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국립극장이 ‘2022-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하 2022-2023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신작 26편, 레퍼토리 10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1편 총 61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즌은 오는 8월 3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손인영)은 신작 〈2022 무용극 호동〉(‘22년 10월 27~29일, 해오름극장)으로 새 시즌을 연다. 1962년 창단 후 한국 무용극의 태동과 발전을 이끈 국립무용단이 오늘날 무용극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가능성을 모색한다. 창단 6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신작인 만큼 국립무용단원 정소연‧송지영‧송설이 공동 안무로 나서며, 50여 명의 전단원이 무대에 오른다. 손인영 예술감독은 “무용극 장르를 정립한 한국무용의 거목이자,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인 송범의 〈왕자 호동〉 (1974) 〈그 하늘 그 북소리〉(1990)를 잇는 새로운 무용극을 제시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은 시대의 풍랑 속, 국가와 대립하는 개인의 고뇌를 통해 ‘너와 나, 우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가무악극 등에서 무용 장르에 대한 깊은 조예를 보여준 연출가 이지나가 작품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지나는 ‘모두가 호동이고, 모두가 낙랑이다’라는 주제로 색다른 옴니버스극을 완성한다. 장별로 서로 다른 무용수가 ‘호동’역을 맡거나, 모든 무용수가 호동이 되는 등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인물을 해석한다. 독보적인 음악세계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성수가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홀춤 Ⅲ |
한국무용의 끊임없는 계승과 발전을 위한 도전도 계속된다. 2020년 시작한 ‘홀춤’은 평생 전통춤을 수련한 무용수 각각의 독창적인 춤사위가 내일의 전통춤으로 새롭게 이어지기 위한 발판이다. ‘넥스트 스텝’은 한국무용 기반의 차세대 안무가 발굴과 육성을 위해 2018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참가자들은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으며 30여 분의 작품을 창작해 선보인다.
넥스트 스텝Ⅲ (c)BAKi |
‘홀춤Ⅲ-홀춤과 겹춤’(22년 12월 2~3일, 달오름극장)에서는 자신만의 춤사위로 재해석한 전통을 ‘독무’ 혹은 ‘2인무’ 형식으로 선보인다. ‘홀춤Ⅲ’가 전통춤의 깊이와 무게를 지금의 감각으로 사유하는 시간이라면, ‘넥스트 스텝Ⅲ-안무가 프로젝트’(23년 4월 20~22일, 달오름극장)는 한국 전통춤을 과감하게 해석하고 실험하는 자리다. 안무가 공모는 오는 9월 진행되며, 국립무용단 내부뿐 아니라 외부의 신진 안무가에게까지 기회를 열어 한층 더 치열한 오디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룸 |
국립무용단은 매 시즌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함께 전통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국무용의 외연을 확장해왔다. 그중에서도 틀을 깨는 실험정신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더 룸〉과 〈산조〉가 관객과 다시 만난다. 두 작품을 통해 국립무용단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무용단과 안무가 김설진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더 룸〉(23년 3월 2~4일, 달오름극장)이 약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김설진은 영화 같은 극적 기법을 차용하는 ‘피핑톰’ 무용단 출신으로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 등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안무가는 가장 은밀하면서도 낯선 공간인 ‘방’을 중심으로, 국립무용단 무용수 여덟 명의 개별적인 역사를 탐구해 개인의 이야기가 녹아든 움직임을 창작했다. 각각의 사연을 지닌 이들은 방에 관한 기억을 본인만의 춤으로 풀어낸다. 일상 속 동작과 리듬감을 바탕으로 완성한 춤을 콜라주처럼 엮은 구성으로 2018년 초연 당시 “초현실주의 성찬” “국립무용단 사상 가장 파격적이며 선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받았다.
산조 |
2021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9.8퍼센트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은 〈산조〉(23년 6월 23~25일, 해오름극장)도 돌아온다. 다양한 장단과 가락이 흩어지고 모이는 전통 기악 양식 ‘산조’의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춤과 음악, 무대 미장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산조가 지닌 비대칭‧비정형의 아름다움을 담아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초연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더욱 몰입도 높은 무대를 완성한다. 패션은 물론 공연‧영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정구호가 연출과 의상‧영상 디자인을 책임진다. 안무는 국립무용단 수석단원을 거쳐 경기도무용단 상임안무가로 활동 중인 최진욱이 맡았으며, 고블린파티의 임진호가 협력안무로 참여한다.
새날 |
2023년 설 연휴는 명절 레퍼토리 〈새날〉(23년 1월 20~24일, 하늘극장)로 채운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우리 춤 잔치로, 색다른 명절 나들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2018년부터 온 가족이 즐기는 명절 공연을 이어온 국립무용단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흥겹고 신명나는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한편, 2022-2023 시즌 티켓은 두 차례에 나눠 판매한다. 2022년 작품의 패키지 티켓과 개별 공연 티켓은 각각 7월 12일‧14일부터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여러 작품을 묶어 최대 40퍼센트 할인 판매하는 패키지 티켓, 조기 예매 30퍼센트 할인 등의 혜택도 마련된다. 2023년 공연 티켓 판매 일정은 별도 공지하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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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