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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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살이보고서
남정호_안무가 2025. 12. 제주로 이주한 이유를 질문으로 받으면 명쾌하게 답을 줄 수가 없다. 아마 그동안 도시에서 살면서 받은 피로를 씻어 내리고 보상도 받고 싶은 이유 일 것이다. 어느덧 과거에 등한시했던 나무와 풀의 생명력을 예찬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가. 철이 조금 들었나보다.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집 근처의 조그만 동산이 떠오른다. 친구들과 울퉁불퉁한 산길을 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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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외선 선생님을 만난다
남정호_안무가 2025. 10. 얼마 전만 해도 무용가라는 신분을 밝히면 웃으며 다가와서 어떤 무용을 하느냐고 물어본다. 서양 고전인 발레도 아니고 한국무용도 아니고 현대무용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한 발짝 물러서고 잠시 침묵이 생긴다. 어떤 질문으로 대화를 연결해야 할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무용사 강의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고 이윽고 상대방도 나도 함께 질려서 멋쩍은 웃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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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대중매체: 춤으로 살아남기
남정호_안무가 2025. 8. 무용가로서 춤을 대상으로 하는 TV 프로그램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최근에 채널을 돌릴 때마다 마주치는 땀 흘리는 여자들의 얼굴이 숨겨 놓은 거울 속에 있는 나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 외면해 오다가 드디어 채널을 고정하고 말았다. Mnet에서 하는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흥미를 느끼며 보기 시작하는 월드 오브 스우파(W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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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이애주 춤판'에 담긴 이애주의 춤길
김영희_전통춤이론가 2025. 8. 예술은 당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인문(人文)의 표상(表象)이고 정수이며 역사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의 무용사 역시 예외일 수 없으니, 한영숙의 〈승무〉를 이어받은 예능보유자였으며, 〈바람맞이〉(1987)로 시대를 대변했던 이애주(1947~2021) 선생은 생전에 늘 춤으로 세상과 대화하고자 했다. 알다시피 이애주 선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