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경계인의 슬픔과 고독, 그 치열함

송성아_춤비평가

2022. 7.

부산에서 오랜 동안 작품 활동을 이어온 독립 춤꾼이자, 중진 안무가 박재현(경희댄스시어터 대표)의 공연이 있었다(5월29일, 문화회관중강당). 전국무용제를 비롯한 각종 대회 수상작인 〈굿모닝 일동氏-슬픔에 관하여〉, 〈고독-그곳엔 사랑이 없더라〉, 〈인어공주를 위하여-편견〉을 ‘안무노트’라는 표제 아래 한 자리에 모운...

관객과 춤추는 이들 간의 기대지평, 그 넓이

권옥희_춤비평가

2022. 7.

구미시립무용단(안무자 김현태)이 신작 〈호형虎兄〉(구미강동문화복지회관 천생아트홀, 6월16일)을 올렸다. 올해 새로 부임한 안무자(김현태)의 첫 무대다. 1989년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63번째 정기공연 무대다.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구미시민들에게 춤예술의 가치를 알리고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기치 아래 (터무니 없이) 열...

소진된 몸에 관한 한 탐색

최찬열_춤비평가

2022. 7.

〈구약성경〉의 율법 중에는 토지에 관한 특별한 제도가 있다. 이른바 안식년과 희년의 제도이다. 사람이 6일 동안 일하고 7일 째에는 쉬듯이, 땅도 6년간은 경작하여 소산물을 생산하지만 7년 째에는 경작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는데, 이를 안식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곱 번째 안식년, 곧 49번째 해의 다음 해는 ‘희년’(jubilee)이라...

현대적 감성과 창의적 해석 사이의 심각한 불균형

김채현_춤비평가

2022. 6.

서울시무용단이 〈일무〉를 신작으로 올렸다(5월 19~2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문묘제례나 종묘제례 현장에서가 아니면 접할 경우가 드물어 일반인들에게는 일무(佾舞) 자체가 낯선 춤이다. 또한 춤의 구성원들이 8×8, 6×6, 4×4 식의 대형으로 늘어서서 제자리에서 팔 뻗치기나 휘두르기를 주동작으로 하고 약간의 굴신을 가미해서...

역사의 공간, 40계단의 피상적 이미지화

송성아_춤평론가

2022. 6.

부산 원도심 한켠에 위치한 40계단은,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구호물자를 내다 팔던 치열한 삶의 현장이자,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나던 해후의 장소였다. 지난 5월20~21일, 부산시립무용단(예술감독:이정윤)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켜켜이 쌓인 이 역사적 공간을 모티브로 한 작품 〈부산, 40계단-바다 곁에 오래였으나 바다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