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현대무용단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 & 〈맨투맨〉
2022. 8.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남정호)은 9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와 〈맨투맨〉을 공연한다. 인공지능과 VR을 공연에 접목한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는 과학기술과 예술에 대해 새롭게 사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유럽 현대무용계에서 활발히 활약하는 허성임과 랄리 아구아데의 신작을 〈맨투맨〉에서 선보인다. 3주간 펼쳐지는 현대무용 신작 릴레이를 통해 무용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본다. 8월 2일부터 세종문화회관과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는 춤과 과학기술의 만남을 통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예술의 미래에 대해 탐색한다.(9월 16~18일, 22~25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어느덧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접하게 된 인공지능과 VR이 공연예술과 만나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9월 16~18일 열리는 첫 번째 작품 ‘넌댄스 댄스’는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춤과 인간이 인식하는 춤 사이의 간극을 다룬다. 9월 22~25일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 ‘‘20▲△(이십삼각삼각)’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지우고 VR을 통해 비춰지는 가상과 무대 위의 현실을 오간다.

‘넌댄스 댄스’는 인공지능이 춤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춤을 찾는다. 무용가 정지혜, 강성룡과 미디어 아티스트 신승백, 김용훈은 인간을 향한 인공지능의 시선이 갖는 의미를 인간의 몸 자체를 다루는 예술인 춤으로 탐구한다. 넌댄스 댄스를 찾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춤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것은 인간의 춤 인식과 무엇이 다른지, 인공지능의 인식 밖에서 어떤 춤이 가능한지 파악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관점으로 춤을 새롭게 보고, 인간만의 춤을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 앞에 선 인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무대를 지켜보는 가운데 무용수가 움직인다. 인공지능의 춤 인식에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더불어 무대, 조명, 의상 등의 요소도 영향을 끼친다. 무용수는 무대 환경과 자신의 움직임을 함께 고려하며 인공지능이 인식할 수 없는 춤을 찾아 나간다. 인공지능이 무용수의 움직임을 춤으로 인식하는 순간에는 조명이 어두워진다. 관객은 인공지능이 춤으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인간은 춤으로 여길 수 있는, 넌댄스 댄스만을 보게 된다.

‘20▲△(이십삼각삼각)’은 우리가 보는 세상, 존재하지만 보지 않는 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360도로 다시 보기를 제안하며, 고독한 사람이 고립되지 않기 위한 세상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고독은 인간 존재의 한 조건이면서, 황폐함과 새로운 열림으로 이끄는 상반된 길을 가지고 있다. 송주원 안무가는 고독을 사유하며, 개인의 고독의 시간과 공간을 연결해 고독이 고립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간다.

‘20▲△’는 한 개의 꼭짓점과 다섯 개의 정삼각형이 만나 총 스무 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정이십면체를 무대로 가지고 온다. 20명의 관객이 입장한 자리, 개개인의 공간은 하나의 꼭짓점으로 모이고, 다시 모서리로 만난다. 관객이 밟고 선 공간이 납작한 세계에서 입체적 공간으로 바뀌면서, ‘나’를 둘러싼 세상이 360도로 보이며, 보이지 않고, 보려 하지 않았던 세상의 다른 면이 보이게 된다. 관객은 무대와 객석, 퍼포머와의 경계 없이 존재하며 VR을 통해 비춰지는 가상과 무대 위의 현실을 오간다.

한국과 독일·벨기에·스위스·영국에서 활동하며 독보적 존재감을 떨치는 안무가 허성임과, 특출난 무용수이자 안무가로서 유럽 현대무용 신의 러브콜을 받는 랄리 아구아데의 신작이 〈맨투맨〉에서 더블빌로 펼쳐진다.(9월 30일~10월 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허성임의 신작 ‘사라지는 모든 것은 극적이다’는 작품의 주제를 힘 있게 던지는 허성임만의 미니멀리즘이 드러난다. 랄리 아구아데의 ‘승화’는 국립현대무용단과 2020년부터 3년간 준비한 프로젝트로, 랄리 아구아데 특유의 연극적 표현법을 느낄 수 있다.

허성임은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와 고정관념에 대한 반문을 과감히 조명하며 주목 받은 안무가다. 이번 신작에서는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사라지고 추락하는 것’에 대해 드라마틱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사라진다는 것’을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서로의 사라짐을 목격하기도 하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순간에 헤어짐을 경험하기도 한다. 예측도 준비도 못 한 채 생이별을 당하기도 한다. 영원할 수 없는 인생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삶의 결말이자 다시 도래할 생의 시작. 어쩌면 사라진다는 것은 현재 속에서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사라지는 모든 것은 극적이다.

랄리 아구아데는 2019년 국립현대무용단 초청 확정 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무대에 작품을 올린다. 코로나 기간 동안 ‘승화’의 무용수들과 제작한 댄스필름 ‘그들은 우리의 응시에 응답한다’는 리스본 영화제, 댄스 카메라 웨스트 등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랄리 아구아데는 이번 작품에서 사회 속 개인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의 중요성을 논한다. 소속 집단에 매몰되기보다,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바라보고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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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무용X기술 융합 프로젝트〉
2022.9.16.(금)-18.(일), 2022.9.22.(목)-25.(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맨투맨〉
2022.9.30.(금)-10.2.(일) 금 7:30PM, 토일 2PM·6PM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2022. 8.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