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해외춤기행_ 타이완②
타이완(臺灣) 원주민 문화와 춤
이병옥_춤비평가

 이튿날(2016.2.15)은 타이루거 협곡(太魯閣 峽谷)과 고산 아미족의 민속춤을 관람하는 일정으로 타이페이(臺北)에서 화련(花蓮)까지 열차로 3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타이완의 지리는 우리나라 백두대간처럼 남북으로 길게 뻗은 중앙산맥이 있는데, 백두산보다 더 높은 3000m 넘는 산들(가장 높은 玉山, 3953m)이 즐비하여 협곡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또한 대리석이 많아 계곡 물 색깔이 마치 우유가 섞인 것처럼 뽀얀 하늘빛이 특이하다. 낙석이 많아 비가 많거나 오래 오게 되면 통제하여 태로각 협곡의 입구인 사가당(砂卡噹)길까지만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대리석 공장과 옥공예 조각전시장을 견학하였다. 공예가들이 거대한 대리석과 옥으로 만든 다양한 용도의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고 소수민족인 아미족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대리석 공장 견학에 이어서 아미족 민속춤을 관람할 수 있게 되어 기대를 가지고 상설 공연장을 찾아갔다. 공연에 앞서 타이완의 공연예술과 원주민 분포와 특징에 이어서 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타이완의 공연예술의 현황

 타이완은 아시아 태평양 연안의 섬나라로 남방 해양문화인 원주민문화를 바탕으로 일찍부터 서유럽의 영향을 받다가 많은 중국인이 유입되었고 일본식민통치를 거치면서 형성된 일본문화까지 다양한 문화유산이 중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타이완은 일단 중국인이 대다수로 중국문화가 우세하다. 고로 민속전통예술과 대중문화에는 중국의 음악과 민속춤과 원주민춤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타이완 가극은 주로 중국 전통 가극을 본뜬 것으로, 표준어 대신에 푸젠(福建省) 방언을 사용한다. 1949년 본토에서 가져온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국립 고궁박물관(故宮博物館)과 고기물과 장식미술 등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역사박물관, 인류학·동물학·식물학과 관련된 타이완 성립박물관 등에서는 이 섬의 자연사 및 중국 4,000년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경극(京劇)은 중국 무대예술 중 가장 잘 알려진 연극 분야이지만 타이완 경극은 남부 푸젠성 민요와 타이완 원주민 민요를 사용하며, 배우들의 훨씬 자유로운 움직임이 타이완식 경극과 양식화가 강한 베이징식 경극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이번 춤기행에서는 일정이 짧아 관람을 못하고 차후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은 능란한 손놀림, 목소리, 흉내, 재미있는 사설들이 볼만한 장면들을 연출한다. 경극과 마찬가지로 이는 북과 징의 반주로 시작되는데, 오늘날에는 중국식 악기와 서구 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배경음악을 사용한다. 꼭두각시놀음은 과거의 종교적 의미를 아직도 갖고 있지만 풍성한 농산물 수확을 축하하기 위해 보통 여름무대에 올리며, 서양의 영향으로 마리오넷(줄조종) 꼭두각시놀음으로 신의 가호를 기원하거나 악귀를 몰아내기 위해 공연한다. 동양은 전통적으로 손조종 인형이라면 서양은 줄조종 인형극을 보편적으로 사용해왔으나 현재는 동서양 구분없이 다양하고 섬세하게 활용하고 있다.
 대만 전통인형극 뿌따이시(布袋戱)는 전통과 현대 영화기술의 조화를 함께 활용하고 있으며, 임류신 인형극박물관은 인형전시와 공연을 하고 있다.



 





 타이완 원주민 역사문화

 타이완 원주민족은 현재는 주로 고산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을 총칭하는 말이지만, 원래는 중국 한족(漢族)의 이주(18~19세기)이전부터 타이완 섬에 살고 있던 말레이계의 여러 민족의 총칭이다. 원주민은 여러 부족(部族)으로 나누어진다. 부족별로 언어가 다르나 모두 오스트로네시아어족에 속하며 사회조직이나 문화도 각각 다르다.
 타이완의 원주민은 크게 고산족(高山族)과 평포족(平埔族)으로 나누는데, 평포족은 타이완 섬의 평지에 살면서 한족과 동화정책 및 한인들과의 통혼으로 살아온 결과 대부분 한화(漢化)되어 정부는 평포족을 원주민으로서 승인하지 않고 있다. 고산족은 말 그대로 중국의 한족에 의해 한화(漢化)되지 못하고, 고산에 살면서 전통적으로 농경이나 수렵에 종사하고 독자적인 문화와 제도를 지켜오는 부족들을 말한다.
 원주민 부족에 대하여 살펴보면, ①타이야족(泰雅族, Atayal, Taiya)은 북부지역에 약 9만 명 정도로 고산족 가운데 분포면적이 가장 광범위한 부족이다. ②싸이샤족(賽夏族, Saisiyat)은 고산족 가운데 인구가 비교적 적은 부족이라 할 수 있다. ③브눙족(布農族, Bunun)은 분포지역이 광범위하면서 자주 이동하는 부족으로 약 4만 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④쩌우족(鄒族, Tsou)은 거주지역에 따라 다시 남부와 북부로 나뉘어 있다. ⑤루카이족(魯凱族, Rukai)은 남부 산간지대에 약 20개의 촌락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 부족의 인구는 1만 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⑥파이완족(湃灣族, Paiwan, Payuan)은 북으로는 대무산에서 남으로는 병동에 이르기까지 남부 산악지역에 160여 개의 촌락을 이루고 있다.
 이상 중앙산지에 분포된 6부족 외에 중앙산맥 동부의 협곡지대에 주로 거주하고 있는 고산족으로 ⑦아메이족(阿美族,Amis)은 동부해안과 협곡에 약 14만 이상이 분포된 원주민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부족이다. ⑧베이난족(卑南族, Puyuma, Peinan)은 동부의 남단인 대동현 비남향에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인구는 약 1만 정도이다. ⑨야메이족(雅美族, Yamis)은 대만 본도에서 약간 떨어진 난서라는 섬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 약 4000명 정도의 소수부족으로 필리핀 최북단의 바탐 군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양자 간에 생활과 언어가 비슷한 면이 있다. 그밖에도 타오족(達悟族, Tao), 싸오족(邵族, Tsou), 카바족(噶瑪蘭族, Kavalan), 타로코족(太魯閣族, Taroko, Truku)들이 있다. 2005년에는 원주민족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고산족을 "타이완 원주민족(臺灣原住民族)"라 칭하며 자치권이 부여되었다.

 


 





 이들 중에 아미족은 여러 가지의 복잡한 춤과 노래를 발굴하여 공연하고 있다. 그들의 춤 에는 주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토지, 여성들, 농업, 어업, 사냥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의식과 실제적인 기능이 결합된 특이한 형태의 도자기, 우아하며 반짝거리는 전통적인 옷,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크로스 스티치(cross-stitch) 자수가 있다. 다른 고산족들도 아미족과 비슷하게 나무 조각이나 돌 조각, 도자기 및 그림 전시 등 많은 것을 만들어 내며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원주민 노래와 춤 공연 등 독자적인 문화를 전수하면서, 커피 숍, 원주민 레스토랑, 전통 공예 공방 등 다양한 생업과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 조직은 각 부족마다 상이한 관계로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비슷한 형태의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아미족(阿美族)과 프유마족(卑南族, Puyuma)은 히말라야 고산족처럼 모계씨족사회로 재산이나 가계의 계승이 모녀상속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아타얄족은 쌍계친족 조직사회로 친족조직은 비교적 느슨한 편이나 그 대신 공동으로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제단, 공렵단, 공생단과 같은 독특한 의식단체가 존재하였다. 샤이얏족과 브눈족, 쩌우족의 세 부족은 부계씨족사회로 부락 내에는 완전한 씨족 조직계통이 존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파이완족과 르카이족은 구체적인 형성과정은 알 수 없으나 계급사회(두목, 귀족, 용사, 평민으로 구성)로서 고산족 9개 부족 가운데 비교적 특수한 사회형태를 이루고 있다.
 고산족의 종교적인 신앙으로는 신령관념과 생명의례, 세시제의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신령관념은 대체적으로 정령숭배의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영혼에 대한 개념은 각 부족마다 달랐는데, 태아족·새하족·아미족(雅美族)에게는 영혼의 관념만 있으며 신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쩌우족과 브눈족은 온갖 사물과 현상마다 각기 그것을 지배하는 신이 있다고 믿어 창조신과 영혼의 관념을 혼합하였다. 그렇지만 아직 신령을 인격화시키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으나 모두 다신적 경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미 신령을 계통화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생명의례는 생명의 탄생이나 성장, 결혼, 장례 등 과정을 중요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세시제의로 제의의 목적은 신령에게 수렵, 어로, 농경의 풍성한 수확을 하기 위한 활동이다. 고산족의 세시제는 풍년제, 엽수제, 파종제, 수확제를 들 수 있으며 의식춤을 춘다.



 고산 원주민 아미족(阿美族) 민속춤

 고산족 중에서 아미족이 최대의 원주민이고 인구는 약 10~12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16세기 중국의 한족이 타이완에 들어오기 전 이 섬에는 수천 년 전 필리핀에서 쪽배를 타고 건너와 정착 했으며, 화련에서 약2Km 떨어진 아미족 문화촌 남도문화극장에서 매일 낮과 밤에 40여분 계속되는 민속춤 공연을 한다.
 아미족의 춤에는 여성춤과 남성춤, 그리고 남녀짝춤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남자들의 사냥춤, 전사춤, 여인들의 키질춤과 절구춤, 베짜기춤 등의 농경생활춤과 수확의례춤, 청춘남녀들의 짝춤과 혼례춤, 그리고 대나무놀이춤 등을 추었다. 특히 아미족이 필립핀계의 민족이라는 것은 필립핀 민속춤에서 흔히 보는 대나무춤(bamboo dance)을 추고 있는 것만 보아도 필립핀계와 친연성을 알 수 있었다.



 



 아미족 공연 마지막 부분에는 관광객들을 나오게 하여 같이 참여하며 화합의 춤으로 뒤풀이를 즐겼다. 원주민 무용수의 남자와 여자와 짝으로 지어주고 전통 결혼식 체험을 시키며 사진을 찍어 대리석 사진 액자를 주고 돈을 받고 공연을 마쳤다.
 아미족 민속춤을 보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겹친 느낌이었다. 민속춤을 평생 연구해온 필자의 눈으로 볼 때 인류무형유산 보호를 위해 지정된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과 '긴급보호목록 (Urgent Safeguarding List)' 중에서 대표목록보다는 긴급보호목록에 해당하는 대단히 소중한 원주민 부족춤이었다.
 특히 아미족의 조상들이 살아온 역사를 반영한 춤이며, 훌륭한 악가무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다양한 춤 유형에 다른 화려한 색조의 의상과 장식품 등은 뛰어났으나 그들은 왜 춤을 추는지 자신들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시키는 대로만 추는 수동적인 춤꾼들 같았다. 단순히 생계비 정도를 대신하는 노점상 같은 무성의한 몸짓으로 실망감만 던져주었다.
 굳이 예술성을 살리지 않더라도 조금만 더 열정적인 모습과 신명을 덧붙여 춤을 춘다면 뇌리에 남는 아미족 민속과 춤을 두고두고 기억할 수도 있었겠지만 모두들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한마디씩 던지며 극장을 나와 저녁이나 맛있게 먹자고 만찬장으로 향했다.




 지우펀(九份)의 밀집상점과 토속종교관

 셋째 날이 밝았다. 여전히 흐린 날에 가끔씩 부슬비까지 내리기도 하였지만 여행에는 그다지 지장이 없어 지우펀(九份)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지는 예류(野柳)해양국립공원을 찾았다. 지우펀(九份)은 타이완 북부 루이팡 지역에 있는 산간마을로 모든 거리는 좁은 골목길에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에 아홉 집밖에 없던 외진 산골 마을에는 항상 아홉 집 것을 함께 구입해 아홉 개로 나눴다고 해서 '구분(지우펀, 九份)'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청나라 시대에 금광으로 유명해져 이 도시가 유명해졌고, 인구가 많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곳이 관광지로 주목받게 된 것은 1989년 이곳이 배경이 된 타이완의 유명한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 덕분이다. ‘비정성시’는 중국어 영화로는 최초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이 지우펀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 후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온 에어'의 배경 장소로 유명해져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특히 인기 있는 장소로 현재는 타이완의 대표 관광지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일본풍의 건물들이 남아 있어 중국과 일본의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지산지애(基山街) 길을 따라 식당, 카페, 먹거리, 기념품 상점 등이 즐비해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며, 수취로(竪崎路)의 홍등거리에서 발을 멈추고 찻집에 들러 마시거나 사진을 찍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메이차주관(阿妹茶樓)'이라는 찻집에 우연히 방문했다가 영감을 받아 영화의 배경에 그 모습을 삽입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골목길을 누비다가 우연히 들른 목공예품 상점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기악천(伎樂天) 조각품에 눈길이 꽂혔다. 춤추는 율동미가 뛰어난 기악천(伎樂天) 목각조각 4개 작품을 유리장식장에 전시한 것인데, 소형으로 만든 기악천 조각품을 탁자에 내려놓고 찍어봤다.
 불교에서는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여 여래(如來)나 보살(菩薩)의 설법(說法)과 중생(衆生) 제도를 기리는 천인(天人)을 기악천(伎樂天)이라고 한다.
 또한 고구려시대의 신선사상에서 예능신(藝能神), 즉 무신(舞神)과 악신(樂神)이 신선대열에 함께 그려진 것은 우리 민족의 예악(禮樂)사상의 뿌리가 근세에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미 상고대로부터 내려온 무악(舞樂)사상이라는 것을 대변하는 징표이다.
 기악천(伎樂天)은 범종의 비천상(飛天像)과 불교사찰의 천정이나 대웅전 외벽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선인춤 그림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무악천(舞樂天)’과 ‘기악천(伎樂天)’ 벽화가 많이 보이는데, 이는 하늘을 나는 선인(仙人)으로 지상의 온누리에 불교를 춤과 기악으로 포교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대개 우주유영(宇宙游泳)춤으로 율동미를 보여주며, 중세 불교전래로 유입한 허리춤과 발꼰사위가 매력이었으나 오늘날 남한의 전통춤에서는 미얄할미춤을 제외하고는 보기 드문 춤사위 기법이다. 가악천의 악기는 다양하여 비파, 월금, 젓대(대금), 북, 요고 등 많은 서역전래 악기를 연주하며 춤추는 형상이다. 무악천은 악기 없이 장삼자락만을 휘날리며 추는 춤그림으로 고구려 오회분 고분에 흑장삼 승무의 연관성을 지닌 흑장삼춤이 그려져 있다.
 수치루 왼쪽에 가면 용산사처럼 유난히도 지붕 용장식과 기와막새까지도 용무늬로 장식한 화려한 성명궁(聖明宮)이 보인다. 타이완의 전통종교는 다양한 신을 모시는데 하늘의 통치자는 옥황상제이다. 그이 지도하에 신들의 군단이 우주의 일을 주관한다. 이들은 토지공(土地公)으로 지역별로 땅과 사람들을 돌보는 수호신으로 행운과 덕을 상징한다. 그중에서 성명궁은 삼국지의 관우를 주신으로 모신 사당이다. 타이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원은 긴 수염을 달고 있는 신상이다. 관우는 중국인들이 변치않는 충의와 신의, 장부다운 늠름함과 장수다운 용맹함에 매료되어 신격화했고 현대는 사업의 신, 재물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마치고 버스를 타려고 종합주차장으로 올라가니 신흥주택들과 똑같지만 규모가 작은 건축물들이 산 쪽으로 즐비하였다. 사람들이 사는 산동네 개인주택 같지만 묘지이다. 사후에도 지금과 똑같은 가옥에서 살도록 배려한 주택묘지들이다.



 





 예류(野柳)지질공원

 북부 해안가에 위치한 예류는 넓게 퍼진 수많은 기암괴석이 있는 지질공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류 자체를 '예류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Yehliu Geopark)' 이라 부른다. 그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예류지질공원은 매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기암괴석은 세계 경관 중 하나로서 태평양 파도의 침식, 암석의 풍화작용, 해륙 상대운동 및 지각 운동과 지질 작용까지 더해져 지금의 희귀한 지형과 지질 경관을 만들어 냈다. 예류지질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제1구역에서는 버섯 바위와 생강 바위, 촛대 바위, 아이스크림 바위, 주전자 동굴, 카르스트 판 등을 볼 수 있다. 제2구역은 가장 유명한 여왕머리 바위를 볼 수 있는 곳이고, 제3구역은 해식평대(Abrasion Platform)의 지형으로 구슬 바위, 새 바위가 유명하여 가장 중요한 생태보호구역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에 가장 유명한 것은 2구역의 여왕머리 바위(女王頭 Queen's Head)이다. '클레오파트라 바위'라고도 불리는 여왕머리 바위는 자세히 살펴보면 가녀린 여성의 목선과 높게 틀어올린 머리, 그리고 얼굴의 코와 입 부분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여왕머리 바위 또한 다른 여느 바위들과 같이 계속되는 침식작용으로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기다린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몰려 따로 모사품을 만들어 기념촬영을 하도록 하고 있다.



 





 구족문화촌의 민속춤

 타이완 정중앙에 있으며 바다에 접해 있지 않은 유일한 난투현(南投縣)의 큰 호수 르웨탄(日月潭)지역의 테마파크 구족(九族)문화촌에서는 현재 타이완에 살고 있는 야메이족(雅美族)·아메이족(阿美族)·타이야족(泰雅族)·싸이샤족(賽夏族)·쩌우족(鄒族)·부눙족(布農族)·베이난족(卑南族)·루카이족(魯凱族)·파이완족(排灣族)등 9개 마을을 재현해 놓았다.
 아름다운 유럽 양식의 정원과 수무광장(水舞廣場)에서는 타이완 원주민 춤 공연를 비롯하여 건축, 그림, 음식, 음악, 복식, 생활 등을 여러 원주민별로 풍부하고 독특한 문물과 민속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르웨탄(日月潭) 호수 중앙에 자리 잡은 '라루도'라는 조그마한 무인도는 원주민 쩌우족(鄒族, Tsou)이 조상의 영령을 모시는 섬으로 이곳에서 제를 지낸다고 하며, 그들의 전설에 등장하는 흰 사슴 동상만이 홀로 섬을 지키고 있다. 라루도를 경계로 동측은 해(日), 서측은 초승달(月) 모양의 지형을 하고 있어 호수 이름이 르웨탄(日月潭)이라 붙여진 것이다.
 이곳 나루완(娜魯灣)극장에서 하루 두 번씩 여러 부족들의 민속춤들을 볼 수 있다. 쩌우족(鄒族) 공연에서는 성인식의 의례로 머리 사냥을 나갔던 남자들이 돌아오는 장면부터 공연이 시작되고, 쩌우족 여인들의 환영춤과 남성전사들이 적군의 머리를 막대에 매달아 놓고 추는 승전기념춤을 춘다. 베이난족(卑南族)은 전사춤과 승전 영웅추대의식으로 용사들에게 화환을 걸어주며 영웅으로 존경을 표하는 의식춤을 보여준다.



 





 타이완 춤기행을 마치면서

 타이완은 중국만큼 거대하고 웅장하지 못하고, 마카오나 홍콩만큼 이국적이고 낭만적이지도 못하고, 일본만큼 섬세하고 정갈하지 못하고 한국만큼 양면적이고 열정적이지 못하지만 많은 소수부족들의 다양한 춤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인들이 대대수를 차지하지만 본토 중국인들보다는 앞선 시민정신과 범세계적인 민족성을 지닌 국가이다.
 비록 국토는 남한의 절반도 안 되지만 한국보다 더 높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통문화를 지켜왔으며 대기업보다 강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튼튼한 경제를 이루며 독창적인 문화민족의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016. 04.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