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노들에스쁘와가 7월 31일 모두예술극장에서 〈컴백〉을 공연한다. 〈컴백〉은 ‘시설’이라는 사회적 경계 바깥에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중증장애인 구성원들이 모두 지역사회로 돌아온 것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42년, 41년, 37년, 32년, 20년, 12년, 10년, 8년 — 노들장애인야학 무용팀 ‘노들에스쁘와’의 멤버들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지낸 시간들이다. 중증 발달장애인 당사자들로 구성된 ‘노들에스쁘와’는 2017년부터 8년간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Emmanuel Sanou)와 함께 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해오며, ‘무용단’이라는 공동체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2024년 5월, 팀의 전원이 마침내 ‘탈시설’하며 지역사회로 돌아왔다.
공연 〈컴백〉은 바로 그 귀환을 축하하고 기억하는 자리다. 단순한 장애예술인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넘어, 탈시설 이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중증장애인의 움직임과 삶을 만나는 장이다. 2021년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거주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약 28,000여 명이며, 이 중 80% 이상이 발달장애인이다. 노들에스쁘와는 이 숫자 뒤에 가려진 개별의 삶과 기억을 무대 위에 불러오며, “우리는 돌아왔고, 더 많은 이들이 돌아와야 한다”라고 말한다.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는 “지난 8년간 춤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 공동체에서 함께할 수 있는지를 계속 질문해왔다. 공연 〈컴백〉은 자신의 리듬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유에 대해 말하며, 탈시설을 위해 애써온 조력자와의 다정한 관계를 그린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 없이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협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부르키나파소 엠마누엘 사누 안무가 외에도 장애예술 공연에 천착해온 ‘제로셋 프로젝트’ 신재 연출가가 협력 연출로 참여하고, 대중음악부터 디제잉, 보이스 퍼포먼스 등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의 모로코 즉흥음악가 오마르,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감독, 작곡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 동녘 등이 공연 창작에 참여했다.
공연 제작에 필요한 목표 금액은 총 500만 원. 극장 대관료를 포함해 무대 제작과 조명 장비 렌탈, 문자 및 수어 통역, 사진 및 영상 기록, 참여자 식비 등 실제 공연을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예산이다. 후원은 1만 원부터 원하는 금액만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후원자는 팜플렛과 영상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 함께 무대를 채우게 된다. 기부금 영수증 발행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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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에스쁘와 〈컴백〉
2025년 7월 31일(목) 오후 4시, 오후 7시
모두예술극장
출연진: 고지선, 김수진, 김유미, 김주희, 신승연, 서한영교, 신현상, 엠마누엘 사누, 이승미, 이연옥, 이예진, 왕지용, 정은경, 최재형, 황임
연주자: 동녘, 오마르
연출/안무: 엠마누엘 사누(Emmanuel Sanou)
협력연출: 신재
음악감독: 오마르(Omar Benassila)
작곡: 오마르, 동녘
시 창작: 서한영교, 엠마누엘 사누
무대디자인/제작: 와르르맨션
조명디자인: 고귀경
의상디자인/제작: EK
진행 총괄: 김유미,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