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둠의 방에서 파헤친 소외
김채현_춤비평가 2025. 3. 소외가 그득한 사회에서 소외는 개인들의 특별한 감정 상태로 여겨지기 일쑤이다. 이럴 경우 소외는 개인 성격의 소치로 치부될 뿐 사회적 병리로 인식되기 어려워진다. 소외는 근대 이후 등장한 개념이다. 근대 산업 사회의 화폐상품 경제 속에서 인간이 자신과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현상은 소외로 개념화되었다. 사회 속 고립, 고독으로서 소외는 개인과 소집단 ... |
전승자들의 육성으로 듣는 춤이라는 유산(遺産)
이지현_춤비평가 2025. 3. 창덕궁과 종묘는 현재의 출입구를 중심으로 보자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체감되지만 실제로는 북악산 줄기가 흘러내려 창덕궁으로 이어지다 종로쯤에서 마치 둥글고 길쭉한 주머니 모양으로 맺어져 그 안에 종묘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의 줄기라 해도 엄연히 용도가 다른 두 공간은 사이에 도로를 두고 숨고르기를 하고 있으며, 그 도로에 위치한 돈화... |
유다른 움직임의 포스트휴먼 세계
김채현_춤비평가 2025. 2. 사람은 움직이고 춤 움직임을 만든다. 움직임은 그 사람, 그 춤과 한몸이다. 그렇다면, 포스트휴먼 (시대의) 움직임에서는 어떤 사람, 어떤 춤이 찾아질까. 멜랑콜리댄스컴퍼니의 신작 〈테스트드라이브〉(TestDrive)에서 안무자 정철인은 그 점을 강하게 담은 세계로 사람들을 안내하였다(12. 20~21., 플랫폼엘). 철저히 계산된 구성이 남... |
전통은 생물 Tradition is Living things 이지현_춤비평가 2025. 2. 2025년 1월 8일 밤, 벵갈루루에서 뭄바이로 돌아오자마자 인도의 전통춤과 교류 공연을 마친 일행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나는 뭄바이에 남았다. 그저 며칠 인도를 더 느끼고 싶었던 나는 뭄바이에서 별다른 계획은 없었고, 여행이 수월한 지역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돌아다니려 애쓰지 말고, 시간에 쫓기지 말고, 그냥 여유있게 로컬을 걷고 즐기는 ... |
춤으로 이르고자 한 본성의 자리
권옥희_춤비평가 2025. 2. 작은 크기의 팸플릿 첫장을 펼치니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이 큰 활자로 박혀있다. 노자의 《도덕경》 첫 구절이다.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영원한 도가 아니며, 이름이 이름 지어질 수 있으면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로 해석하는. 여기서 진영아는 도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