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아, 들꽃에도 제 이름이 있음을

김현진_안무가

2022. 6.

봄이 되니 겨우 내 숨어 있던 생명이 천지에서 움을 튼다. 차가운 회색빛 겨울은 어느새 여리여리 연둣빛 봄옷으로 갈아입고, 딱딱하게 얼어붙었던 땅도 폭신한 품으로 변신한다. 녹녹해진 대지를 뚫고 올라온 여린 싹, 마른 나뭇가지에 새로이 돋아난 잎새들, 동사한 줄 알았던 길고양이들과 반가운 조우, 천상의 노래를 부르며 힘차게 날아오르는 새들……...

퍼포머와 함께 걷기, 새로운 감각과 사유

한석진_무용학자

2022. 6.

5월 16~29일 사이 2주간 ‘지구와 예술 – handshaking’ 전시가 서울 용산구 소재 전시·퍼포먼스 공간 윈드밀에서 열렸다.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4개 창작공간(금천예술공장, 서울무용센터, 신당창작아케이드,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전·현 입주 예술가 14명이 참여한 ‘공동창작 워크숍’의 결과물이었다. 202...

독립예술가의 3년 살이 시한부 인생!

김현진_안무가

2022. 5.

2022년 3월 31일, 이날은 내가 처음으로 극장을 대관해서 현대무용 개인발표회를 가진 날이다. 올해로 나는 나이 50살이다. 나는 그간 긴 잠을 잔 듯하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세월 동안… 내 춤 인생의 시계는 사실상 죽어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들여다보지도 않았던 공연 이력서를 최근 다시 보게 되었다. 나를 다시금 국가 시스템의...

맥락 엷은 모음으로 묘연해진 춤세계

김혜라_춤비평가

2022. 4.

김복희무용단의 〈우담바라〉(3.5~6.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 공연 현장은 근래에 보기 드물게 단정하게 머리를 올린 어린 학생부터 연세가 지긋한 관객까지 다양한 연령층부터 눈에 띄었다. 1971년 김복희·김화숙무용단 창단 후 〈법열의 시〉를 시작으로 50년간 창작을 해 온 김복희 안무자의 대표성을 띤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제자들...

춤의 가능성에 춤(삶)을 내던지다

권옥희_춤비평가

2022. 4.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 허드라.      ...(중략)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하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단가 〈사철가〉 중- 봄이다, 시작하기 좋은. 박진미의 〈또 다른 시작〉(3월 19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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