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공연과 텍스트, 그 사이에 가득찬 신체 감각
한석진_춤학자, 평론가 2025. 2. 한국 동시대 예술계에서 ‘다원예술’이라는 용어가 정책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후, 예술 장르 간 경계를 실험하는 다원예술은 끊임없는 자기부정과 자기비판 속에서 발전해나갔다. 춤, 연극, 미술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표현은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지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세영 안무가를 설명할 때 예술 장르적 경계를 도전하는 창작자라는 표현을 빼... |
컨템퍼러리발레로 탐문한 언어와 춤
김채현_춤비평가 2025. 1. 태초의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아담의 언어가 태초의 언어라고 진지하게 주장된 시대도 있었다. 과연 그런 주장이 있었는지 물을 만큼 선뜻 믿어지지 않을 사실이지만, 그런 가설은 어느덧 가당찮은 주장으로 사라졌다. 아담의 언어 식의 태초의 언어는 없다. 그래도 태초에 언어가 어떠했는지 하는 궁금증은 뿌리쳐질 수도 없을뿐더러, 이는 언어학 분야의 난문제로도... |
마음을 되울려 삶을 성찰하게 한 무대
권옥희_춤비평가 2025. 1. 춤(순수무용이라고 하자)은 원칙적으로 특정한 관객을 상정하지 않는다. 그 관객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춤을 이해할 수 있는 지성이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수성이다. 이 관객이란 곧 춤을 만들고 추는 주체로서의 안무자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타협의 형식이 아니라 도전의 형식을 띤. 실천으로서의 춤은 하... |
판타지 너머 생명정치 권력 배후, 몸들의 투쟁
김채현_춤비평가 2025. 1. 상식이 알려주는 대로, 춤에 비해 서커스는 유연성 면에서 탁월하다. 서커스에서 몸은 일단 연체동물의 그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반면에, 가령 춤이 인체 골격(骨格)의 지형을 벗어날 때 가질 호소력은 얼마나 될 것이며 과연 호소력이 있기라도 할까. 그렇더라도 몸의 예술로서 서커스와 무척 인접한 춤은 서커스를 동경하는 심리가 없지 않다. 서커스가 ... |
컨템퍼러리를 향한 변화 조짐
김채현_춤비평가 2024. 12. 지난 몇 해 서울시무용단은 레퍼토리 개발을 모색하면서 변화의 길을 타진해왔다. 이번에 올린 〈사계〉(10월 31 ~ 11월 3일, 세종엠씨어터)는 그런 모색의 일환인 동시에 전작들에 비해 변화를 적극 파들은 작업으로 다가온다. 〈사계〉가 내심 글쓴이의 관심을 끌었던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공연 전부터 〈사계〉는 우리 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