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면 쓴 인간 권력의 생리를 벗기다
김채현_춤비평가 2024. 2. 안영준이 이번 창작산실에서 발표한 〈애니멀〉(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1. 26~28.)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득실대는 모사꾼들의 생리를 목격하게 된다. 2016년 안영준은 숨막힐 듯한 샌드위치 인생을 소재로 한 〈당신의 바닥〉에서 계층 사회의 현실을 풍자한 바 있다. 누군가의 바닥이 누군가에게는 천장이다. 그러더니 곧 이어 2017년의... |
하이! 야라: 트랜스 휴머니즘으로 가는 길 위에서 만난
이지현_춤비평가 2024. 2. 안녕, 야라! 아직은 네가 어색하고 낯설지만 어쨌든 반가워,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종족들과의 만남 후에 미래에 너를 어떻게 다시 이해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이! 〈YARAS〉(예술감독 및 안무/정훈목 프로듀서/박신애,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1.27-28.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구체적 이름을 갖고 있는 ... |
분출되는 서로 다른 에너지의 절묘한 교합
장광열_춤비평가 2024. 2. 범상치 않았다. 춤 공연에서 대부분의 댄서들은 몸의 정면을 객석을 향해 노출하지만, 공연 내내 그녀는 자신의 뒤태를 관객들을 향하도록 했다. 춤추는 댄서의 등 근육은 호흡의 고저에 따라 미세하게 때론 선명하게 움직였고, 관객들은 자유자재로 완급을 조율하는, 몸 하나로 변화무쌍한 에너지의 변환을 보여주는 무용수의 몸에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 |
서사 읽어내기
정옥희_춤비평가 2024. 2. 음악과 춤은 긴밀하고도 불편한 관계이다. ‘춤추고 노래하는 일’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행위라 여겨졌다면 근대 미학 이후의 음악과 춤은 장르적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배척하고 지워냈다. 개중엔 음악을 시각화하는데 거리낌 없는 안무가들도 있지만 그 연결을 떼어 놓는데 몰두한 이들도 적지 않다. 음악과 춤을 우연에 맡겨 병치시킨 머스 커... |
춤으로서의 무보, 이 예정된 실패1)
한석진_무용학자 2024. 2. 정다슬파운데이션은 2023년 전시 〈무용보읽기: 사관장과 전사들〉(12. 29 – 31., 문래예술공장 M30)에서 북한의 자모표기법을 소개하고 춤을 기록, 보존하는 것을 넘어 창작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그것의 가능성을 개진한다. 안무가 정다슬은 안무를 책에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연구진과 참여무용가들과 함께 자모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