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주프랑스한국문화원(원장 이일열)은 한국의 유수 무용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한국의 춤 시리즈’의 하나로 안은미 예술감독과 함께 기획한 특별 공연 ‘1분 59초 프로젝트’를 11월 5~6일 이틀간 총 3회에 걸쳐 문화원 오디토리움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안은미의 대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1분 59초’는 “춤은 특별한 교육 없이도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고 했던 20세기 춤의 혁명가 피나 바우슈의 예술 정신을 실현하고자 기획된 공연으로 일반인들이 직접 1분 59초 동안 자신만의 무대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작품은 2014년 프랑스 파리 여름 축제에서 초연된 뒤 파리 시립극장을 비롯한 유럽 주요 무대에서 상연되며 프랑스 주요 언론 및 공연 관계자에게 극찬받은 바 있다.
“예술은 개인 혹은 집단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기표현 수단”이라는 예술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이번 공연은 2021년 성공적 개최에 힘입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되며, 총 50명의 현지인이 참가해 각자의 인생관과 상상력을 꾸밈없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계기가 됐다.
문화원은 참가자 대상으로 9월부터 약 두 달간 안무가 안은미를 비롯해 현지 전문가들을 초청, 토론과 춤 표현, 연극 표현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동시에 한국 무용, K-Pop 댄스, 한식 요리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참가자들의 작품에 한국적 영감을 불어넣었다. 참가자들은 매주 3~4회 문화원에 모여 인종과 성별, 언어와 나이를 초월한 다양한 교류를 통해 작품을 구상하고 연습했으며 이는 현대 무용, 오페라, 발레, 영상 등 다채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펼쳐 보였다. 올해에는 50여명의 아마추어가 참여, 관객들에게 38개의 이야기를 선사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각자 성격과 개성대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다른 이들과 합을 맞추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모든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완벽하게 자유로운’ 1분 59초 동안의 무대에 처음에는 겁도 났지만, 끊임없이 시도하고 탐구하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볼 수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자율성’이야 말로 이번 프로젝트의 최고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2021년 안은미의 작품 ‘드래곤즈’를 보고 팬이 돼 올해 1분 59초 프로젝트에 참가했다고 밝힌 카렌, 아베나마 커플은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연습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한국계 입양인인 카렌은 “어려서 프랑스에 입양됐기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나의 외모 때문인지 다들 내가 한국에 대해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나의 이야기인 ‘다른 문화에 대한 적응’을 솔직하게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문화원 한국어 강좌 수강생이라고도 밝힌 참가자 키아라는 “춤을 워낙 좋아해서 5살 때부터 계속 아마추어 댄서로 춤을 추고 있지만, 이번 공연만큼 참가자의 나이대가 다양한 참가자들과 함께 교류하며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며 “자유로운 창작 가능성과 세대 간 교류가 이번 프로젝트의 매력 포인트”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