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연과 필연의 접촉면을 춤으로 넓힌 춤

권옥희_춤비평가

2016. 12.

 끝없이 모습을 바꾸는 이유로 생성의 세계를 상징하는 달. 그 자연을 대하는 감성이 무대에서 재분배되면서 춤(몸)이 하나의 진실을 소유하게 되는, 춤으로 진실을 만들어낸 작업. 박은화의 〈달〉(11월 23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을 본다.    무대 위에 떠있는 바위덩이 같은 달의 조형물. 낯선 달이다. 달 아래 엎드려 있는...

한국춤의 미학과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만주_춤비평가

2016. 12.

 “한국과 멕시코는 세계에서 전통춤의 자산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이상한 두 나라다.” 독일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Tanzhaus) 전 예술감독인 베르트람 뮐러(Bertram Muller)의 말이다.  창무회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창무큰춤판’ (10월 4일-12월 28일 포스트극장, 평자 22일 관람). “한국전통춤을 토...

헬조선 겨눈 서사 춤의 설득력

김채현_춤비평가

2016. 12.

 여러 해 홀춤(독무)으로 춤판을 꾸려온 최진한이 이번 늦가을에 발표한 〈우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11월 25-26일)은 홀춤의 일환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을 포함해서 몇몇 춤에 대해서는 스스로 ‘모노 댄스 드라마’라는 분류 호칭을 덧붙인 것을 보면 홀춤을 그가 상당한 의도를 갖고 추진해왔음을 짐작케 한다.  홀춤으로써 ...

젊은 춤의 정신, 실천의지

권옥희_춤비평가

2016. 12.

 참 비루한 권력, 그 어둠의 끝을 보고 있다.  너무나 허망하게 주어진 그 세계를, 그 허망함으로부터 벗어나보겠다는 듯 박근태(안무자)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춤으로 시비를 건다. 시비는 교묘할 필요도, 그것을 부정확하게 인용할 필요도 없다. 선명한 춤이었다. 박근태(현대무용단 자유 대표)의 〈광장〉(11월19-20일, 아르코예...

정갈하고 호방한, 춤의 통일성

문애령_무용평론가

2016. 12.

 제주도립무용단이 김만덕의 일대기를 다룬 <만덕>(11월 24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을 공연했다. 김만덕은 조선 최초의 여성 의인 혹은 거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신임 상임안무자 손인영과 전국에서 모인 최고의 스태프가 협업한 이번 작품은 내용의 상징적 묘사력이 뛰어났고, 각 장의 시각적 차별성이 명확하면서도 연결성이 단단했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