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단공연 가진 SPE의 Creative감독 김주헌
춤 대중화는 유통 방식의 변화에서 시작해야


 SPE(System On Public Eye)는 창단공연으로 2014년 1월 8~11일 M극장에서 미나유를 객원 안무자로 초청, <MOTION FIVE>를 무대에 올렸다. SPE가 다른 컴퍼니와 차별화 되는 것은 무대에 안무가의 작품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 워크숍을 통해 안무가의 배경과 안무 방식의 총제적인 것을 공유하고자 한다는 것, 춤의 대중화는 작품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춤 유통 방식의 변화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표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국ㆍ내외에서 다양한 춤 활동 경력을 갖춘 김영진씨와 대중춤과 음악제작을 섭렵한 김주헌(구명 김한성)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이 단체의 출발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SPE에 대하여 소개해 달라.

System On Public Eye라는 말 그대로이다. 스승이신 미나유 선생님께서 대중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스템을 갖추라는 의미로 지어주셨다. 대중과 춤계 눈높이에 만족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

- 어떤 계기로 결성하게 되었나?
우리 나이가 뭔가는 하고 싶은 나이이다. 영진씨가 해외(Akram Khan Company)에 있을 때 자주 여러 얘기를 했었다. 물론 영진씨는 순수춤을 해왔고, 나는 방송춤과 영상 및 음악제작 같은 다양한 일을 해왔다. 서로가 걸어온 길은 달랐지만 예술성을 갖춘 춤을 대중화 시키고 싶은 방향은 같았다. 기획과 제작 그리고 워크숍과 교육프로그램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시작하게 된 것이 지난 2013년 11월 31일-12월 1일에 미나유 즉흥 워크숍을 M극장에서 했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공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앞으로 방향을 지속적으로 잡아야 하지만 공연만 올리는 단체가 아니라 안무가 그 사람의 환경을 배워서 무대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 단체 소개에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보이지 않는 경계의 선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 경계의 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우리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이티 시대 영상에 민감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무용을 알리고 싶다. 즉 대중에게 접근하는 유통 방식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외국에서는 60초 영상을 통해서 춤이 많이 전파된다. 대중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광고와 SNS를 통해서 춤 유행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 작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 창단공연으로 안무가 미나유의 작품을 선택했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나?
우선 첫 출발은 우리 안무작을 올리는 것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하고 싶었다. 여러 스승들의 좋은 면을 배우고 그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미나유 선생님께서 흔쾌히 승낙해 주셨고, 전미숙 선생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셨다.

- 작품 제작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제작비 부분이었다. 처음엔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나중엔 무용수가 좋은 환경에서 춤추게 해주는 것이 더욱 어려웠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사람을 세우는 일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배우게 되었다. 그래도 스승이신 이숙재 선생님과 이해준 교수님께서 극장관련 전반적인 도움을 주셨고, 춤꾼 중 맏형인 김성용 선생님께서 작업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배경술 선생님도 의상을 지원해 주셨다.

- 공연 초반에 20여분 TV를 통해서 연습과정과 그 전에 기획한 영상물을 보여주었는데 어떤 의도가 있었나?
우리가 영화를 보기 전에 먼저 광고가 나오듯이 그렇게 무용 광고 혹은 뮤직비디오라는 방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공연을 준비한 무용수들의 진지한 모습도 보이고 공연 음악과는 다른 영상 속에 비친 장면을 보이고 싶은 의도였다. 사실 공연 전날 까지 수정하며 고민이 많았다. 제작자로서 보니 창피하고 불만족스러웠다.

 

 

 



- 공연에서 춤꾼들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진중해 보였다. 마치 개개인의 현실적 감정을 얘기하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작업과정은 어떠했고 에피소드는 없었나?

매일 연습이 끝나면 모여 얘기를 했다. 미나유 선생님께서 각자 사는 얘기와 솔직한 감정을 말하게 하셨다. 어떤 친구는 눈물도 보이고, 어떤 친구는 왜 우는지 바라보기도 하고 말이다. 선생님께서는 무용수들 감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끌어내시고, 때론 더 이상 나가지도 않으셨다. 이러한 시간들이 연습 중에 녹아들어 작품으로 쌓이게 되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M극장 무대 바닥은 스크래치가 나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다. 그런데 우리 작품은 신발을 신고해서 너무 많은 스크래치를 내버렸다. 저는 극장 측과 안무자 입장을 다 알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공연 후 바닥을 닦으며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극장장이신 이숙재 선생님께서 괜찮다고 격려해 주셨다.

- 소극장이긴 했지만 연 4일 동안 매진된 것으로 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오신 것 같다. 공연을 마친 후 소감과 앞으로 계획을 말해 달라.
우리 계획은 올해 김영진씨가 <춤작가 12인전>을 하는데 미디어의 기술과 예술적 양방향을 잘 조절해서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제가 어렸을 때 방안에 큰 전축이 있었다. 매일 전축을 조작하고 듣다보니 지금 이렇게 음악관련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특별히 유아 예술교육, 특히 산모나 예비 아버지들에게 영감을 주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이것이 커뮤니티 무용참여가 아닌가 한다. 공연 후 소감으로는 무엇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여러 도움을 주신 분들께 빚을 진 것 같다. 도움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앞으로의 방향을 잡고 살아야겠다.

김혜라 : SPE 단체의 포부처럼 건강한 예술춤의 유행을 만들어 주길 바라며, 어렵지만 춤계의 귀감이 되는 컴퍼니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2014. 0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