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컨티뉴엄, 린다 그리고 몸
남정호_안무가 2024. 10. 동경에 가면 자동적으로 만나던 하세가와 로쿠씨와 이시이 가오르씨가 세상을 떠난지 4년째.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른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같이 늙어가는 동세대와 교류하게 되는 시간이 왔다. 이름만 들어도 유대계인 걸 알게 되는 린다 라빈Linda Rabin. 언젠가 이시이씨와 줄리아드에서 함께 공부했다고 소개받았는데 ... |
즉흥춤에 관한 변명
남정호_안무가 2024. 9. 국내 무용계에서 즉흥춤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생소하지 않게 된 요인으로 1996년 개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서 개설한 즉흥 과목과 2000년도에 시작된 국제즉흥춤축제의 영향력을 들 수 있겠다. 이 두 곳에서 땀을 흘려 왔던 입장에서 보면 급하게 변모한 한국사회의 현상과 맞물려 즉흥춤도 빠르게 한국 춤계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자리... |
〈빨래〉가 탄생하던 때
남정호_안무가 2024. 8. 작품은 작품과 작품 사이에서 만들어진다고. 그렇다. 〈빨래〉라는 작품의 탄생은 90년도 동경에서 발표한 솔로 작품 〈외출〉과 평소 눈여겨보았던 신윤복, 김홍도, 박수근등의 그림들에서 씨가 뿌려졌다고 말하고 싶다. 당시 안식년을 맞아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본토에서 익히기로 작정하고 동경에서 반년을 살았는데 방문자로서가 아닌 거주자로서 ... |
홀로 추는 춤의 속사정
남정호_안무가 2024. 7. 혼자 춤추면 외롭지 않아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당황하게 된다. 왜냐면 그 질문에는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나 자신을 드러내어야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무용가로 살아오면서 많은 무용수들과 작업하면서 누군가를 위한 집을 짓는, 누군가를 위한 요리를 하는 자세로 작업을 해왔다면 혼자서 춤을 출 때는 내가 살기 위한 집을... |
나의 춤을 기억한다 - 유희하는 대학교수
남정호_안무가 2024. 6. 부산은 내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다. 예민한 사춘기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유학을 가기 전에 모교에서 4년 동안 무용 교사직을 하였으니 첫 직장이 있은 곳이다. 결혼도 출산도 이 도시에서 그리고 퇴임할 때까지 안 맞는 옷을 입은 듯이 쭉 어색했던 대학교수의 신분을 만들어 준 곳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이 도시는 활달하고 정겹고 박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