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Dance Magazine〉
지난 15년을 빛낸 15명의 안무가와 작품
낸시 워즈니(Nancy Wozny)

 

 

〈Dance Magazine〉은 2015년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15년 동안 미국에서 활동한 15명의 주요 안무가들의 가장 손꼽히는 작품 15개를 뽑았다. 지난 15년간의 뛰어난 창작품들과 각 안무가 15명의 예술적 선호도를 바탕으로 나열했다. (편집자 주) 

 



데이비드 루세브(David Roussève)


추천작: 〈Raised by Wolves〉 줄리 토렌티노(Julie Tolentino), 2013

안무와 즉흥표현과 음악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 명작에서 줄리 토렌티노는 놀랍고도 신나는 작품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은 LA에 커먼웰스 앤 카운슬(Commonwealth & Council) 갤러리에서 1회당 단 다섯 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솔로 작품을 포함하여 50번의 공연을 선보였다. 나는 이 작품을 보고 어떻게 무용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었고, 예술가로서의 고민도 하게 되었다. 나는 안무가로서 위험을 무릅쓰며 살고 있다. 또 인간의 가장 복잡한 것들에 대해 직설적으로 표현하며, 창조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 작품은 이렇게 내가 왜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지 상기시켜주었다.

 



알리슨 오르(Allison Orr)


추천작: 〈Cédric Andrieux〉 제롬 벨(Jérôme Bel), 2009

주인공 세데릭(Cédric)이 밴드 더 폴리스(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를 따라 부르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나는 무용수로서 이 작품에 공감하며 이해했다. 공연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이게 우리의 모습이라고!”라며 외치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세데릭이 무용수가 아닌 인간으로서 관객들을 그윽하게 응시했을 때,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안무를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

 



조나 보캐어(Jonah Bokaer)


추천작: 〈Ordinary Witnesses〉 라키드 우람다인(Rachid Oueadane), 2009

매우 드문 작품이며 강하다. 이 작품은 역사 속 인간의 희생에 대해 증명한다.
하지만 무용 전용극장에 절제되고 스마트한 무대배치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며, 심미적인 요소도 충분히 느끼도록 한다. 이 작품에서 라키드는 실존주의적인 질문을 던진 듯하다. 무용과 안무가 이러한 인문학적인 이슈를 논할 수 있는가? 이 작품은 뛰어난 콘텐츠로 안무를 했으며, 무용이 새로운 방향으로 기울어질 수 있도록 했다.

 



브라이언 리더(Brian Reeder)


추천작: 머스 커닝험 댄스컴퍼니의 연말공연(Merce Cunningham Dance Company), 2011

2009 Nearly Ninety를 포함하여 뉴욕 파크 에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공연된 머스 커닝험 댄스컴퍼니의 연말공연은 예술가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여정을 해 나간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상기시켜준 공연이었다.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며 수많은 무용의 언어가 표현되었다. 머스 커닝험의 중요한 작품을 볼 수 있었으며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멋진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리즈 레어만(Liz Lerman)


추천작: 〈Walking with Pearl suite〉 자윌레 윌라 조 졸라(Jawole Willa Jo Zollar) 아프리카 다이어리(Africa Diaries), 2004 / 남부 다이어리(Southern Diaries), 2005)

이 작품에서 자윌레 졸라는 무용과 사람, 지역에 대한 역사를 파헤친다. 집합적이고 사적인 대사를 무용과 접합하며 강한 인상을 심는다. 자윌레 졸라는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녀는 무용 컴퍼니를 창단함으로써 유색인종 무용수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으며, 무용계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었다.

 



니콜로 폰테(Nicolo Fonte)


추천작: 〈Ten Duets on a Theme of Rescue〉 크리스탈 파이트(Crystal Pite), 2008

이 작품은 제목(Ten Duets on a Theme of Rescue: 구원의 테마를 가진 10개의 듀엣)을 그대로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안무는 신체적인 웅장함을 표현하도록 관객을 사로잡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 작품에서 크리스탈 파이트는 무너지기 쉬운 인간의 감정에 대해 꾸밈없이 이야기한다.

 



카일 아브라함(Kyle Abraham)


추천작: 〈Grace〉 로날드 K.브라운(Ronald K. Brown), 1999

소리 지르고 울부짖고 싶었다. 그리고 무용으로 고통과 고독을 표현하는 이 시대의 문화에 대해 증명하고 싶었다. 이 작품의 테마는 지금도 울려 퍼지고 있다. 15년 뒤인 지금, 클럽문화도 녹아있다. 나는 이 작품이 무용과 클럽문화로서 힐링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찬사라고 여겼다.

 



모니카 빌 반스(Monica Bill Barnes)


추천작: 〈This Land Is Your Land〉 마크 하임(Mark Haim), 2010

이 작품은 가장 파워풀하고, 감동적인 작품 중 하나였다. 마크는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일반인과 무용인을 섞어 굉장한 작품을 완성한 예술가이다. 매우 아름다웠고 즐거웠다. 이 작품이야말로 어떤 아이디어는 오직 움직임을 통해서만 탄생될 수 있다는 믿음을 남겨주었다.

 



앤디 블란켄뷸러(Andy Blankenbuehler)


추천작: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피터 달링(Peter Darling), 2005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한 넘버, 할머니의 노래(Grandma’s Song)에서 피터 달링의 안무는 정말 아름다웠다. 무대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이 장면은 그의 머릿속을 현실로 보여준 작품이었다. 스타일리쉬한 앙상블의 안무가 어떻게 상황을 표현할 수 있으며, 내러티브의 숨겨진 의미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무대의 예시였다.

 



타비사 듀모, 나폴레온 듀모(Tabitha and Napoleon D’umo)


추천작: 〈You’ve Got Served〉, 2004

이 작품은 처음으로 힙합의 댄스 크루가 스크린에 출연한 영화였다. 데이브 스콧(Dave Scott)의 안무는 멋졌다. 그리고 댄스 크루들의 활약을 불 지폈다.

 



레한드로 세루도(Alejandro Cerrudo)


추천작: 〈1st Flash〉 조르마 엘로(Jorma Elo), 2003

이 작품을 경외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 조르마가 클래식 무용과 컨템포러리 댄스의 불을 다시 지폈다며, 그가 아주 특이한 제스쳐를 취했다고 말하고 다녔다. 이 작품의 프리미어를 마친 뒤, 조르마는 수많은 발레 컴퍼니와 컨템포러리 댄스컴퍼니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무용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내가 본 바로는 그의 〈1st Flash〉가 그 시작이었다.

 



라르 루보비치(Lar Lubovitch)


추천작: 〈Dover Beach〉 사라 미켈슨(Sarah Michelson), 2001

이 작품은 창의적이고 탄탄한 안무가 잘 조합되었다. 사라 미켈슨은 테크니컬한 무용의 언어를 아방가르드적인 표현으로 재해석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매우 진실되고, 연극적이며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뛰어난 시각 요소를 지녔다.

 



제시카 랑(Jessica Lang)


추천작: 〈V〉 마크 모리스(Mark Moris), 2001

지성, 재능, 구조, 음악, 패턴과 인간성. 모든 것을 갖춘 이 작품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 이 작품은 내게 안무가는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가진다는 점을 상기시켜주었다. 그 어떤 것도 미리 짜여 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무용수들은 일정한 표현을 하며 마크 모리스의 아이디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애나벨 로페즈 오초아(Annabelle Lopez Ochoa)


추천작: 〈Ma〉 아크람 칸(Akram Khan), 2004

아크람칸의 〈Ma〉를 본 뒤, 겸손해졌다. 이 작품은 철학과, 시, 복잡함과 유머를 모두 지녔다. 모든 것이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안무적으로도 더 이상 가미될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스테픈 페트로니오(Stephen Petronio)


추천작: 〈The Beast〉 스티브 팩스톤(Steve Paxton), 2010

스티브 팩스톤은 척추의 세밀한 움직임과 몸의 에너지에 대한 연구로 마치 시간을 늘리는 듯하다. 어둡고 의아한 움직임은 상상이 혁신에 달려있다는 믿음을 확고하게 한다. 또한 무용이 젊음의 것이라는 단념도 깨부순다. 팩스톤은 75세의 나이에도 혁신적인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으며 젊은 무용수들은 시도조차도 못해볼 것들을 해내고 있다.



● 글_낸시 워즈니(Nancy Wozny)

● 원문_“15 Years, 15 Artists, 15 Works”   〈Dance Magazine〉 2015년 1월호

● 번역_장수혜 (공연기획가)

2015. 0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