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길을 감춘 역설적인 시선
김채현_춤비평가 2023. 7. 올해의 신작 프로그램에서 미나 유는 〈더 로드〉(The Road)를 올렸다(3월 31일 ~ 4월 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삶의) 길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공연에서 길은 분명찮았고 아예 발견되지도 않았다. 길을 내세우면서도 길을 감춰버리는 지독한 아이러니가 완연하다. 오래 삶을 겪어온 원로 안무자의 정동이 감지되는 한편으로 삶을 향한 미... |
진화된 스트릿 춤, 몸에 새겨진 혼종의 문화
김혜라_춤비평가 2023. 7. 제19회 부산국제무용제 폐막작으로 프랑스 폴내셔널슈페리어드당스(Pole National Supérieur de Danse)의 부안무가인 에르베 쿠비(Hervé Koubi)의 〈낮이 밤에 빚진 것〉(What the day owes to the night)(6.3일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을 선보였다. 2005년 광안리 해변 무대에서 시... |
관객을 미혹시키기엔 한참 부족한 마법
방희망_춤비평가 2023. 7. 앙쥴랭 프렐조카쥬의 최신작(2020) 〈백조의 호수〉가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6월 22~25일, 필자 24일 관람). 그의 스토리 발레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백설 공주〉가 2014년 내한한 바가 있기에, 필자와 같이 당시의 달콤 쌉싸름한 감동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은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치도 상당히 높았으리라 본다. 〈... |
컨템퍼러리 발레의 관심작을 내다
최찬열_춤비평가 2023. 7. “자, 딸들아 말해 봐라. [....] 짐에 대한 사랑과 효성이 제일 많은 딸에게 짐은 제일 많은 몫을 주겠다.” 리어왕의 이 물음에 첫째 딸 고너릴과 둘째 딸 리건은 현란한 수사와 미사여구로 왕의 환심을 산다. 하지만 셋째 딸 코델리아는 언니들과 완전히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nothing” 곧, 할 말이 없습니다. 분노한 리어왕은... |
젊은 감각과 안정감이 조화를 이룬 국립무용단의 ‘NEXT STEP’ 무대 (2)
최찬열_춤비평가 2023. 6. 치유와 해방의 춤 두 번째 무대에 오른 박소영의 〈라스트 댄스〉는 안무가 자신이 직접 겪는 공황장애나 우울증 경험을 무대화한 공연이다. 춤 만든 이는 첫 장면에서 이를 평범한 여성에게 투영해 일반화해 보여준다. 관객이 보기에 무대 왼쪽 앞으로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 의상을 입은 여성 춤꾼 한 명이 천천히 걸어 들어오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