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뜰을 거닐면서(11)

이순열

2013. 04..

 “이 지상에 빠리가 없다면?”  어느 기자가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에게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랬다.  “하나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Faut-en batir un.)     빠리, 그건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바로 너의 것이지.   ...

뜰을 거닐면서(10)

이순열 _ 춤비평

2013. 02.

 ‘손에서 책을 떼어 놓지 않다.’(手不釋卷) — 여몽이 별안간 달라진 모습으로 노숙을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은 지난 번 이야기 했던 것처럼 그 수불석권의 마력 때문이었다. 수불석권의 표본 같은 존재라면, 우선 새뮤얼 존슨이 떠오른다. 그가 편찬한 영어사전 (1755)은 온 세계를 통틀어 사전의 역사상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룩...

뜰을 거닐면서(9)

이순열_본 협회 공동대표

2012. 12.

Tabla Rasa  연일 눈이 내린데다 한파가 몰아닥쳐 우리 집 뜰에도, 앞산에도 온 천지를 뒤덮은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눈은 tabla rasa, 모든 것이 지워진 백지처럼 언제나 황홀하다. 그러나 조만간 그 눈은 녹고 말 것이다.  백지는 아름답다. 그렇다 해서 어찌 영원히 백지인 채 남아있기를 바라랴. 백지는 모든 가능성의 무덤이기 ...

국립발레단 50년사, 김경희 지음, 국립발레단, 402쪽, 2012. 9.

김채현_본 협회 공동대표 / 무용원 교수

2012. 12.

        국공립 단체, 역사에 빛을   국립발레단이 ‘국립발레단 50년사’를 출간하였다. 국공립 춤 단체의 연혁을 담은 자료집이 드문 터에 ‘국립발레단 50년사’는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국공립 춤 단체의 연혁을 창고 속에 묵히지 않고 빛을 보도록 함으로써 ...

뜰을 거닐면서(8)

이순열_본 협회 공동대표

2012. 11.

 “학교에 왔더니 휴강이네요.”  지난 목요일 정주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몇 해 전, 전문사 과정을 마치고 나서 지금은 내 강의를 청강하고 있는데 그날은 입시 때문에 강의가 없는 것을 모르고 왔다가 허탕을 쳤다는 것이다.  “맛있는 떡을 사왔는데 어떻게 해요. 댁으로 찾아 갈까요?”  시골길을 한참 헤매고 와야 할텐데 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