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대담_ 무용수직업전환국제기구 세계 총회 유치한 박인자
국제 기구 통한 전문 무용수들에 대한 지원 확대

세계 춤 시장에서 한국 춤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연만이 능사가 아니다. 국제적인 춤 기구와 협의체에 가입해 그들과 만나고, 전 세계 춤 관계자들과의 네크워킹을 확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개국 이래 최초의 정부(문화부) 산하 춤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는 내년 무용수직업전환국제기구(IOTPD)의 세계 총회를 한국에 유치했다. 이와 관련 이 기구의 연차 총회에 다녀온 박인자 이사장을 만나 내년 세계 총회와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향방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장광열 : 우선 내년 무용수직업전환국제기구(IOTPD: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TRANSITION of PROFESSIONAL DANCERS)의 총회를 한국에서 갖게 된 것에 대해 축하드립니다. 우리나라 춤계가 국제 기구의 총회를 한국에 유치한 것은 2004년 세계무용연맹(World Dance Alliance)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박인자 : 한국에서의 총회 개최는 사실 지난해 결정이 되었습니다. 이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의 모임을 통해 내년 총회에 대한 여러 사안들을 논의했고 시기 등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은 이 모임에서 결정을 하였습니다.

: 이즈음 들어 한국 안무가들의 국제무대 진출이 늘어나고 있고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무용수들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국제적인 무용기구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이 전부가 아니고 교육이나 정책 등 무용예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한국 춤계의 경쟁력을 그 만큼 강화시켜주는 것이니까요.

: 그렇습니다. 이번 모임에 참가한 분들 역시 최근 유럽 무용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안무가들이나 직업 무용단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무용단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국의 무용수들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을 하더군요.

: 이번 연차 총회는 몇 개국에서 참여했나요?

: 연차 총회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렸습니다. IOTPD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총 8개국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 기구로, 1993년 설립 이후 해마다 개최되고 있습니다.

: 아직 많은 나라가 가입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무용 강국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네요.

: 이번 총회는 이들 8개국 대표와 함께 최근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벨기에와 스페인을 포함 총 10개국이 참가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와 유럽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요. 이번 총회에서 중국이나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기구 참여 확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아시아 무용계와의 소통을 해달라고 주문하더군요.



: 최근 무용을 통한 국제교류에 상당한 힘을 기울이고 있는 타이완 등이 구체적으로 회원국으로 언급된 것을 보면 IOTPD가 국제적인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논의 되었는지 궁금해집니다.

: 회원국별 사업보고와 IOTPD의 정식 국제기구로의 출범 방안에 대해 모색했습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는 우리나라의 사업내용과 홍보자료를 발표했으며, 그간의 사업성장에 대해 참가국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 2007년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출범 이후 네 분의 이사장을 가졌고 2012년 박인자 이사장님께서 부임하면서 예산이 많이 증액되었고 사업 내용도 구체적이고 다양해 졌습니다. 아마도 그런 변화를 다른 회원국들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 다른 나라의 경우 정부 지원보다는 개인 후원자들에 의해 대부분의 재원을 확보하더군요. 캐나다와 스위스의 경우만 정부 지원을 받고 있더군요. 무용예술에 대한 인식에서도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향후 이처럼 개인 후원을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동감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선진 외국의 경우도 무용은 클래식 음악이나 뮤지컬 등에 비해 대중성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더 많은 독지가들이 무용을 후원하지요. 미국의 필립 모리스사 같은 기업은 무용예술의 이런 취약성을 기업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후원하는 예술장르는 배제하고 취약한 무용에만 지원을 함으로써 차별화된 지원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상대적으로 더욱 높였지요.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같은 취약한 예술장르에 대한 상대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회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들이 논의 되었는지요?

: IOTPD의 사업 개발에 관한 것이 가장 많았습니다. 직업전환 이슈에 대한 이해고취, 직업전환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들을 발전시키기 위한 댄스 커뮤니티에서의 역할수행, 전환 프로그램을 설립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룹 기구 및 나라들에 대한 지원 및 자문, 댄서들 스스로 직업전환 과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한 지원, 유네스코나 유럽연합 같은 국제포럼에서 댄서들에 대한 직업전환 이슈를 대변하는 것 등이 그것이지요. 이에 대한 의견들을 교환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지난 일년 동안의 사업내용과 운영 경험들을 공유했습니다.



: 일정이 만만치 않았겠군요?

: 오전 9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연일 회의의 연속이었어요. 모두들 진지하고 IOTPD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더군요. 세계 여러나라의 직업 전환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무용수들의 직업 전환 문제에 대해 오래 동안 많은 연구를 하고 있더군요. 대부분 무용수들의 직업 전환에 대한 교육을 청소년 때부터 시작하고 있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30대에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굉장히 빠른 거지요. 발레학교 등에서 이미 은퇴 후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교육되어 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직업 전환과 관련해 무용과 관련된 것만 생각하는데 외국에서는 전혀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무용수들의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20세부터 10년 동안 주역 무용수로 활동했던 댄서는 지금은 항공기 조종사가 되어 있더군요.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출신의 발레 무용수로 외국의 직업발레단에서 활동하던 무용수들의 남편도 함께 컴퍼니에서 춤을 추었었는데 지금은 한명은 은행원이 되었고, 다른 한명은 기업체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더군요. 이번 총회에서는 어떤 것들이 결정되었는지요?

: IOTPD는 2014년부터 규약을 갖춘 정식 회의체로 출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기구이사로 선출되었습니다. 또한 앞서 말한데로 우리나라는 IOTPD의 회원국 확대를 위해 아시아 국가들에게 센터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등 아시아의 헤드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 내년 총회 일정은 정해졌나요?

: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각국의 주요 무용행정가 및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총회와 더불어 직업전환관련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예정입니다. 매년 개최하는 한마음축제도 이 기간 중에 함께 열어서 전문 무용수들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킬 예정입니다.

: 내년도 사업 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요?

: 현재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에는 2,750여명의 무용예술인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공연 중 발생한 상해에 대한 재활 지원, 무용수와 무용단을 연결해 주는 공개 오디션(댄서스 잡마켓), 은퇴 이후 활동을 위한 직업 전환과 직업개발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운용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될 것입니다. 한국에서 갖는 세계 총회 역시 국제교류의 새로운 창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내실있게 준비해 나갈 겁니다.

2014. 07.
사진제공_(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