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함부르크 현지 취재_ 함부르크발레단 〈카멜리아 레이디〉
과감한 배제, 음악과 춤의 화합
정다슬_<춤웹진> 유럽 통신원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발레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카멜리아 레이디>가 지난 5월 18일 함부르크발레단에 의해 공연되었다. 존 노이마이어는 1973년부터 지금까지 40여년 간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로 함부르크발레단을 이끌고 있다.
 노이마이어는 클래식 발레에 현대적 요소를 조합시킴으로써 그만의 특징적인 발레 언어를 발전시킨 안무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종교 음악과 세계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다수 선보였다. 헨델의 <메시아>, 바흐의 <마테 수난곡>과 <오라토리오>, 모차르트의 <레퀴엠>에 맞추어 안무된 작품들은 함부르크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이며 F.몰나르의 ‘릴리옴’,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 토마스만의 ‘베니스의 죽음’ 등 다양한 문학 작품들을 발레로 각색하기도 했다.
 노이마이어의 안무작 중 알렉상드르 뒤마 2세가 쓴 <카멜리아 레이디>의 각색은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 의해 선보여지고 있는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노이마이어가 장기집권하고 있는 함부르크발레단에서 그가 직접 안무하고 지도한 작품을 본다는 것은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공연은 전석 매진되었고,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공연장에는 남아있는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했다.

 

 

 




뒤마의 유산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잘 알려진 알렉상드르 뒤마 1세의 아들 알렉상드르 뒤마 2세,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마리 뒤플레쉬는 스물 셋의 꽃다운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뒤마 2세가 1848년 그녀를 기리며 발표한 자전적 소설이 바로 <카멜리아 레이디>이다.
 한 사람의 인생보다 더 흥미로운 예술 작품은 없는 것처럼 소설 속 뒤마의 자전적 요소들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1852년 뒤마는 스스로 작품을 5막짜리 연극으로 개작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1853년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만들어냈다. 그 뒤를 이어 1978년에는 존 노이마이어에 의해 발레로 재탄생되었고, 3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랑 받는 드라마 발레 레퍼토리로 자리잡게 되었다.

 

 

 




동백꽃을 든 여인

 

 20세기에 탄생한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에는 볼거리가 넘친다. 그러나 그 ‘볼거리’는 클래식 발레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그것과는 다르다. 클래식 발레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대 미술, 왕자와 공주의 기교, 기하학적인 대형 변화의 코르 드 발레, 작품에 재미를 더하는 디베르티스망은 없다. 대신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쇼팽의 선율, 감정이 뒤범벅된 안무가 그 자리를 채워 넣는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미리 줄거리를 알지 못하면 관객이 쉽사리 따라갈 수 없는 작품이다. 무대의 앞 부분을 계단으로 분리시켜 작품 전반에 걸쳐 앞 부분은 현재를, 그리고 뒤의 본 무대는 기억의 회상을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회상 부분들이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비춰진다는 것도 특이하다. 그리고 이 기억들은 아르망과 그의 아버지, 마르그리트까지 각기 다른 시점에서 재구성된다.

 1840년 대 파리, 이미 고인이 된 화류계 여성 마르그리트 고티에의 방에서 1막이 시작된다. 그녀의 방에서는 경매가 진행되고 있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던 명문가의 청년 아르망이 과거를 회상한다. 그의 기억은 자신과 마르그리트가 처음 만났던 장소인 <마농>의 공연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매혹적인 마르그리트와의 만남을 회상한다.
 노이마이어는 발레 <마농>을 두 주인공의 거울로 삼고 그 역할에 무게를 싣는다. 발레 안의 발레 <마농>은 두 연인이 제 3자의 입장에 서서 각자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이용되며 공연장 역시 둘의 첫 만남과 마지막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의 상징성을 지닌다. <마농>을 관람하는 아르망은 마농의 연인 데그류를 보며 자신의 슬픈 운명을 예감하고 마르그리트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여인 마농을 보며 사랑에 대한 경솔한 충성심을 비웃는다.
 함부르크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Anna Laudere이 마르그리트 역을, Edvin Revazov가 아르망 역을 연기하였는데 1막에서 정작 눈길을 끈 것은 이들이 아니었다. 무대 한 켠에 놓여진 피아노로 쇼팽의 소나타를 연주하는 노장의 피아니스트였다. 고요하면서도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소나타의 선율은 광적인 사랑의 서막을 암시하는 듯했고, 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연인의 감정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2막에서 두 연인은 시골로 내려가 사랑을 키워나가려 하지만 아르망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결국 마르그리트는 연인 아르망을 떠나기에 이르고 아르망은 그녀가 과거에 누렸던 화려한 삶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오해한다.

 존 노이마이어는 2막이 지닌 전형적인 신파 요소를 간단명료하게 풀어냈다. 1막에서 분명히 전달되지 않았던 캐릭터간의 관계는 차분히 정리되는 인상을 주었고 초반부터 천천히 쌓여진 감정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특히 파리로 돌아와 옛 연인인 듀크와 사랑을 나누는 마르그리트와 그것을 발견하는 아르망으로 끝을 맺는 2막의 마지막은 전체 작품을 통틀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이었다. 불과 몇 초간 유지된 장면이었음에도 저 멀리 커튼 뒤로 흐릿하게 보이는 커플과 무대 앞 쪽에서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아르망의 모습은 다음 막에 어떤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엔딩이었다.
 그러나 마르그리트를 내치는 아르망의 아버지와 화류계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야만 하는 마르그리트, 배신감에 휩싸인 아르망의 연출은 내심 아쉬웠다. 안무가 노이마이어에게서 기대하게 되는 감정이 부각되는 안무 또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극도로 절제된 표현과 다소 급하게 넘어가는 듯한 길이의 장면들도 2막의 복잡한 스토리 전개를 전달하기에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3막에서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의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그녀의 친구를 유혹한다. 그 모습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던 마르그리트는 아르망을 찾아가고 둘은 다시 열렬한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의 꿈에 그녀의 또 다른 자아인 마농의 모습이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다. 마르그리트는 아르망의 아버지와 한 약속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아르망을 떠난다. 아르망은 더 이상 그녀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폐병을 앓던 마르그리트는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무대는 다시 1막의 첫 장면으로 회귀하여 경매가 진행되는 마르그리트의 방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아르망은 마르그리트의 일기를 읽어나가며 뒤늦게 그녀의 진심 어린 사랑을 깨닫는다.
 3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의 베드신은 아쉽게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인물이 서로에게 몸을 맡기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파드되이다. 몸을 과장되게 굴절시키는 움직임들과 속도감있게 짜여진 안무가 돋보이는 장면이지만 무용수들의 표현력 문제였을까. 에로틱하고 정렬적이면서도 슬픔이 깃든 사랑의 단면을 전달해야 하는 장면은 느슨하고 무난하게 흘러가 버렸다.


 

 




노이마이어의 발레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노이마이어가 작품 곳곳에 설치한 장치들이다. 두 주인공의 운명의 거울 역할을 하는 <마농>이 그러하다. 3막에서는 혼돈에 빠진 마르그리트의 내면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의상이 이용된다. 의상의 색상을 검은색에서 살색 다시 빨간색으로 극단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시기에 따른 감정의 변화와 그 정의를 또렷이 전달한다.
 그러나 작품 전반에 걸쳐 <마농>의 공연장과 의상을 제외하고는 눈에 띌 만한 무대 연출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노이마이어는 군무와 판토마임 역시 불필요한 요소로 치부한 듯 하다. 가운데에선 누군가가 춤을 추고 코르 드 발레가 주위에 서성거리며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익숙한 클래식 발레의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코르 드 발레의 반응이 꼭 필요한 몇 몇 장면에서만 춤을 통해 특정한 분위기를 창출해내는 역할을 했다.
 프티파 시대의 작품들에서 언어의 역할을 했던 판토마임 역시 노이마이어의 작품에서는 배제되었다. 그는 분리된 제스처인 판토마임 없이 춤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을 추구하는 듯 했다. 작품의 프롤로그인 경매 장면에서만 연극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데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작품은 다른 단계로 올라서서 모든 것이 춤으로 설명되었다.

 함부르크 필하모니에 의해 연주된 쇼팽의 섬세한 소나타는 노이마이어의 안무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한 겹 한 겹 쌓였던 감정들이 다시금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음악을 통해 형상화 되었고 쇼팽의 음악과 그의 안무가 완전히 부합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을 볼 준비가 된 관객의 눈이 무색할 정도로 귀를 트이게 하는 생동감과 감미로움을 지닌 음악이었다.
 노이마이어 스스로도 “쇼팽은 내가 사랑하는 작곡가이다. 나는 그를 매우 가깝게 느낀다. 감정 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면에서도 그러하다. 그의 음악은 나의 안무와 하나가 되곤 한다.” 라고 말하며 그의 작품에서 쇼팽의 음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대해 언급했다.
 쇼팽의 개인적 삶이 마르그리트의 그것과 희미하게 겹치는 것 역시 흥미롭다. 마르그리트가 1800년대 죽음을 초래했던 폐병에 시달렸 듯 쇼팽의 삶에도 불치병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또한 마르그리트의 이중적 생활처럼 쇼팽 역시 파리 사교계의 중심에 서서 주목을 받는 인물이었지만 그 이면에서는 병으로 고통 받고 괴로워 하는 삶을 살았다.

 화류계의 인물인 마르그리트는 뒤망의 소설 안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지니고 늘 주목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동시에 청년 아르망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순수한 면을 지닌 모순적인 캐릭터로 표현되는데 그 이중성이 캐릭터의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르망 역시 사랑에 빠져 이성을 잃고 감정에 충실한 남자의 본능이 그대로 드러나는 캐릭터이다.
 <카멜리아 레이디>처럼 타 요소들이 극단적으로 배제되고 두 주인공이 작품 전체를 끌어 나갈 경우 이 둘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감정선에 작품의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아쉬움이 드러났다. 자유분방한 환락 뒤에 숨겨진 순수함과 불치병으로 희망을 잃고 끔찍하게 망가져가는 극단적인 여인의 모습보다는 오직 순수한 면만이 부각되어 극의 긴장감이 감소되었고, 아르망 역시 본래의 캐릭터만큼 감성에 치우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12년 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한 적이 있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카멜리아 레이디>와 온전히 마르그리트가 되어 동백꽃의 꽃말 그대로 ‘기다림’과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춤추던 강수진의 모습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이마이어의 발레는 유기적인 하나의 총체적 예술로 다가왔다. 독특한 이야기 구성, 음악에 대한 이해와 근접성, 주인공의 감정과 감성이 잘 버무려진 안무와 더불어 전통적 발레의 틀에서 멀어지고자 하는 그의 신념과 과감히 배제된 요소들이 노이마이어 만의 확고한 20세기식 발레 레파토리를 만들어 낸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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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함부르크발레단 한국인 무용수 박윤수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함부르크발레단에 한국인 최초로 입단한 박윤수. 아직 자신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더 큰 무대를 꿈꾸는 그녀와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 후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다.

정다슬 <카멜리아 레이디> 공연을 잘 보았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발레 레퍼토리 중 하나이다. 마르그리트의 도우미인 Nanina 역할로 캐스팅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관람한 공연은 다른 무용수가 그 역할을 맡아 아쉬움이 남았다.
박윤수 Nanina는 <카멜리아 레이디>의 스토리를 이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캐스팅은 되었지만 아쉽게도 아직 춰본 적은 없는 배역이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매력의 역할을 받았을 때는 내가 무용수로서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 같아 기쁘다.

<카멜리아 레이디>에서 음악적 요소들이 특히 부각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케스트라의 실연 덕분에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것도 같다.
함부르크 발레단의 공연은 항상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 무용수들은 음악이 주는 에너지를 이어 받아 더 임팩트있는 공연을 만들어 낸다. 그 시너지가 무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Weichnachsoratorium><Matthäus-Passion><Messias> 등의 작품들에서는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하기도 한다.

존 노이마이어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발레 안무가이다.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어떠한가? 다른 안무가나 예술 감독들과 차별화되는 그만의 특징이 있을까?
노이마이어와 작업하는 것은 늘 흥미롭다. 또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워간다. 그만의 화법으로 작품에 관해 설명을 해주어 단순히 동작이 아닌 개인의 개성이 돋보이도록 무용수들을 이끈다. 그의 안무작에서도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함부르크발레단 특유의 차별화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존 노이마이어의 안무작 중 개인적으로 특별하게 느끼는 작품이 있는가?
너무 많다. <카멜리아 레이디> <릴리옴> <prelude CV> 등이 있다. <카멜리아 레이디>는 처음 본 함부르크 발레단 공연이었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발레와 너무 달라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이 발레단에 꼭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었다. 이번 시즌 <Prelude CV>에서는 Laura라는 역으로 주역을 맡았다. 공연 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고 감독과 작곡가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은 작품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진다.

한국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본인이 경험한 한국식 발레와 유럽식 발레에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어떠했나?
한국의 발레는 유럽의 발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우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외국은 학생들이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일찍부터 무대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그런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함부르크 발레학교에서 수학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함부르크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 과정은 무용수 박윤수를 성장시키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

학교를 선택할 당시 함부르크 발레학교 외에 여러 유럽의 학교들에서도 전액 장학금을 포함해 많은 제의가 들어왔다. 그 중 함부르크 발레학교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존 노이마이어가 예술 감독을 맡고 있기때문에 유럽의 발레 스타일을 배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발레리나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발레단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할 수 있었다. 내가 그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그들의 겸손한 마음가짐이다. 그들의 마음가짐이 어떤 역할에서든 춤을 통해 무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을 보았다.

이십 대 중반은 발레리나로서 전성기의 나이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하는 노력이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 같은 것이 있는가?
나는 아직 더 많이 성장할 수 있고 배울 것이 많아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과 역할도 많다. 다만 언제 어디서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연습은 물론이고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생각을 통해 스스로의 보완점을 찾아내고 나만의 이야기를 구상한다. 또 연습을 통해서는 그것이 무대에서 실현되도록 만든다. 정말 간단한 요소들이지만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박윤수에게 춤이란 무엇인가?
발레는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며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는 것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들어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춤을 추는 것이 매우 행복하고 재밌다. 어떤 역할을 맡던 춤추던 무대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관객들이 나를 통해 좋은 공연을 보고 간다는 기억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4. 06.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