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춤의 길, 탈춤에서 길어올리다
김채현_춤비평가 2025. 8. 과거에 탈춤이 발휘한 힘은 어느 정도였을까? 탈춤이 전통사회 곳곳의 마을과 장터가 들썩이도록 했던 현상만으로도 답은 이미 나온다. 탈춤의 원동력은 풍자와 패러디를 표출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욕구일 것이고, 더욱이 이러한 억제할 수 없는 욕구는 그 옛날 봉건사회 현장에서 분출하였다. 그 현장이 삶의 구체적 현장이어서 탈춤은 바로 당시 사람들이 살아 숨... |
컨템퍼러리성이 강화된 안무, 경이로운 ‘순간’을 붙들다
김혜라_춤비평가 2025. 8. 김주빈이 안무한 〈마주하기까지: 순간〉(7.19~20,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은 상대와 마주하기까지의 정서적 시간과 거리가 좁혀지는 과정이 묘사된 작품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감정적 파편들을 짜임새 있게 조합해 궁극적으로 삶의 지속을 위한 긍정적인 시선이 투영된 작업이다. 작품에서 움직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안무자는... |
솔로춤에서 주시해야 할 것은
김채현_춤비평가 2025. 7. 춤은 개개인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며 제각각 혼자 하는 춤은 인간과 함께 영원할 것이다. 홀로 추는 춤을 홀춤, 독무, 솔로 댄스라 불러왔고 근자에는 모노 댄스라는 말도 보인다. 이 말들은 춤에서 자기 장르를 이루어 그만큼 비중이 절대적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춤이나 전통춤을 손질한 춤들로서 솔로 댄스는 부지기수다. 발레의 바리아시옹도 솔로 댄스... |
남쪽에서 불어오는 삶의 숨결
송성아_춤비평가 2025. 6. 한국인은 삶과 죽음을 ‘숨쉬다’와 ‘숨지다’로 표현한다. 그리고 ‘한숨’ ‘숨결’ ‘탄식’의 언어 사용에서도 알 수 있듯, 인간사 여러 감정을 숨과 연결 짓는다. 뿐만 아니라 전통춤과 음악에서도 자연스러운 숨쉬기를 매우 강조한다. 부산시립무용단(예술감독:이정윤)의 〈남풍〉은 이처럼 다의적인 숨을 모티브로 한... |
상동성의 움직임으로 다듬은 듀오 형식
김채현_춤비평가 2025. 6. 그리스 신화에 레테강이 있다. 망자가 명계(冥界)로 가면서 건너야 할 다섯 강 중의 하나로, 망각의 강이다. 레테강물을 마신 망자는 전생의 기억을 지우며 번뇌를 잊게 된다. 하여 기억의 소멸은 그 역할이 긍정시된다. 오늘날 군림하는 모바일과 SNS가 기억과 추억의 용도로 기승을 부리는 흐름에 취하다 보면 기억의 소멸은 군말없이 하찮게 여겨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