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리움미술관은 3월 3일~6월 28일 현대미술가 티노 세갈(Tino Sehgal)의 국내 첫 개인전 ‘티노 세갈’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5년간 비물질적 실천을 통해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 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로, 리움미술관 전시장과 로비, 정원 등을 무대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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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노 세갈 ⓒ 김제원, 리움미술관 제공 |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리움미술관의 건축적 공간과 소장품이 티노 세갈의 ‘구성된 상황’과 교감하며 새로운 관계성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특히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현대미술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그의 ‘구성된 상황’은 관객이 단순히 이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한다. 또한 미술관 입구부터 정원에 이르기까지 총 8점의 구성된 상황이 소개되며, 그중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3점은 공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다.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는 세갈의 대표작 중 하나인 ⟨키스 Kiss⟩(2002)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고전적인 청동상과 살아 있는 인간 존재의 생명력이 이루는 대비를 극대화한다. 또한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의 비즈 커튼은 공간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매개체가 되어, 관객은 비즈 사이를 지나 해석자들을 마주하며 ‘구성된 상황’ 속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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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원, 리움미술관 제공 |
M2 1층에서는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인 〈무언가 당신 코 앞에 나타나게 놔두는 대신 춤추는 브루스와 댄 그리고 다른 것들 Instead of allowing something to rise up to your face dancing bruce and dan and other things〉(2000)이 리움 소장 조각들과 함께 전시된다. 권오상의 사실적인 작품 옆에 놓인 조각 같은 인체는 전시장 전반에 전개되는 조각군의 시작점이 된다. 이어지는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조각, 강서경의 의인화된 작품, 솔 르윗(Sol LeWitt)의 미니멀한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티노 세갈은 리움 소장품 가운데 조각 작품 26점을 엄선해 구상에서 추상으로 서서히 이행하는 흐름을 구성했다.
끊임없는 디지털 기록을 추구하는 현대적 충동에 저항하며, 티노 세갈은 관람객이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내려놓고 현재의 순간에 머물기를 권한다. 그의 예술적 실천은 복제 가능한 기록보다 직접 경험하는 기억을 우선시하는 ‘탈생산(de-production)’을 지향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리움미술관은 전통적인 보존의 장소를 넘어, 다양한 연결과 살아 있는 만남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상호작용하며 관객과 작품, 미술관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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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노 세갈
2026.3.3 ― 2026.6.28.
리움미술관 M2, 로비, 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