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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비대면 시대’, 급변하는 공연 환경
송준호_문화칼럼니스트

코로나19 상황이 2년째 이어지면서 ‘비대면’은 문화계를 넘어 일상 전반의 필수 요소가 됐다. 근로와 학업 환경이 가장 먼저 온라인으로 옮겨졌고, 여가와 쇼핑도 자연스레 뒤를 이었다. 공연계를 포함한 문화예술계 역시 지난해부터 비대면으로 전환을 시도했는데, 이는 다분히 코로나19 종식을 고려한 임시방편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의 급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하며 코로나19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연계에서도 비대면 환경에 대한 기존 인식을 재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런 변화는 공연의 창작과 유통, 관람 방식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4차 대유행으로 좌절된 대면 공연으로의 복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서 올해 상반기까지의 매출을 보면 의외의 기록이 시선을 끈다. 최근 5년 중에서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긴(1169억 원) 것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는 980억 원, 그 이전 해는 400억 원을 넘기지 못했다. 물론 이는 전산망 구축 후 유입된 자료에 의한 기록이고, 공연법 제4조 개정에 따라 공연 통계 공개를 의무화한 것이 2019년 6월이라 현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 수치는 아닐 수 있다.




상반기 공연예술 매출 통계 ⓒKOFIS 사이트 캡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수치가 작년 대비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급증했던 올해 상반기에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른 방역 지침 완화 발표 후, 그동안 잦은 공연 취소와 연기로 현장 관람에 갈증을 느꼈던 관객들의 극장행이 빚은 결과로 볼 수 있다. 대면 공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이처럼 폭발력을 보여준 것은 공연계 관계자들에게도 기대감을 주는 부분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장르별로 이 기록을 살펴보면 다른 문제가 보인다. 뮤지컬과 대형 공연장이 매출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뮤지컬의 매출 912억 원은 전체 공연 매출 중 무려 78%를 차지한다. 2, 3위를 차지한 연극(10%), 클래식(9%)과도 격차가 크다. 무용이나 국악 등 다른 장르의 매출 규모는 소수점 이하다. 또 극장 규모면에서도 대극장의 매출이 923억 원으로, 중극장의 193억 원, 소극장의 52억 원과 편차가 크다. 장르별, 극장 규모별 양극화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더 심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뮤지컬’과 ‘대극장’으로 한정되긴 했지만, 어쨌든 코로나19 시국에서 전체 공연 매출의 반등은 그동안 위축됐던 공연계에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방역 조치만 잘 이루어진다면 코로나19의 종식과 별개로 현장으로의 복귀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2천명 대 안팎으로 폭증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그런 기대도 다시 사그라지고 있다. 실제로 개막을 앞둔 공연들이 개막일을 연기하거나 일정 자체를 취소했고, 밤 10시 이후 극장 폐쇄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저녁 공연 시간도 잇따라 앞당겨졌다. 이로써 직장인 관객들의 평일 관람은 사실상 어려워졌고, 매출 감소가 뒤따르고 있다.
 이처럼 ‘극장 관람’이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는 거리두기 시대는 비대면 사회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임을 말해준다. 창작자에게나 관객에게나 공연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장 무대를 영상으로 중계 혹은 촬영, 편집 후 송출하고 이를 소비하는 비대면 방식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물리적인 극장과 무대를 토대로 하는 고전적인 예술의 시대에서 모바일이나 PC를 통로로 하는 공연예술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방식, 공연예술의 미래일까

코로나19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서 비대면 공연의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인 예술과 매개가 되는 디지털 기술의 결합은 공연예술 관람의 개념과 기준에도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비대면 공연을 차세대 공연 양식으로 보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비대면 공연이 현장 대면 공연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많다. 이는 공연이라는 장르의 정체성이자 묘미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벌어지는 공연자와 관객 사이의 상호작용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해 온라인 공연에 대한 관심 고조와 현장 공연의 매출 감소가 맞아떨어지며 현장을 당혹스럽게 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연이 병행된 올해 상반기의 매출 결과는 그런 인식을 불식시켰다. 공연장에 못 가는 동안 관람한 온라인 공연이 오히려 오프라인 공연 관람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비대면과 대면 공연은 경쟁이나 대체 관계가 아닌 서로의 연결고리에 가까워 보인다.




제15회 DIMF 개막행사 스트리밍 화면 ⓒDIMF




 아직까지 비대면 공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스트리밍 형식이다. 실황이나 녹화로 현장 공연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1년 동안 비대면 관람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이 방식으로 공연을 관람할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영상 문화에 익숙한 세대에게 이런 방식은 경제적이고 간편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는 대면 관람과는 별개로 수요층이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예산 확보가 가능한 공연 단체와 극장들은 앞으로 대면 공연과 비대면 공연을 병행하는 운영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현장 공연을 단순히 스트리밍하는 방식과 더불어, 오로지 온라인 관람을 위한 공연 제작 방식도 있다. 이때의 온라인 공연이란 제작 과정부터 영상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퍼포머의 동선이나 무대 구성에 관련한 연출 전반의 철학이 기존의 공연과 달라진다. 단순한 중계 공연이 카메라에 담아낸 장면에 따라 무대 위 세계가 종종 제한되거나 왜곡될 수 있다면, 이 ‘영상 공연’은 영화처럼 정교하게 계산된 동선과 퍼포먼스로 연출가와 영상감독의 의도를 담아낸다. 관객의 시선은 무대 위의 미장센에 고정되지 않고, 화면 속 스펙터클이 보여주는 화려한 변화로 무대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게 된다.
 이처럼 ‘공연’보다는 ‘영상 콘텐츠’에 가까워지는 온라인 공연의 정체성 변화로 인해 향후 공연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은 기획자가 공연을 제작해 관객에게 제공하는 일방적 형태였던 반면, 비대면 공연에서는 궁극적으로 관객의 취향이나 요구가 제작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무리 현장에서 즐겨 관람했던 작품일지라도 온라인상에서 미흡한 방식으로 제작된다면 관객의 외면을 받는다. 일종의 ‘채널 선택권’을 쥐게 된 온라인 관객에게 인터넷 플랫폼 속 공연은 다른 작품들과 나란히 쓰여 있는 하나의 선택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대면 공연 시대의 제작사와 극장들이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게 되는 이유이다. 권력 관계가 역전된 이 상황에서는 기존의 기획과 제작, 유통 방식이 전면 재고될 수밖에 없다.


공연과 영상 사이에서 정체 중인 온라인 공연

비대면 공연에 대한 모든 낙관적인 전망은 대부분 온라인 콘텐츠를 잘 만들 수 있는 예산과 기술을 갖춘 단체에 맞춰져 있다. 그럴 여건이 안 되는 단체나 공연은 현장을 찾지 않는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이미 언론과 평단에서 여러 차례 지적했듯, 예산이 뒷받침되는 소수의 민간단체나 국공립 단체를 제외하면 비대면 공연 시대에 대한 청사진은 뜬구름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소위 부익부 빈익빈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비대면 공연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 정책이 비단 금전적인 것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창작을 이어갈 수 있게 관련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교육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또 온라인 환경에 특화된 저작권 관련 규정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공연은 영상화를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영상 저작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창작자들은 낭패를 볼 수 있다. 급변하는 창작 환경에 발맞춰 예술가들이 자신의 배타적 권리와 적정한 보상 체계를 확실히 인지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이처럼 비대면 공연으로의 전환은 여러모로 번거로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혼란기의 변화는 비주류 장르의 공연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상반기 매출 현황에서 봤듯이 대형 뮤지컬과 기타 장르의 매출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비주류 장르 공연예술의 경우 창작이나 유통 방식에서 더 다양한 관객과 만나는 실험을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영상 콘텐츠가 가득한 ‘손 안의 세계’에 익숙한 시대의 관객에게 어필하기에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비주류 공연들은 접점이 거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비대면 시대의 시작은 이들에겐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매튜 본 컬렉션 중 〈레드 슈즈〉 온라인 공연 ⓒLG아트센터



온라인으로 공연된 2020 SPAF 중 〈보더라인〉 ⓒSPAF




 지금은 모든 것이 과도기 상태다. 작년까지는 해외의 오케스트라나 연극, 무용단의 사례에서 가능성을 찾고 무료 중계로 관심을 모았다면, 올해는 대형 유명 작품을 중심으로 한 유료 결제도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LG아트센터의 고정 후원금,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자율 후원금으로 유료 공연에 대한 가능성을 점검했다면, 이후 뮤지컬 〈모차르트!〉나 〈잃어버린 얼굴 1895〉가 온라인 유료 상연의 포문을 열면서 비대면 공연의 다음 장을 열었다.
 아직까지 온라인 유료 상연을 관람하는 관객의 대부분은 오프라인 공연을 자주 보는 마니아층에 한정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온라인 공연에 대한 일반 관객의 관심은 미미한 편이다. 이는 공연 ‘영상화’에 치중한 나머지 ‘공연’ 영상으로서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결국 현재 온라인 공연이 공연과 영상물 사이의 독자적 장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장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의 특성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창작의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는 비대면 공연들

타인과 물리적인 접촉이 금기시되는 시대는 ‘함께 모여 관람하는 행위’로서의 공연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 9월 24일부터 진행 중인 국립극단의 〈코오피와 최면약〉은 한 번에 한 사람씩만 관람하는 형태의 이동형 공연을 표방하고 있어 화제가 됐다. 1930년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공연장에서 의자에 앉은 채 관람하는 기존 공연 관람의 전형을 배제하며 출발한다. 회현역 인근 서울로7017 안내소에서 출발하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안에서 관람이 끝나는 공연으로, 관객은 이어폰을 이용해 준비된 사운드를 들으며 국립극단을 향해 걷다가 극장 안에서 VR로 펼쳐지는 가상 연극과 만나는 것으로 이어지는 콘셉트다. 30분 단위로 1인씩 출발하기 때문에 관객은 공연 중 극장 안내원 외에는 타인을 마주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비대면 방식이다.






신개념 이동형 비대면 공연 〈코오피와 최면약〉 ⓒ국립극단




이상(李箱)의 소설 〈날개〉(1936)가 주요한 키워드가 된 이 작품은 오로지 모바일이나 PC만을 매개로 하는 기존 비대면 공연의 전형을 깨고 있다. 서울로7017의 시작점인 회현동에는 〈날개〉 속 주요 배경인 미쓰코시 백화점(現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있고, 서울역은 소설의 주인공 ‘나’가 커피를 마시러 들르는 ‘티룸’이 있는 경성역이었다. 안방이나 극장이 아니라 직접 작품 속 세계로 들어온 관객들은 자기 몸으로 이상의 흔적을 좇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1930년대를 재구성할 수 있다. 작품 전체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공연장에서도 배우나 다른 관객 없이 혼자 관람하는 형식이라 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0 제14회 DIMF 개막콘서트 ‘DIMF ON-TACT’
뮤지컬배우 마이클리&DIMF 뮤지컬스타 ⓒDIMF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0 DIMF 개막콘서트 ‘DIMF ON-TACT’를 실시간 시청하고 있는 뮤지컬 팬들 ⓒDIMF




 신체와 공간에 물리적인 거리를 전제로 하는 비대면 공연의 특성을 뒤집어 창작과 유통의 새로운 활로로 삼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얼마 전 행사를 치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다. 사실 비대면 시대로 전환되면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던 것은 공연예술축제들이었다. 일정을 축소하거나 변경하는 형태로 대처할 수 있었던 개별 공연과 달리, 축제는 특정 시기에 현장에서 치러져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진행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했다. 특히 국제 행사의 경우 해외 공연팀의 입국이 어려워진 터라 공연을 위해서는 온라인 전환이 불가피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열린 국제현대무용제(MoDaFe),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대한민국발레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등 무용, 연극, 뮤지컬 축제들은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일부 객석만 제한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온라인 상영으로 소개된 제15회 DIMF 해외 공식초청작 〈수중 왕국의 삿코〉 ⓒDIMF



제15회 DIMF 〈수중왕국의 삿코〉 상영 후 ⓒDIMF




 올해 DIMF는 실황 중계가 단 2편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달리 8개 작품까지 확대하며 온라인 페스티벌로서의 모양새를 갖췄다. 이 중에는 러시아의 〈레이디 해밀턴〉, 〈수중 왕국의 삿코〉, 프랑스의 〈에펠탑〉 같은 공식초청작도 세 편 포함돼 해외 뮤지컬에 대한 마니아들의 갈증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 또 DIMF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신작 뮤지컬을 소개하는 ‘창작지원작’ 5편이 오프라인 공연과 함께 네이버 공연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돼, 현지를 방문하지 못하는 관객들과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었다.
 비대면 방식을 중심으로 재편된 DIMF는 투자와 기술력을 집중해 제작한 공연 영상 콘텐츠를 오프라인 공연처럼 일회성 스트리밍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뉴욕에 본부를 둔 공연 전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Broadway On Demand를 활용하는 ‘DIMF WEEK’다. 10월 7일부터 20일까지(미 동부 시간 기준) 약 2주간 열리는 이 이벤트는 DIMF가 제작에 참여한 창작뮤지컬을 세계에 알리는 프로젝트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못 보거나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을 재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등 DIMF의 지원으로 초연된 신작 5편을 포함해, 한국과 대만의 글로벌 합작으로 화제를 모은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까지 총 6편이다.
 비대면 공연 시대에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DIMF의 노력은 첫 비대면 콘텐츠 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_어둠의 왕국〉에서도 드러난다. 이 작품은 올해로 초연 10주년을 맞은 페스티벌 자체 제작 뮤지컬 〈투란도트〉를 활용한 것으로, 비대면 공연 콘텐츠의 영역 확장을 시도한 것이라 주목할 만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초래한 비대면 사회는 공연예술 생태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팬데믹 원년이었던 지난해는 대면 공연으로의 복귀를 기다리며 그 대체재로 비대면 공연을 대했다면, 올해는 차세대 공연 양식으로서 비대면이라는 코드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중점 사업도 비슷한 접근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대면 시대 예술 창작 미래 환경과 생태계 다양성 제고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기초예술 콘텐츠 창작·향유 기반 조성을 위한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을 47억 5천만 원 규모로 추진 중이다. 기존 공연예술 창작산실 사업 범위도 비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확장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 융합 창작 모델 발굴과 예술 창작 트렌드 선도를 위한 ‘예술×기술’ 융합 창작·제작 프로젝트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도 병행 중이다. 무엇보다 장르와 형태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실험적 창작 활동인 다원예술 창작지원사업도 복원될 전망이다.
 다만 이런 다양한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 확보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005년 문예기금 모금제 폐지 이후 기금 고갈 위기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예술위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해 현실가능한 안을 검토해 적극적으로 공론화할 계획이다.

송준호
문화 전문 기자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서 무용미학을 전공했다주간한국과 한국일보더뮤지컬을 거치며 문화 예술의 각 분야를 두루 취재했다춤과 공연예술의 다양한 변화를 주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대학에서 춤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다.
2021. 10.
사진제공_KOFIS, DIMF, LG아트센터, SPAF, 국립극단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