되는 측면이 있음을 지적하며 어떻게 비평에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조촐하게 마련된 자리에서 우리춤의 원류에 대한 해석적 지평, 민속춤의 현장적인 특성 그리고 춤과 예술비평의 실제적 문제점을 진단하며 춤 언어의 확장적 가능성을 나누는 자리였다.

2014. 06.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