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국내춤기행_ 영산재2
영산재의 핵심, 상단권공의 불교의례춤
이병옥_춤비평가

 점심때가 되자 스님들은 식당작법을 연행하면서 공양을 하게되었다. 참관은 가능하나 공양(식사)장면 촬영을 금하였다. 그래서 참관인이나 보살들은 대부분 식당으로 내려가 공양을 하였다. 오후 2시부터 제2부 영산재의 핵심을 이루는 절차인 상단권공(上壇勸供)으로 바깥채비(법당 바깥마당)에서 야단법석(野壇法席: 원래의 뜻은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떠들썩한 모습’으로 의미변화)으로 연행되었다.
 상단권공은 영산재에서 가장 의미있는 의식으로 불보살께 일체대중이 지극한 정성으로 마련한 육법공양(六法供養, 불전에 香-解脫, 燈-般若, 茶-甘露, 菓-普施, 花-萬行, 米-禪悅, 6가지 찬탄과 예배문)과 음성공양(音聲供養)으로 불법을 듣고 감화를 받아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육법공양(六法供養) 앞서 독특한 명바라춤으로 시작 알려

 제2부 첫 순서는 명바라(鳴鈸)로 시작하였다. 원래(3일 영산) 신중작법이 끝나고 괘불이운이 시작하기 전에 추는 바라춤이다. 1일 영산으로 축소된 후 할향(喝香: 향을 불사르는 글을 홋소리로 독창) 직전에 거행하여 재의식의 시작을 내외에 알린다는 의미에서 명바라춤이 지닌 기본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고, 춤사위도 매우 특이하다.
 바라춤의 기본성격이 잘 드러난 춤사위로 2인, 4인, 6인 등 어산승(魚山僧)이 춤을 추는데 2014년 춤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태징소리 한마루에 제자리에서 바라를 위로 향하게 가슴 앞에 모아 멈춰 준비자세로 서 있는다/ ②징소리가 멈추면 반주없이 양팔을 벌렸다 모아치기를 세 번 친 다음 자리에 앉아 바라를 내려놓는다/ ③일어나 괘불을 향해 반배하고 엎드렸다 일어서서 삼배를 한 다음 합장배를 한다/ ④무릎 꿇고 앉아 바라를 하늘 향하게 잡고 앉아 태징 한마루를 듣고 나면 좌우 벌려치기 1번, 상하치기를 좌우 손을 바꿔 3번 한 동작씩 한다/ ⑤태징과 호적리듬에 양손 모아 올렸다 내리기 5번을 하고 일어선다/ ⑥양바라를 모아올린 상태로 짝과 자리 바꿔 서서 마주보고 바라를 앞으로 내렸다 옆으로 벌려 다시 올려 허리를 약간 좌측으로 넘겨 비스듬히 선다/ ⑦마주보고 비껴 왼발 앞으로 전진하여 바라를 자르르 부딪쳐 소리낸 다음 다시 오른발을 비껴 앞으로 내딛어 서로 등지게 선다/ ⑧계속 갈지자로 지나가 반대편 자리에서 돌아 마주본 다음, ⑥~⑧을 반복하여 원래 제자리 돌아온다/ ⑨태징과 북과 호적소리에 바라를 모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리면서 사방으로 돈다/ ⑩바라를 상하로 교차하여 오르내리기를 하며 사방을 돈다/ ⑪반주없이 바라를 머리 위에 얹고 걸어서 ⑥번처럼 자리 바꿔 선 다음, ⑨~⑪을 반복하여 제자리로 온다/ ⑫⑥~⑪까지 전체를 다시 반복하고, ②번과 같이 징소리가 멈추면 반주없이양팔을 벌렸다 모아치기를 세 번 친다/ ⑬제자리에 앉아 바라를 내려놓고 반배하고 일어나 끝낸다.






 삼귀의(三歸依) 작법의 나비춤
 

 명바라춤을 마치고 할향(喝香: 향을 불사르는 글을 홋소리로 독창)(2014년 생략)과 할등(喝燈, 법을 등불에 비유한 글을 홋소리로 독창), 할화(喝花, 꽃을 찬미하는 글을 독창), 불찬(佛讚, 불(佛)을 찬탄하는 글을 독창), 대직찬(大直讚, 불보의 덕을 찬탄), 지심신례(志心信禮, 대중이 어장을 중심으로 원을 그려 짓소리)를 하고, 삼귀의(三歸依)에서 태징소리에 나비춤을 춘다. 삼귀의(三歸依)작법에서는 범패 홋소리에 맞춰 중앙에서 나비춤을 추고 둘레에서는 대중(스님)들이 도량돌이를 한 다음, 나비춤과 바라춤을 함께 춘다.(무보는 생략) 나비춤을 출 때 대중들이 모두 큰 원을 돌며 도량을 도는 것은 부처를 찬탄하고 영가(靈駕)의 공덕을 찬미하고 부처의 설교를 찬덕 하는 의미를 가지고 도량돌이를 하는 것이다.






 복청게(伏請偈) 후의 활기찬 천수바라춤
 

 중직찬(中直讚), 보장취(寶藏聚), 소직찬(小直讚), 합장게(合掌偈), 개계(靈山開啓), 관음청(觀音請), 복청게(伏請偈) 후의 천수(千手)바라춤을 춘다. 복청게는 일종의 청문(請文)으로 대중에 알리고 청하는 내용의 홋소리이며, 이어서 추는 천수바라춤은 도량의 정토화(淨土化)를 위해 결계(結界)를 행하는 작법이다. 태징박자에 소사물과 태평소반주에 맞춰 많은 스님들이 함께 추며, 춤사위는 기본적인 가장 남성적이고 활기찬 춤사위로 제자리에서 돌며 연행한다. 처음에는 제자리에 서서 바라를 위로 젖혀 모아들고 반주에 따라 바라 끝을 계속 부딪쳐 소리를 가볍게 낸다. 이어서 바라를 쳐올리면서 사방으로 돈다. 바라를 왼손 오른손 따로 상하로 돌려 들었다 내렸다 하며 사방을 돈다. 끝에 바라를 머리위로 올렸다 내리며 반배를 하고 마친다. 금년 천수바리춤에는 참여 인원이 많아 2팀으로 나누어 한 번 더 연행하였다.






 사방찬(四方讚) 후 도량게(道場偈)작법의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

 

 사방찬(四方讚)은 불보살을 모신 도량이 청정해지기를 염원하고 찬탄하는 의미의 게송(偈頌)의식이며, 이어서 대중이 둥글게 도량을 돌며 착복한 스님이 도량게(道場偈)작법 나비춤을 추고 요잡바라춤을 함께 추고 법고춤으로 이어진다.
 도량게 작법은 가장 기본적인 나비춤으로, 2인이 서로 자리를 바꾸어 왼쪽 오른쪽으로 돌아 솟으며, 양손 모아 머물기도 하고, 양손 모아 제자리에서 손을 찍어 엎기도 하고, 양손 비껴 위로 모아 이리저리 꽃을 치기도 한다. 이어서 요잡바라춤을 함께 추고 나서 물러나면 법고춤이 이어진다. 법고춤은 크게 법고치기, 법고치며 춤추기, 법고에서 떨어져 춤추기 등 3가지로 분류되며, 춤사위는 양손 법고치기, 한손은 법고치고 다른 손은 펴들고 춤추기, 온몸 뒤집으며 양손 법고치기, 법고에서 떨어져 앉았다 일어나며 춤추기 등을 보였다.



 



 다음 3부에서는 영산작법의 춤꽃, 향화게(香花偈)의 나비춤, 사다라니바라춤에 이어 운수상단과 회향봉송과 소대(燒臺)의식으로 마무리 짓는 내용이 이어진다.

2015. 0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