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컨템퍼러리발레로 탐문한 언어와 춤

김채현_춤비평가

2025. 1.

태초의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아담의 언어가 태초의 언어라고 진지하게 주장된 시대도 있었다. 과연 그런 주장이 있었는지 물을 만큼 선뜻 믿어지지 않을 사실이지만, 그런 가설은 어느덧 가당찮은 주장으로 사라졌다. 아담의 언어 식의 태초의 언어는 없다. 그래도 태초에 언어가 어떠했는지 하는 궁금증은 뿌리쳐질 수도 없을뿐더러, 이는 언어학 분야의 난문제로도...

마음을 되울려 삶을 성찰하게 한 무대

권옥희_춤비평가

2025. 1.

춤(순수무용이라고 하자)은 원칙적으로 특정한 관객을 상정하지 않는다. 그 관객은 매우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춤을 이해할 수 있는 지성이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수성이다. 이 관객이란 곧 춤을 만들고 추는 주체로서의 안무자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타협의 형식이 아니라 도전의 형식을 띤. 실천으로서의 춤은 하...

판타지 너머 생명정치 권력 배후, 몸들의 투쟁

김채현_춤비평가

2025. 1.

상식이 알려주는 대로, 춤에 비해 서커스는 유연성 면에서 탁월하다. 서커스에서 몸은 일단 연체동물의 그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반면에, 가령 춤이 인체 골격(骨格)의 지형을 벗어날 때 가질 호소력은 얼마나 될 것이며 과연 호소력이 있기라도 할까. 그렇더라도 몸의 예술로서 서커스와 무척 인접한 춤은 서커스를 동경하는 심리가 없지 않다. 서커스가 ...

컨템퍼러리를 향한 변화 조짐

김채현_춤비평가

2024. 12.

지난 몇 해 서울시무용단은 레퍼토리 개발을 모색하면서 변화의 길을 타진해왔다. 이번에 올린 〈사계〉(10월 31 ~ 11월 3일, 세종엠씨어터)는 그런 모색의 일환인 동시에 전작들에 비해 변화를 적극 파들은 작업으로 다가온다. 〈사계〉가 내심 글쓴이의 관심을 끌었던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공연 전부터 〈사계〉는 우리 춤...

고독하고 가난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춤추기

권옥희_춤비평가

2024. 12.

무언가를 좇는다고 속도를 붙이면 더 멀리 달아나는 시대다. 춤도 마찬가지. 좇는다고 무작정 한 걸음 발을 떼놓거나 한 걸음 밖으로 나가면 거기에는 자신이 그리는 것에 대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더 빠른 세계가 있다. 부산, ‘현대무용단자유’. 1995년에 창단했으니, 올해 30주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속도전의 세계에서 현대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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