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장 토론회 가진 한국전통춤협회 채상묵 이사장
콩쿠르 부조리에서 이수자 문제까지 전통춤 현안 진단

 

 

한국 전통춤의 개념과 범위 및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내용으로 한 한국전통춤협회 학술대회가 9월 20일 예술가의 집에서 열렸다. 학술대회라고는 하지만 이날 행사는 전통춤 콩쿠르의 부조리, 문화재 이수자 난립, 사이비 기획공연, 아마추어와 전공자를 구분하는 기준 등 전통춤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들이 거침없이 거론되었다. 쉽지 않은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한 장을 마련한 채상묵 이사장을 만났다. <춤웹진>이 마련한 인터뷰에는 이날 패널리스트로 참가한 김영희 위원도 함께 참석해 의견을 나누었다. (편집자 주)







장광열
(이하 장) : 지난 9월 20일에 가진 한국전통춤협회의 학술대회는 한국 전통춤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전통춤계의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안들이 논의되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를 기획하게 된 배경부터 들어보았으면 합니다.


채상묵(이하 채) : 한국전통춤협회 양종승 학술연구분과위원장이 전체를 기획한 행사였어요. 작년 11월에 1회 학술대회의 연장선상에서 현안들을 논의하되, 패널들을 모시고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진지하게 토론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 1회 학술대회에서는 어떤 주제를 다루었나요?

김영희(이하 김) : 전통춤의 범위와 분류에 대해서 이병옥 선생님이, 한국전통춤협회 창립의 당위성에 대해 양종승 선생님이, 그리고 전통춤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서는 제가 발표를 했었습니다.

: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모임은 2부에서는 전통춤계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로, 난립되어 있는 이수자나 콩쿠르의 문제점 등등을 진지하게 논의하고자 했습니다.


: 전통춤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장의 문제들은 현재 한국의 춤계, 더 크게는 한국의 공연예술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과도 어느 정도는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들입니다. 우선 얼마 전에도 언론을 통해 제기된 무형문화재 제도와 관련해 그날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궁급합니다.

: 전통춤으로 지정되어 있는 종목의 범위 <승무>나 <살풀이>만 할거냐. 아니면 신무용이나 신전통춤, <부채춤> <장고춤> 등도 포함시캬야 되는냐 하는 문제가 거론되었어요. 콩쿠르 심사에 가보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 이외에는 전통춤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남자가 출수 있는 춤이 <한량무>인데 콩쿠르 종목에 <한량무>가 빠져 있는 데가 적지 않아요.


: 무용가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무형문화재와 보유자는 엄밀히 다른 개념이고, 무형문화재는 반드시 지키고 전승해야 하는 종목이고, 보유자는 그 종목의 예능보유자로서 사람이 바뀔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문화재 종목이라는 타이틀에만 생각이 꽂혀 있고, 다른 전통춤들을 보려고도 추려고도 하지 않아요. 전통춤 전체로 본다면 매우 큰 손해지요. 전통춤의 많은 유산들을 춤계가 안으면 얼마나 풍족하겠습니까?

: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만 추고, 이것들만 배우려고 하는 경향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좋은 춤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언젠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글을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제목을 ‘승무와 살풀이춤이 우리 전통춤을 망친다’라고 달았어요. 제목을 절대 바꾸지 말아달라고 했지요. 물론 이 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에요. <승무> <살풀이춤>은 전부 독무잖아요. 그래서 경비가 적게 드니까 해외에 공연팀을 내보낼 때마다 이 춤만 포함시키는 거예요. <동래학춤>이나 <진주검무> 등 다른 빼어난 춤들도 해외에서 자주 공연되어야한다는 취지로 쓴거였어요. 이런 문제는 한국전통춤협회를 중심으로 자주 더욱 강도높게 지적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그런 문제가 누누이 지적되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요. 콩쿠르가 전통춤계에서는 큰 시장인데, 콩쿠르 종목을 정할 때도 어떤 경우 <승무> <살풀이> <태평무>로 정해놓은 콩쿠르도 있어요. 콩쿠르 종목을 그렇게 정해놔야 그 종목의 수업이 진행되니까요. 하지만 주최 측이나 무용계 자문위원들이 종목을 놔줘야 해요. 현재 콩쿠르는 똑 같은 춤만 만드는 공장 같아요. 지정되지 않은 춤들은 춤 시장에서 유통이 되지 않는 거지요. 그게 결국 전통춤계의 제 살 깎기에요. 종목을 다양하게 열어놓으면 예술적으로 다양해지고 자산도 풍부해지는 건데요.

: 그런 풍토가 오래전부터 만들어졌는데, 춤계 원로들은 전통춤이 사라질 수 있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내 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런 뿌리가 강했어요. 그래서 더 집착을 하시는 것 같아요.

 



: 채 선생님께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매방 류 <승무>의 이수자이시지요? 이날 모임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것등 민감한 사안도 있던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 무형문화재 제도의 폐기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어요. 다만 보유자 지정하는 것은 진지하고 심도있게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무형문화재 제도 태동은 우리 전통춤들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보존하기 위해 만든 거잖아요. 현재는 어느 정도 보존이 되었고, 이수자 양성을 둘러싼 잡음과 과도한 수업료 등 문제점들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폐지해야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 어느 정도는 보존 전승이 되고 있지요. 그래서 그 당시 문화재 지정 개념하고 현재 지정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옛날에 문화재보호법은 반드시 보존가치가 있는 거에 초점이 잡혀있는데, 현재는 많이 향유하고 있는 거 많이 누릴수록 가치가 있다로 흐름이 바뀌었어요.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방식이 현재 무형문화재 제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또 하나의 병폐는 지방문화재가 마구 지정되고 있어요. 그것도 전통춤이 아닌 신무용들이 지정됐어요.

: 중앙과 지방문화재의 지정 종목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승무>나 <살풀이춤> 같은 경우 지방에도 지정되었죠.

: 지방문화재의 경우 신무용이 지정되고 있는데, <화관무>나 <부채춤>은 신무용이잖아요. 신무용 지정에 대해서 전통춤과 신무용이 다른 춤이라는 것은 모두 감으로 알지만, 양식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분명해 해야 할 것 같아요. 전통춤협회가 연구해서 명확히 밝혀주면 지방문화재 난립 문제에 대해 이론적인 근거를 댈 수 있지요. 이병옥 선생께서 지난 학술대회에서 전통춤의 범위와 분류를 말했는데, 중요한 발제였어요. 전통춤에 대해 계통별로 구분하면서 교방계통, 재인계통, 무속계통 등으로 나누었지요. 이런 계통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전통춤이라 할 수 없죠.
 그리고 한국무용협회에서 1990년대에 명작무 선정이 있었지요. 명작무도 의미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원래 전통춤의 분류와 은근 슬쩍 섞어놓으면 각 춤의 정체성이 흐려지니까 용어들을 정립해야 한다고 봐요. 전통이든 신무용이든 명작무든 분명히 해줘야 춤계 안팎에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채선생님은 대가들에게 다 배우셨고 해외에서도 공연을 많이 하시는데, 문화재 제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 제가 모셨던 세 분 스승님들 최선, 강선영, 이매방 선생님 모두 보유자셔요. 근데 전 이수자에요. 부산에 계신 분을 모셔서 배웠고, 임이조 국수호까지 제가 불러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지요. 근데 현재 상황은 이수자이고, 그 때 당시는 욕심이 없었어요. 근데 이수자 배출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상품화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생각해요. 그날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 같은 생각이에요. 현재 이수증 배출을 보유자 선생님이 과정을 전부 관여하시는데, 문화재청에서 어느 정도 관여해야 합니다.

: 저는 <승무> 이수증을 문화재청에서 받았고, <살풀이춤> 이수증은 이매방 선생님에게 받았거든요. 문화재청에서 받은 분들은 이수증을 받으면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은 날짜만 채우면 되고 이수 기간도 짧아졌어요. 이렇게 잘못되어가는 것이 안타까운 현상이죠. 이수자 기준을 강화해야 하고, 춤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도 알아야 해요. 특히 <승무>의 경우 리듬감이 없으면 안되거든요. 이수자가 300명 가까이 되지만 장단을 칠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몰라요. 언젠가 제가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추는 <승무>에서 북장단을 잡았어요. 근데 그 분들이 북칠 때 장구 장단에 처음 맞춰본다고 해요. 그러니까 북 장단이 빨랐다 늦었다 하는 거예요. 결국 장단을 익힌 선생이 가르쳐야 전통춤이 올바로 전승이 되는건데...

: 이수자라고 하면서 어디 가서 또 가르칠 거 아니에요. 3년이면 이수자 기간이 짧아요. 전수생 정도의 기준이지요.

: 3년 출석해서 이수증을 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요즘은 문화센터에서 배운 사람들이 10년 이상 춤추면서 이수증을 받고 무용가라고 하는 그런 분들도 있어요.

 



: 김영희 위원께서 그날 전통춤 지도자들의 재교육을 거론했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죠. 발레의 경우도 발레 학원 강사들의 재교육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어요. 문화센터에서 그 춤과 이론적 배경까지 가르치기는 어려울 것 같구요. 거기에서 교육받은 분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면 질적인 저하를 초래할 수 있지요. 전통춤협회가 그런 문제 역시 강도높게 제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 그걸 시도했었어요. 근데 일부에서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매방 선생이 계신데 그런 걸 왜 하느냐는 거지요. 우리가 자체적으로 비디오를 보면서 다듬어가야 하지 않느냐는 의도로 했었었지요.

: 전통춤 재교육 사업으로 협회 차원에서 지원금 받아서라도 가르치는 사람들의 재교육 사업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통춤 지도자들의 연수 대상 자격을 정해서 경력 몇 년 이상 제한을 두고. 또 다음 단계에는 젊은 세대로 내리는 식으로 한다면 더욱 효율성이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 실기 연수도 중요하지만, 이론적인 재교육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전통춤에 대한 연구 성과가 어느 정도 축적됐는데, 현재 지도자 선생님들이 2,30년 전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이론적인 내용을 다 알지 못하시거나 부분적입니다. 전통춤의 배경이나 의미, 선생님의 생애사나 전통춤 전반의 역사와 흐름, 이런 내용들을 알아야 실기 교육도 할거 아닙니까. 전통춤에 대한 지식을 간단한 정보를 통해 알기 때문에 그 이론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합니다.

: 대학에서의 전통춤 교육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소속 대학의 한국춤 전공 교수가 이매방류 <살풀이춤> 이수자라면 그 춤만 배우고 졸업해요. 그러나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생들 여러 스타일의 <살풀이춤>을 모두 배워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 네. 요즘 대학 졸업한 전통춤 추는 친구들을 보면 전통춤의 뿌리가 깊지 않으니 국적이 애매한 춤들을 추더라구요.

: 그런 건 거론해야죠. 비평가나 전통춤 연구하시는 분이나 언론에서 짚어줘야죠. 그리고 이날 전통춤 콩쿠르에서의 불공정성에 대한 얘기도 거론된 것으로 압니다.

: 예. 콩쿠르에서의 부정 문제가 얘기되었습니다. 심사위원장의 사인이 없는데도 상을 주는 경우가 있고, 공정하지 못한 심사 관행도 있고... 대통령상이 남발되기도 하죠.

: 현재 콩쿠르는 실적을 만드는 통로가 되어 버렸어요. 진짜 명무를 보는 눈, 춤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지 않고 정말 춤 잘추는 춤꾼을 찾는게 콩쿠르인데, 맹목적인 문화재병이나 콩쿠르 이런 제도가 서로 엇물려서 전통춤의 흐름이 한쪽으로 쏠려서 썩을 판이에요. 결국은 춤추는 사람들이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바꿀 수 없어요.

: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을 신중하게 위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친분 같은 거로 위촉하면 안 되고, 심사위원 이력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해서 안목이 높은 분으로 알고 위촉해도 안 되죠. 대통령상도 그 수준의 차이가 있으니까요.

: 이날 전통춤의 대중화 문제와 관련해 근래 전통춤 공연이 많아지고 있는 데 대한 흐름도 지적이 되더군요. 전통춤 공연이 부쩍 늘어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공연장이 많아졌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새로운 이름을 내건 기획공연이 많아졌기 때문입니까?

: 춤추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공연을 많이 하죠. 이수자들이 많아지면서 활동안할 수도 없고.

: 20년 넘게 문화학교나 문화센터 교육을 통해 전통춤 관객들이 많이 확보됐고요. 공공기관의 극장이나 민간 극장에도 상설공연이 많아졌지요. 화요상설, 토요상설이라든가 시즌제로 전통춤 공연이 이어지죠.

: 공연은 많아졌는데, 공연의 질은 어떻습니까?

: 공연이 많아진 만큼 동반해서 질이 상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국립극장이나 국립국악원에서 하는 문화학교에서 1년 수료하면 문화부장관 수료증을 줍니다. 그러니 어머니 수강생들이 장관 이수증을 받으려고 열심히 하죠. 그것도 병폐입니다.

: 그건 국립극장장이나, 국립국악원 원장이 주면 되지 않는가요? 문화학교에서 1년 전통춤 공부했다고 장관 이름의 이수증을 남발하는 문제는 재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전통춤 공연이 많아진 원인 중 극장과 기획사 등등이 새로운 타이틀을 붙여 하는 공연들도 많아졌더군요?

: 기획공연이란 이름으로 특성이 없이 줄줄이 갈라 식으로 하는 공연이 있고, 감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한 무대에 올리는 경우도 있지요. 또 하루에 2회 공연으로 무대 구성을 엉성하게 하는 기획들도 있고요. 근데 출연자들에게 출연료를 다 주고 하는지 의문이에요.

: 출연자들이 출연료를 받기는커녕 돈을 내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 출연료 액수만큼 표를 주는 거지요. 기획공연의 주최측이 관객확보를 다 못하고 출연자들에게 부담을 시키는 거지요. 초창기에 저변확대가 안됐을 때 기획사를 도와주는 의미로 출연자들이 그런 제안에 동조해주고 그랬었는데, 기획하시는 분들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 전통춤 기획공연 중에는 새로운 춤이나 빼어난 춤을 추는 숨어있는 분들을 발굴해 무대에 올리고, 연구를 통해 춤의 종목들을 한데 모은 구성 등 대중들에게나 전문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도 호기심을 끌만한 의미있는 공연들이 있지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졸속으로 만들어진 공연도 눈에 띄더군요. 명인 명무전이란 타이틀이 뭍은 공연들이 남발되는 것도 같고요. 출연자들의 면면을 보면 전혀 명인 명무에는 걸맞지 않은 사람들로 짜여졌거든요. 명인 명무거 너무 남발되는건 아닌지? 누가 어떤 기준으로 명인 명무를 정하는건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젊은 춤꾼들에게 명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건 전통춤의 질서를 흔드는 일입니다. 전통춤계에서 자정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이나 명무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그런 공연에 출연했다는 자긍심이 있으니 무용가들이 혹할 수 있지요. 하지만 애초에 그렇게 말도 안되는 기획으로 대관이 들어올 경우, 공연 자체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대관을 안해주면 되지 않겠어요?

: 국립국악원 등 공공 극장의 경우는 대관 심사를 보다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무용가들 스스로도 아무 공연이나 출연하지 말고 격에 맞게 출연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통춤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전통춤 관계자들이 내부 의견을 기관에 말해야 하는데, 그런 예가 별로 없어요. 외부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하고 계속 개진해야 해요. 창작춤의 경우 여러 의견들을 제시하고 반영하잖아요. 이날 모임에서는 전공자와 아마추어 무용가의 구분에 대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아마추어 무용가들이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전문가인양 강사를 하기도 해요. 그 배경에는 아마추어들에게 이수증을 남발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 그 문제는 보유자 선생님들이 처신을 잘해야 한다고 봐요. 그 분들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주부들이 많죠. 그래서 선생님께도 잘 하고, 또 동료 주부들에게 공감가도록 잘 하니까 세가 넓어지거든요. 하지만 이매방 선생님도 예전에 춤추는 사람과 춤 애호가는 분류되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물론 아마추어들에게 이수를 못하게 할 근거는 없지만, 이수증 자격을 엄격하게 해야죠.

: 전통춤 전승을 보유자 중심으로 되다 보니까 대학에서조차도 다양한 춤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거죠. 다양한 전통춤들이 보다 많이 추어지고 알려져야 해요. 그래야 창작 작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 이전 80년대에 한국명무전이 많았는데 한국학의 성과로 여러 춤들이 발굴되고 소개됐어요. 이 시기에 대학 교수들이 지방의 명무 선생님들한테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배웠거든요. 그런데 그 때 학생이었던 분들이 현재는 교수에요. 그렇게 자기가 갖고 있는 것만 하니까 학생들이 또 졸업해서 배출되는 무용가들의 춤이 폭이 넓어질 수가 없고 시야가 넓어질 수가 없어요. 전통춤협회가 연수할 때도 <승무> <살풀이>만 하지 말고 마당춤으로 확대해야 해요.

: 협회에서도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늘릴 예정이에요. 협회 임원이 아니어도 외부에서 강사를 초대해서 하면 되죠. 연수 종목을 넓히면 저변확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 한국전통춤협회와 유사한 단체로 우리춤협회, 한국춤협회가 있지요. 세 단체가 유사하지만 다른 면이 있죠. 각 단체가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고 한국전통춤협회도 협회만의 정체성, 다른 단체에 비해 실질적인 연구나 조직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봐요.

: 채상묵이사장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 참석해서 도움말 주신 김영희 위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전통춤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모인 곳이 한국전통춤협회이니까 대외적으로 문제점들을 공론화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2014. 10.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