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김채현 교수 저서 출간 및 춤공간 오픈 기념행사 성료
2019. 10.

춤 이론가이자 춤 현장 비평가, 월간 <춤웹진> 편집장인 김채현 한예종 무용원 교수가 정년퇴임을 계기로 홍대앞(동교동) 아카데미아 인(academia in, 人, 仁, 隣, 引, 認) 공간을 마련하였다. 춤공간 ‘아카데미아 인’ 오픈과 김교수가 최근 펴낸 저서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출간도 함께 기념하는 모임이 지난 9월 21일 아카데미아 인에서 있었다. 이어진 행사 후반부에서는 김 교수의 제자들이 마련한 퇴임 기념행사도 열렸다. 새 공간 오픈, 정년퇴임, 저서 출간을 함께 축하하는 이날 행사에는 한국춤비평가협회 회원들을 비롯 무용가, 한예종 무용원 이론과 재학생 및 졸업생 등 다수가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한국춤비평가협회 이순열 전 회장과 채희완 회장의 축사로 시작된 행사는 지난 30년간 김 교수가 현장 촬영한 국내 예술춤 편집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행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는 행사 전부터 와인을 자유로이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행사 도중에는 한예종 무용원 실기과와 창작과 재학생이 그림과 움직임으로 아카데미아 인의 앞날을 꿈꾸는 2인 즉석 퍼포먼스를 제공하여 이날 행사의 복합적인 의의를 표현하였다.
 아카데미아 인 공간은 김 교수가 확보한 30평 규모 사무 공간으로 중소형 공개 강좌와 포럼 및 라이브러리 기능을 겸하는 복합 공간이다. 이 공간은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4분 거리에 자리잡아 그 활용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소재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206-1번지)
 또한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비영리 법인 지식 사업체 ‘춤지식창조넷(주)’을 설립하여 이 공간에서 춤인문학습원, 춤북넷, 춤인문포럼, 김채현춤뮤지엄을 운영·지원하는 방안을 공개하였다. 춤인문학습원은 춤인문에 종사할 사람을 양성하고 춤인문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문 고급 지식을 제공하는 강좌를 제공한다. 춤 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춤북넷을 운영하고, 춤 인문에 관한 무용인들의 관심사와 무용계의 현안을 소통하는 춤인문포럼도 열 예정이다. 한편 김 교수는 국내 무대 예술춤 공연 수천편을 현장 촬영한 영상을 소장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김채현춤뮤지엄 설립을 범세계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김 교수가 정년퇴임을 계기로 낸 이번 신간은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을 제목으로 한 첫 번째 책으로 김 교수는 향후 자신의 저작을 모두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의 연속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간들은 특정 주제에 따라 발간될 것이다. 이번 신간의 주제는 ‘나의 길’과 ‘춤과 예술의 공공성’. 이 2가지 주제는 김 교수가 정년을 맞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전반부, 자신이 중시하는 공공성의 시각에서 춤과 예술이 해외 현장들에서 거둔 성과를 소개하는 후반부로 나누어 서술되었다.









 




김채현 교수와의 관심 문답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을 제목으로 택한 이유는?
지은이는 고등학교 고문(古文) 수업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표현을 처음 접하였으며, 1970년대 당시 그런 표현이 흔치 않은 터에 고등학생 감성에 개인적으로 감지한 표현의 깊이와 우리말의 아름다움은 대단하였다. 일종의 충격이었다고나 할까, 나름 깊은 인상을 가졌다.
이후 대학을 졸업할 무렵 뿌리 깊은 나무 제호를 쓴 잡지가 한창기 선생 손으로 창간된 것은 지은이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었고 무릎을 치며 환호하고 애독자가 되었다. 이 잡지가 전두환 신군부 초기에 폐간되었어도 몇 해 후 샘이 깊은 물을 제호로 해서 발간되자 지은이는 복간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지은이는 『뿌리 깊은 나무』 53권 전질을 소장하고 있다.
지은이에게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은 근 50년 동안 내장된 기억이다. 약 600년 전에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그 명구를 착안하신 분들의 참으로 깊은 뜻을 거울삼아 늘상 채찍질 하는 마음에서 지은이 저작물의 표제로 내세우게 되었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1』이 여러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뿌리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1』에 수록된 글들은 최근 수년간 기고한 원고가 대종을 이룬다. 정년을 맞아 낸 첫 책으로서 비전공자나 일반 교양 독자와 호흡을 맞추는 방향으로 내용을 구성하였다.
우선 정년을 맞으면 으레 되돌아보는 관례가 있어서, 지은이는 그에 맞추어 ‘나의 길’ 부분을 설정해서 관련 인터뷰들을 모으고, 소략한 서문을 덧붙이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또한 지은이가 숙원 과제로 중시해왔던 춤과 예술의 공공성에 관해 최근 글을 기고할 기회가 많았다. 이 글들을 무용계에도 널리 알려야 한다는 뜻에서 집중적으로 수록되었다.
사회 이슈에 관한 시평, 신간 소개도 그런 뜻에서 선별 수록되었다. 춤과 예술의 공공성에 관한 글뿐만 아니라 시평, 신간 소개 글들은 대중적 소구력이 있고 또 비평가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는 효과도 있으리라 본다.
마지막 수록 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관한 글은 지은이와 홍대앞 상인회 간의 인연에서 연유하였다. 홍대앞에서 40년을 살아온 주민으로서 1990년대부터 홍대앞 인디 문화 출입이 꽤 잦았고 홍대앞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늘상 목격해왔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매주 홍대앞 상인회, 서교동주민센터와 손잡고 젠트리피케이션 극복을 고심하는 정례회의에서 품고 익힌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다. 90년대만 해도 홍대앞에 인디 춤이 더러 있었으나 지금은 흔적도 없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궁극적으로는 춤과 문화를 망치는 현상임을 앞으로도 계속 경고하고 싶다.

아카데미아 인 공간은 무엇인가?
정년을 맞아 대학 연구실을 떠나니 연구를 지속하기 위한 독자적인 연구 공간이 절실하였다. 새로 마련한 공간 이름은 아카데미아 인이다.
대학 연구실의 자료만도 상당한데, 이를 수용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자택의 자료도 포화 상태이다. 게다가 독자적인 공간은 기왕이면 개인적으로 지은이의 자택 근처 있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자택이 홍대앞이라 홍대앞 일대에서 공간을 물색하면서 개인적 연구 기능뿐만 아니라 후진을 계속 양성하고 무용계를 위한 소통에서도 일익을 맡을 공간이면 한결 바람직할 것으로 보았다.
임차한 공간은 일반 사무 공간 형태로, 자택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이다. 공간 규모는 연구와 공개 강좌를 두루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이다.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나, 이 공간을 자력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춤지식창조넷(주) 법인체를 설립하였다.
아카데미아 인은 30평 가까운 규모 공간으로, 강의 설비(책걸상, 영상 설비)를 갖추고 김채현의 소장 도서로서 춤과 인문 관련 도서 5천권 정도와 김채현이 촬영한 춤 영상 자료, 김채현이 확보한 영상 자료, 문건 등을 소장한다. 5~10명 단위 소형 강의, 최대 30명까지 중형 강의가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고, 50명 정도 참가하는 포럼이나 월례 발표회도 가능하다.
강의가 없을 평상시에도 무용계의 현안에 초점을 맞춘 포럼, 일반 교양 강좌 등 행사가 진행될 수 있고, 매주 일정 시간 공개 카페나 살롱 형태로 운영하는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와인과 티, 커피 등 가벼운 음료를 곁들인 담소의 자리도 정례 프로그램으로 가능할 것이다. 21일 오후에 열린 오픈 행사도 와인을 곁들여 진행됐다. 일테면 아카데미아 인은 전방위의 춤인문 카페로 자리잡을 것을 지향한다.

춤지식창조넷(주)는 무엇인가?
춤지식창조넷(주)은 지은이 김채현과 가족이 세운 비영리 법인 지식 사업체로서 춤과 예술에 관한 콘텐츠를 연구 개발 판매하는 일체의 사업을 수행할 것이다. 법인체의 운영과 성장을 위해 펀드 조성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춤지식창조넷(주)은 춤인문학습원, 춤북넷, 김채현춤뮤지엄, 춤인문포럼을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아카데미아 인의 인은 in, 人, 仁, 隣, 引, 認 등으로 그 의미는 매우 복합적으로 수용되며,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 또한 그랬으면 한다. 이 공간을 뒷받침하는 춤지식창조넷(주) 법인의 이름 또한 전문 지식을 창의적으로 다양하게 발굴 연마 유통하기를 지향한다.

9월 21일 개원한 춤인문학습원은 무엇인가?
춤은 총합적 예술로서 그 연구는 말보다 싶지 않다. 그래서 춤 연구자는 전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춤 인문 분야 연구자는 더욱 적은 편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할 것이고 변할 수 있다고 본다.
춤 감상, 창작 그리고 연구에서 인문은 기본이다. 춤을 철학·미학·역사·사회과학 등 인문학적 측면에서 연구하는 것을 경시해온 풍토를 극복하려면 대학에서건 어디서건 간에 이 분야 연구자를 육성하는 것이 첩경이다. 춤을 단편적으로 대하고 지나쳐버리는 태도가 못마땅하다면 인문학적 측면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춤인문학습원은 그런 점에서 강좌와 연구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며 일반 대중 상대 강좌를 병행하면서 특히 춤인문 전문 연구자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김채현춤뮤지엄은 무엇인가?
지은이 김채현은 1980년대 중반 이래 춤 비평 활동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1992년부터는 국내 예술춤 공연 현장을 자신의 소니 캠코더로 손수 생생하게 촬영하여 소장해 왔다. 수천 편에 달하는 김채현의 춤 공연 촬영 기록물은 개성적인 앵글 등 가히 독보적이 아닌가 한다.
한국의 (예술) 춤 확산과 발전의 지향 아래 이 시대의 문화 자산으로 공유하고 일반인들에게 격조 있게 전시하는 것을 목표로 김채현춤뮤지엄(가칭) 설립 작업이 항시적으로 추진된다.
김채현뮤지엄의 근간은 김채현이 촬영한 춤 작품 영상 자료이다. 춤 영상 자료들을 단일한 작품으로서 또는 부분을 발췌해서 전시 제공한다. 독특한 앵글의 움직임 영상이 기본을 이루는 춤뮤지엄은 일반적 박물관・뮤지엄・자료관・갤러리와는 달리 생동하는 역동감으로 충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춤뮤지엄은 춤 영상이 다른 분야의 영상 및 심지어 게임 방식과도 연계 개발되어 관람객의 참여 등 다양한 차원의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춤뮤지엄에서는 관람객의 힐링과 체험을 촉진하는 다양한 춤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므로 김채현춤뮤지엄은 범세계적으로 곳곳에 설립될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 시대에 맞춰 김채현춤뮤지엄의 설립 및 운영에 동참할 지자체와 공공・민간 문화기관(문화재단・극장・공연장・문화공간・박물관・학교・도서관・미술관・갤러리 등의 운영 기관 또는 개인)을 국내와 해외에서 널리 구하며 제안을 기다리는 광고(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625&board_name=advertise)를 2019년 6월 <춤웹진>에 게재한 바 있다.

춤인문포럼은 무엇인가?
춤인문포럼은 춤 인문학뿐만 아니라 춤 인문적 사유 등등 춤 인문에 관한 무용인들의 관심사와 무용계의 현안을 소통하는 공적인 자리로서 추진된다. 굳이 학술적이지 않더라도 비평적·예술현장적 측면에서 인문적 접근은 대대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정부의 춤 정책도 지금까지처럼 즉흥적이거나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춤 인문의 측면에서 보다 체계적이며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논의되고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포럼의 주제는 다양할 것이다. 일례로 젊은층의 어려운 여건 타파, 대학 춤 교육의 혁신, 무용 창작 현장의 관심사 등에 대해서도 춤 인문의 측면에서 여론을 경청해가며 깊이 있고 설득력을 갖춘 대안이 거론되었으면 한다.
따라서 춤인문포럼은 잦을수록 바람직할 것이므로 응당 기대에 부응했으면 한다.

2019. 10.
*춤웹진